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덕상 충남농업기술원 작물연구과장

전 세계 그린바이오 분야는 2017년부터 연평균 7.4%씩 성장해 2030년에는 시장 규모가 3226억 달러(약 431조 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또한 정부는 ‘그린바이오 산업 육성 전략’을 수립하고 종자, 미생물, 동물용 의약품, 곤충, 천연물, 식품소재 등 6대 분야를 집중적으로 지원할 계획이다.
다양한 그린바이오 분야 중에서 ‘그린바이오 소재농업’은 농산물을 단지 식품으로만 소비하는 것이 아니고 고부가가치 소재로 활용하는 것이다. 다시 말해서 그린바이오 소재농업은 농수산물에 바이오 기술을 더하여 기능성 소재나 첨가물 등의 제품 생산을 말한다.
농산물 소재는 이미 의약품, 화장품을 포함하여 건축자재로도 활용되고 있다. 한 예로 미국, 캐나다를 중심으로 확산 중인 산업용 대마가 대표적인 그린바이오 상품이다. 대마 씨앗을 활용한 건강기능식품과 대마 섬유를 시멘트에 섞은 벽돌 등이 대표적이다. 글로벌 리서치 기업인 ‘그랜드 뷰 리서치’는 지난해 4700억 달러 규모였던 대마 산업이 2030년까지 연간 17.1% 성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린바이오 분야의 이 같은 성장 추세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의 바이오소재 농업 규모는 오히려 감소하고 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의 보고서에 따르면 바이오소재용 농산물 생산액은 2010년 1조 9420억 원에서 2020년 1조 7280억 원으로 연평균 1.2% 감소하였다고 보고하였다.
세계적으로 바이오소재 산업이 급성장하는 추세에 감소하고 있는 우리나라 바이오소재 농업을 성장시키고 바이오소재 농업인의 부가가치 향상에 기여하기 위해서는 몇 가지 노력이 필요하다.
첫째로 바이오 소재용 농산물이 적시에 충분한 양이 공급될 수 있도록 생산기술 개발 및 품질 표준화가 필요하다. 생산량이 적고 품질이 균일하지 않을 경우 단가 상승, 품질 하락 등의 다양한 문제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둘째로 농산물, 식품소재로의 연구개발에서 바이오 소재용 농업으로 연구개발이 확대되어야 한다. 현재 대부분의 품종육성, 생산관리 등의 연구는 농산물을 생산하는 농업인과 농산물을 소비하는 소비자의 기호에 초점을 맞추어 수행되고 있다. 예를 들어 맛이 좋고 품질이 좋은 농산물 생산에 연구개발의 초점이 맞추어져 있는 것이다. 품종육성도 수량이 많고 병해충에 강한 품종개발에 전념하고 있다. 이제는 다양한 유전자원과 재배기술을 토대로 기능성 소재 개발을 위한 품종을 육성하고 그 품종들이 바이오 소재로서 안정적으로 생산될 수 있도록 연구의 방향 전환이 필요하다.
셋째 바이오소재 활성화를 위한 농업인과 기업 간의 상생 협력 방안이 구축되어야 한다. 바이오소재 생산 농업인이 경제성을 가질 수 있도록 적정 가격과 수요량이 형성되어야 한다. 바이오소재 농산물 시장의 가격안정화와 건전한 거래 질서가 확립될 때 바이오소재 농업의 괄목할 만한 성장이 이루어질 것으로 생각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