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희정 시인 시집 ‘전라도 사람 전봉준’ 출간
부패한 관리·외세개입 맞서
민중봉기 나섰던 전봉준과
백성들의 고단했던 삶 기록
101편의 詩로 역사 되짚어

김희정 시인
김희정 시인

술만 마시면 입버릇처럼 전봉준에 관한 시(詩)를 쓰겠다고 다짐했지만 그 약속 지키는 데만 25년이 걸렸다. 스스로도 시간이 이렇게나 오래 걸릴 줄 몰랐단다.

김희정 시인(미룸갤러리 관장)이 이야기 시집 ‘전라도 사람 전봉준’(도서출판 어린작가)을 펴냈다.

어느 시대나 국민이 있고 지도자가 있다. 1894년 조선 말 백성들이 폐정(廢政) 앞에서 얼마나 무거운 하루를 보내야 했고, 하루하루가 얼마나 죽음보다 무거웠는지, 왜 동학농민운동이 일어날 수밖에 없었는지 잘 보여주는 인물이 전봉준이다.

김 시인은 1부 ‘폐정’, 2부 ‘대동세상’, 3부 ‘일진일퇴’, 4부 ‘집강소’, 5부 ‘전봉준’ 등 101편의 시를 통해서 1894년의 조선의 모습을 전봉준과 백성의 시선으로 이 시대를 사는 청소년들에게 역사의 공간을 왜 만들었는지 알려 준다. 무엇보다 시집의 제목은 그의 오랜 고민의 결과다.

김 시인은 “경상도 사람이면 어떻고, 충청도 사람이면 어떻고 경기도·강원도·제주도·함경도·평안도 사람이면 또 어떤가”라며 “그가 어디에서 태어났더라도 백성들을 위해 일을 하고 고민하는데 무슨 호적초본이 필요하며 지(地)연의 옷을 입혀야 할까”라고 반문했다.

지난 2002년 충청일보 신춘문예에 당선된 김 시인은 시집 ‘백년이 지나도 소리는 여전하다’, ‘아고라’, ‘아들아, 딸아 아빠는 말이야’, ‘유목의 피’, 산문집 ‘십 원짜리 분노’, ‘김희정 시인의 시 익는 빵집’, 글쓰기 교재 ‘15분 글쓰기 여행’ 등을 펴냈다.

이준섭 기자 ljs@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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