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핑크 소속사인 YG엔터테인먼트를 설립한 ‘서태지와 아이들’ 출신의 양현석이 한 방송에 나와 청춘에게 물었다.

SM엔터테인먼트, JYP엔터테인먼트, 하이브 등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YG를 통해 벌어들이는 돈은 상상조차 하기 힘든데 그는 “여러분은 제가 가진 재력이 부러우시죠? 저는 여러분의 젊음이 부럽습니다”라고 말했다. 그만큼 청춘은 늘 눈부시고 부러움의 대상이지만 다른 한편으론 가장 가난할 때다. 그래서 대부분 청춘은 미래의 꿈을 그리기 위한 준비에 바쁘면서 동시에 늘 돈을 걱정해야 한다. 장심결(28) 씨 역시 그랬다. 미래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이 있었고 돈이 없어 늘 주눅이 들었다. 이 같은 청춘의 고민을 조금이나마 덜어주기 위해 대전시는 청년내일희망카드를 출시했고 장 씨를 비롯한 청년은 자신의 미래에 집중할 수 있었다.

◆현재와 미래 사이의 고민

누구나 그렇듯 장 씨 역시 졸업 이후 취업난을 피하지 못했다. 졸업 이후 찾아온 얼마가 될지 모르는 백수 기간에 그가 할 수 있는 것이라곤 끊임없는 취업 준비였다. 대학생 때야 집안의 지원이 당연(?)하겠지만 졸업장을 받고 나선 이야기가 달라진다. 충분히 부모님의 지원이 이어질 수도 있지만 공식으론 백수인 만큼 용돈을 받기엔 눈치가 보이는 게 사실이었다. 독서실을 가도, 스터디카페를 가도 어쨌든 움직이는 데 비용이 들고 밥값도 필요했다. 밥을 먹었으면 커피도 즐겨야 하는 요즘 아닌가. 외출 한 번 하면 2만~3만 원은 기본이었다. 오롯이 취업 준비를 하면 좋겠지만 그러질 못했던 이유다. 그래서 그는 단기아르바이트 형식으로 공연이나 행사 같은 2~3일 정도만 일할 수 있는 일을 자주 했단다. 그만큼 취업 준비에 들이는 공은 줄겠지만 당장 돈이 없으니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 미래도 중요했지만 지금 당장 역시 못지않게 중요했다.

“대학생일 땐 그나마 눈치가 덜 보였는데 졸업하고 나선 스스로 위축됐어요. 요즘은 숨만 쉬어도 다 돈이 든다고 하잖아요. 막연한 두려움은 들고 지금 당장 돈은 없으니 자신감 있는 모습은 사라지더라고요. 청춘이라면 다 똑같은 고민을 하죠.”

◆자신의 꿈에 집중

그렇게 눈치 아닌 눈치를 보며 취업 준비 생활을 이어갔던 그는 우연히 신문을 보고 청년내일희망카드의 정보를 접했다. 50만 원씩 여섯 달 동안 총 300만 원을 포인트로 지급한다는 것이었다. 취업준비생에겐 한 달 50만 원이란 액수는 적잖은 수준이었다. 바로 신청하고 관련 서류를 작성해 다행스럽게 수혜자로 선정될 수 있었다. 청년내일희망카드 사용처는 취업 준비 생활과 관련한 곳에서만 사용 가능하다곤 했지만 생각보다 사용처는 많았다. 그가 가장 먼저 구입한 건 바로 교재. 부모님이 주신 신용카드로 해결할 수도 있었지만 그것마저 부담주기 싫었던 아들은 청년내일희망카드를 들고 바로 서점으로 갔다. 이후 스터디카페, 끼니 등 부모님에게 눈치 아닌 눈치를 봐야 했던 일이 사라지니 자신의 미래에 더 집중할 수 있게 됐다. 청년내일희망카드와 연계해 취업 준비에 꼭 필요한 증명사진을 찍는 것부터 면접에 필요한 정장을 대여할 수 있는 서비스까지. 장 씨는 취업 준비 당시 청년의 자격으로 지원 받을 수 있는 건 모두 지원받았단다.

“청년내일희망카드 수혜자로 선정되고 부모님의 부담을 조금 덜 수 있었단 게 가장 만족스러웠죠, 조금 자신감이 붙었다고 보는 게 맞겠네요. 자연스럽게 미래에 투자하는 시간도 많이 늘었어요. 다행히 6개월 내 취업하게 된 것도 행운이었죠.”

◆천천히 미래 그릴 여건 됐으면

대전시의 도움을 받아 이제 막 사회로의 첫발을 뗀 청년은 장 씨를 비롯해 수백 명에 달한다. 그러나 여전히 경기의 불확실성은 크고 앞으로 취업을 준비하는 예비 사회초년생의 걱정은 커질 수밖에 없다. 취업을 결국 포기하는 청년이 등장하는 이유다. 취업을 아예 포기하는 인구의 등장은 장기적으로 국가의 경쟁력 하락으로 이어진다. 정부가 취업정책을 적극적으로 펼치는 이유다. 대전시의 청년내일희망카드도 청년이 미래를 포기하지 않도록 하는 취업장려정책이다. 효과는 정말 크지만 청년이 더욱 마음 편히 미래를 그리고 취업을 포기하지 않게 독려하려면 더 많은 이들이 정책 대상에 포함돼야 한다는 게 장 씨의 생각이다.

“지금도 청년에 대한 정책이 과하다는 의견이 있다는 건 압니다. 그러나 여러 정책은 청년이 누리기엔 진입장벽이 높은 것도 많아요. 결국 스스로 취업시장에 뛰어드는 청년이 생기는데 요즘같이 취업난이 심할 땐 그들이 결국 취업을 포기할 수도 있어요. 그들이 자신의 미래를 충분히 그려볼 수 있는 정책이 나온다면 어떨까요.”

글·사진=김현호 기자 khh0303@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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