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최대 수준 가계빚 상황에서
공매도 금지 영향 빚투 증가
대출금리 인하로 인한 가계빚 증가 가능성도

사진= 연합뉴스
사진= 연합뉴스

올 3분기 가계빚이 역대 최대 기록을 새로 쓴 가운데 가계대출 증가세가 이어지고 있다. 조금이라도 더 벌기 위해 ‘빚투(빚내서 투자)’에 나서는 이들이 늘었고 대출금리 하락세로 인한 대출증가 가능성까지 제기된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가계신용(잠정) 통계에 따르면 올 9월 말 기준 가계신용 잔액은 1875조 6000억 원으로 전분기 말(1861조 3000억 원) 대비 14조 3000억 원(0.8%) 증가했다. 역대 최대 기록이던 지난해 3분기(1871조 1000억 원) 기록을 1년 만에 경신한 거다.

가계신용은 가계가 은행 등 금융기관에서 받은 ‘가계대출’과 외상으로 물품을 구입한 대금인 ‘판매신용’을 합한 금액이다. 즉 가계가 진 종합적인 빚 모두를 의미하는데 4분기에도 가계빚 증가세가 이어지고 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22일 기준 신용거래융자 잔고규모는 16조 9825억 원으로 집계됐다. 공매도 전면 금지 이전인 지난 3일(16조 6248억 원) 대비 3577억 원(2.15%) 증가한 수준이다. 유가증권시장의 신용거래융자잔고는 839억 원(8조 7910억→8조 8749억 원), 코스닥 시장의 신용잔고는 2738억 원(7조 8338억→8조 1076억 원) 늘었다. 공매도 전면 금지 이후 개인투자자들의 비중이 높은 코스닥 시장에서 빚투가 더 활발해지고 있다는 뜻이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신규 상장사들 대부분이 첫날 주가가 크게 오르는 모습이 나타나면서 신용거래를 이용하는 개인투자자들이 늘어나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대출금리 하락세도 가계부채 증가세에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등 5대 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 혼합형 대표 상품 금리는 연 3.86~6.00%로 금리 하단이 연 3%대까지 내려간 건 9월 말 이후 약 2개월 만이다. 은행채 금리 하락과 금융당국의 ‘이자 장사’ 지적에 가산금리가 내려간 영향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금리가 낮아지면 대출 수요는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 실제 올 3분기 가계대출 증가세는 주담대 잔액이 크게 늘어난 영향이다. 3분기 주담대가 전분기 대비 17조 3000억 원 증가한 1049조 1000억 원으로 가계대출의 59.6%를 차지한다.

조길상 기자 pcop@ggilbo.com

저작권자 © 금강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