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B맥주 가격인상 신호탄
업계 도미노 인상 시그널
소비자단체 “타당성 없다
OB맥주 인상 철회 촉구

▲ 오비맥주는 지난 11일 카스, 한맥 등 주요 맥주 제품의 공장 출고가를 평균 6.9% 인상한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올초 꿈틀거렸던 주류업계의 도미노 가격 인상이 점쳐지고 있다. 동결(凍結)됐던 맥주와 소주 가격을 오비맥주가 해동시키면서다. 이에 하이트진로는 물론 롯데칠성음료 등 경쟁사들의 주류 가격 인상 기류가 감지되고 있다. 소비자단체는 오비맥주가 가격인상을 철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오비맥주는 최근 카스, 한맥 등 주요 맥주 제품의 공장 출고가격을 평균 6.9% 인상했다. 오비맥주 측은 환율 불안이 계속되는 가운데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각종 원부자재 가격의 상승과 국제유가 급등으로 인한 물류비 상승으로 제품 가격 조정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국내 가정용 맥주시장 1위를 차지하고 있는 오비맥주가 제품가를 올리면서 경쟁사인 하이트진로, 롯데칠성음료 등 기업들도 주류 가격 인상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통상 매출 1위 기업이 제품 가격 인상에 나설 경우 후발주자들도 뒤따르는 게 관행이기 때문이다.

이같은 상황으로 소비자단체에서 오비맥주의 가격인상을 철회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 물가감시센터(이하 소비자단체협)는 오비맥주의 재무현황과 원재료 가격 추이를 바탕으로 가격 인상 타당성 결과를 23일 공개했다.

소비자단체협에 따르면 국내 맥주의 원재료는 맥주맥과 호프(hop·홉)으로 호프는 삼과의 식물로 황록색 꽃이 맥주 원료로 사용된다. 소비자단체협이 한국무역협회의 자료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호프의 2021년 단가 평균 대비 2022년 단가 평균 가격은 7.0%p 하락했다. 또 지난 8월부터 호프의 가격이 전월 대비 50.4%로 대폭 하락, 호프 가격은 당분간 하락세를 보일 것으로 분석됐다. 맥주맥의 가격은 1kg 기준 2021년 평균 약 1037원(1036.80원)에서 2022년 평균 약 989원(988.22원)으로 하락했다. 2021년 대비 2022년 하락률은 4.7%p다.

맥주의 주 원재료 가격이 맥주 원가 압박에 크게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의미다. 실제 소비자단체협이 오비맥주의 매출원가율을 분석한 결과 2020년 40.1%, 2021년 42.2%, 2022년 41.0%로 변동이 거의 없었다. 오히려 2022년의 매출원가율은 전년 대비 1.2%p 하락했다. 이에 원가(재료값) 부담을 이유로 가격을 인상했다는 오비맥주의 주장은 부당하다고 지적했다. 반면 OB맥주의 영업이익률은 2021년 19.5%에서 2022년 23.2%로 3.7%p 증가했다. 또 2022년 기준 오비맥주의 영업이익률은 23.2%로, 하이트진로 7.4%, 롯데칠성음료 7.7%의 약 3배를 넘고있다.

소비자단체협 관계자는 “오비맥주가 가격 인상을 철회, 각종 외식 물가 상승으로 어려운 시기에 소비자와 함께 이겨나가기를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서지원 기자 jiwon401@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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