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민 이적설 ‘내달 초’에 관심 집중
박병석 불출마 서구갑 ‘정치신인 집합소’
청장 사법 리스크 중구도 선거판 안갯속
예비후보등록 맞물려 대격변의 서막 열려

대전지역 총선 시계가 빨라지고 있다. 얼마전까지만 해도 물밑에서 움직였던 출마 예상자들은 현역 최다선인 더불어민주당 박병석 의원(서구갑·6선)의 불출마 선언과 최근 국민의힘으로의 이적설이 나돌고 있는 이상민 의원(유성을·5선)의 움직임을 기점으로 보폭을 넓히고 있다.
이 의원의 거취와 맞물려 유성을 지역구는 내년 총선 대전의 최대 관심지역으로 떠올랐다. ‘이 의원은 더이상 이재명 지도부와 함께 갈 수 없을 것’이란 예상은 이미 오래 전부터 제기됐고 이를 바탕으로 선거지형이 그려졌는데 이 의원이 민주당을 떠나 국민의힘에 입당한다는 시나리오가 나오면서 파장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이 의원은 2004년 치러진 제17대 총선에서 노무현 신당으로 불리는 열린우리당 당적으로 화려하게 정계에 입문해 유성에서만 내리 5선을 한 입지전적인 정치인으로 국힘에 입당해 내년 총선에 출마할 경우 대전지역 전체 선거판세를 뒤바꿀 수 있는 파급력을 보일 것으로 평가를 받는다. 이 의원과 직·간접적으로 얽혀 있는 시·구의원들도 이 의원의 거취에 따라 움직임을 보일 수 있는 만큼 예측불허의 상황이 상당기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물론 이 의원의 이적이 현실화될 경우 득실을 따지긴 어렵지만 국힘이 선취점을 얻게 되는 것은 분명하다. 대전에서도 가장 험지인 유성에서 이제 해 볼만 하다는 자신감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유성은 지난 지방선거에서도 대전 자치구 중 유일하게 민주당 소속 구청장을 배출한 곳이다. 이 의원이 국힘 당적을 갖게 되면 내년 총선에서 유성을 지역구는 ‘이상민 의원 대 민주당 후보’ 대결 구도가 형성될 공산이 크다. 오랜 기간 한솥밥을 먹어온 동지가 한순간에 적으로 돌아서 외나무다리에서 만나게 된다는 얘기다. 민주당에선 현재 이경 중앙당 상근부대변인과 정기현 전 대전시의원, 허태정 전 대전시장 등이 출마 채비를 하고 있다.
서구갑은 박 의원의 불출마 선언으로 무주공산이 되면서 정치신인들의 집합소가 되고 있다. 여야 예비후보만 10여 명에 달한다. 민주당 장종태 전 서구청장은 지난 지방선거 패배 이후 일찌감치 출사표를 던지고 표밭을 다지고 있다. 또 이영선 대전시장 법률지원단장과 이용수 박병석 전 국회의장 정책수석, 유지곤 민주당 보건의료특별위원회 부위원장, 이지혜 장철민 국회의원 보좌관 등이 도전장을 냈다. 당초 유성을 출마를 점쳤던 안필용 전 대전시 비서실장은 22일 서구갑 출마를 선언했다. 국민의힘에선 조수연 당협위원장과 서구의회 부의장을 지낸 김경석 전 서구청장 후보, 조성천 변호사, 조성호 전 서구의원 등이 출마 뜻을 밝혔다. 지난 총선에 도전했던 조 위원장은 ‘합리적 보수’로 보폭을 넓히고 있다. 김 전 부의장과 조성호 전 서구의원 등은 의회 의정활동 등의 경험을 앞세우고 있다.
중구는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돼 당선무효형을 선고받은 김광신 중구청장에 대한 대법원 판결이 변수다. 선고는 30일 오전에 이뤄질 예정인데 당선무효형이 확정될 경우 보궐선거가 내년 총선과 같이 치러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 총선 예비후보들의 셈법이 더욱 복잡해질 전망이다.
지역 정치권 관계자는 “총선이 5개월 앞으로 다가오면서 예비후보들의 움직임이 빨라지고 있다. 내달 초 예비후보 등록 시점을 기준으로 많은 변화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유상영 기자 you@ggilbo.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