미국서도 치료 못 받은 김정진 씨

건양대병원서 안면재건성형수술 성공

건양대병원 화상재건센터 김동철 교수가 안면재건성형수술을 받은 김정진 씨의 상태를 살펴보고 있다. 건양대병원 제공

‘절망의 나락에 빠진 화상 환자들에게 새 희망을 불어넣는 오아시스, 그 이름은 바로 대전’

의료 선진국인 미국에서도 제대로 치료를 받지 못해 암울한 삶을 살아온 40대 여성 화상(火傷) 환자가 대전에서 성공적으로 안면재건성형수술을 받아 화제가 되고 있다.

주인공은 건양대병원 화상재건센터에서 입원 치료 중인 김정진(45·여) 씨로, 20여 년 전 불의의 화재로 안면에 큰 화상을 입은 그는 직장 문제로 미국으로 이민을 가게 됐고, 현재까지 얼굴에 흉터를 가진 채 살아왔다. 이로 인해 늘 열등감에 시달려야 했고, 정상적인 사회생활을 영위할 수 없었다.

미국에서 유명하다는 화상재건센터를 찾아다녔지만 마땅한 의사를 찾지 못했던 김 씨는 고국으로 눈을 돌려 인터넷으로 한국의 화상재건 전문 의료진을 수소문하기 시작했다. 그러던 중 건양대병원 김동철 교수가 해당 분야의 1인자라는 소문을 접하고 무작정 김 교수에게 연락을 취했다.

결국 지난해 1월 입국한 김 씨는 건양대병원에서 1차 안면재건성형술을 받았고 치료 효과에 매우 만족스러워 하며 2차 수술을 받기 위해 최근 다시 한국 땅을 밟았다.

김 교수는 지난달 28일 일그러진 김 씨의 얼굴에 새 피부를 이식했고, 없어졌던 눈썹도 두피를 이용해 재건했다.

수술 후 김 씨는 “한국의 재건성형술 실력이 뛰어나다는 것은 이미 알고 있었지만 직접 치료를 받아보니 실감할 수 있었다”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국제화상학회 한국 대표로 활동하면서 20여 년 간 7000여 건의 화상재건 수술을 집도한 김동철 교수는 국제적 명성을 얻고 있으며 최근에는 우즈베키스탄 20대 여성 전신화상환자의 흉터를 90% 이상 재건(본보 8월 29일자 22면 보도)해 실력을 입증했다.

김 교수는 “화상 흉터 재건을 필요로 하는 환자가 날로 증가하고 있으나 아직 보편화되지 못한 분야라 할 수 있다. 국내뿐 아니라 해외 환자 유치에도 관심을 기울여 대한민국 의료기술의 우수성을 널리 알리는 데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최 일 기자 choil@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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