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당 임박, 국힘 입당설에 與 한껏 고무
복잡해진 野, 혁신 요구에 더 힘 실려

▲ 21일 오후 KAIST에서 국민의힘 인요한 혁신위원장과 더불어민주당 이상민 의원이 악수하고 있다. 이 의원은 이날 국민의힘 혁신위 강연자로 나섰다. 연합뉴스

내년 총선을 앞두고 더불어민주당 중진인 이상민 의원(대전 유성을)의 거취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거대 양당의 주도권 확보 경쟁이 치열한 상황에서 이준석 신당까지 이슈화되면서 여야 모두 극도로 신경이 곤두서 있다는 방증이다. 이 의원은 내달 초 거취를 결정하겠다고 선언한 상황. 현재로선 민주당 지도부가 이 의원을 ‘버리는 카드’로 인식하는 모양새여서 탈당은 불가피해 보이는데 신당 합류냐, 국힘 입당이냐 등을 놓고 당분간 의견이 분분할 전망이다.

국힘 입장에서 이 의원의 탈당은 분명한 호재다. 윤석열 대통령 만들기를 실현한 경험이 있는 만큼 이 의원이 입당할 경우 민주당의 가장 아파할 부분을 찌를 가장 예리한 칼로써 쓰임새가 있기 때문이다. 이 의원 국힘 입당설이 나돌자 국힘 김기현 대표는 보수를 넘어 진보 진영까지 아우르는 ‘슈퍼 빅텐트’를 펼치겠다며 한껏 고무된 환영 입장을 밝혔다. 김 대표는 그간 ‘슈퍼 빅텐트’ 구상의 일환으로 중도·야권 성향 인사들을 접촉해 온 것으로 전해졌는데 민주당 비명(비이재명)계를 포함해 민주당 출신인 한국의희망 양향자 대표도 대상이다. 특히 이 의원의 경우 “무르익었다”는 전언이다. 이 의원은 이날 대전에서 열리는 국민의힘 혁신위원회 토론회에도 강사로 초청됐다. 이 토론회에서 인요한 혁신위원장과의 회동 내용에 관심이 쏠리는 부분이다.

이장우 대전시장도 이 의원이 입당하면 환영한다는 의견을 냈다. 이 시장은 21일 국회를 찾은 자리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 의원이 국민의힘 입당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어떻게 생각하나’라는 질문에 “환영한다”고 했다. 이어 “오늘 국회에서 뵙고 예산 논의를 위해 오늘 국회에서 뵙고자 했는데 국민의힘 혁신위원회 특강 관계로 길이 엇갈렸다. 그래서 전화로만 이야기 나눴다”고 말했다. 이 시장과 이 의원 간 국민의힘 입당설에 대해 구체적으로 어떤 이야기가 오고갔는지는 알 수 없으나 이 시장은 “환영한다”며 “이 의원은 대전을 위해 많은 노력을 하고 있는 분”이라고 치켜세웠다.

성일종 의원도 거들었다. 성 의원은 이날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이 의원과 관련, “민주당에 대해서 쓴소리와 여러 가지 역할을 많이 하고 계신다. (대선 당시) 윤석열 후보도 우리 당이 모셔왔는데 (이 의원을) 못 모실 일이 뭐가 있냐”고 설명했다. 이어 “대한민국 발전을 위해서는 그게 누구든 함께 갈 수 있는 정당이 저희 당”이라며 “저희 당에는 어떤 벽 같은 게, 계파가 없다”고 말했다.

민주당 내부 사정은 복잡하다. 혁신을 요구하는 비명계 그룹의 움직임까지 심상찮다. 김종민 의원은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이같은 상황이 벌어진 데 대해 이재명 대표 책임을 언급했다. 김 의원은 “내가 만약에 당대표였다면 바로 전화하든지 이상민 의원 지역구를 찾아간다”며 이 대표가 그렇게 하지 않는데 대해선 “정치를 안하는 것이다. 이 대표가 (자신의) 사법 방어에만 몰두헤 있는게 아닌가 싶다”고 했다. 이재명 대표가 단식 이후 당무에 복귀하면서 ‘포용’을 강조했는데 말뿐이었다는 거다.

국힘 입당은 과한 것 아니냐는 의견도 있다. 김성환 의원은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이상민 의원 과거 전력을 보면 우리 당으로 왔다가 경선에서 탈락하시니까 자유선진당으로 옮겼다. 또 자유선진당이 좀 쪼그라들고 민주당이 다시 국민의 지지를 받으니까 또 저희 당에 함께 하셨는데 일종의 철새처럼 이 당, 저 당 기웃거리는 모습들을 우리 국민들, 대전 유성지역의 유권자들이 다 지켜보고 계신다”며 “저는 (이 의원이) 결코 어디로 움직이든 환영받지 못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서울=강성대 기자 kstars@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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