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설위원

대전의 가장 상징적 공간 중 한 곳이 대전역이다. 대전은 경부선 철도가 개통하면서 생겨난 도시로 대한민국 철도의 중심이다. 그 영향으로 전국 5대 도시가 되었다. 대전을 방문하는 이들이 가장 많이 찾는 곳이 대전역이다. 그래서 대전역은 단순한 역 이상의 가치가 있다.
그런 대전역의 간판이 너무 초라하다. 규모가 너무 작고 역사(驛舍)의 중심에서 벗어나 좌측 구석에 있다. 어쩌다 지금의 위치에 자리 잡게 됐는지 알 수 없으나 대단히 부적절하다. 왜 역사의 중심부에 돋보이게 만들지 않았는지 이유를 모르겠다. 왜 그렇게 작게 만들었는지도 알 수 없다.
언제부터인가 대전역이 전역을 앞둔 군인들의 기념촬영지가 돼 유명세를 치르고 있다는 소식을 들었다. 그래서 포토존을 설치했고, 촬영자에게 기념품을 제공하고 있다는 소식도 들었다. 하지만 기념품을 주는 게 능사는 아니다. 더 크고 멋진 대전역 간판을 만들어 줄 필요가 있다.
지금의 대전역 간판은 중앙에서 한참 벗어난 좌측 역사에서 빠져나오는 곳에 있다. 누가 봐도 대한민국 대표 역사 중 하나인 대전역을 알리는 간판의 위치로 부적절하다. 규모도 너무 초라해 볼품 없다. 중심부로 옮겨 보다 크고 상징성 있게 만들 필요가 있다.
간판이 건물 좌측에 치우쳐 있다 보니 중앙로에서 전혀 보이지 않는다. 중앙로에서 대전역 쪽으로 이동하다 보면 멀리 모 대학의 건물과 간판이 크게 보일 뿐이다. 외지인이라면 대전역을 빨리 알아보지 못할 형편이다. 어느 역이든 건물의 중앙에 웅장하게 간판을 달고 있는데 유독 대전만 그렇지 못하다.
대전역이 대전의 가장 상징적인 공간 중 하나라는 점을 고려하면 그 중요성에 비해 대전역 간판은 너무 초라하다. 일부러 감추기 위해 한쪽 구석에 치우쳐 달았나 싶은 의구심을 떨칠 수가 없다. 당장 중앙로에서 훤히 보이는 위치로 옮기고 대전역의 위상에 맞게 큰 간판을 만들어 걸 필요가 있다.
대전의 상징 도로인 중앙로에서 대전역 간판이 보이지 않는다는 것도 문제점이다. 중앙로에서 바라보면 그곳이 대전역의 중심일 텐데 왜 그 좋은 자리를 두고도 구석에 간판을 달았단 말인가. 왜 인증사진을 찍기 위해 대전을 찾는 전역 군인들이 구석에서 볼품없는 작은 간판을 촬영하게 하는가. 특별한 이유가 없다면 당장 옮겨야 한다.
아울러 지금 대전의 모 대학 캠퍼스로 옮겨 보관 중이라는 ‘대전역 노래비’도 하루속히 원위치인 대전역 광장으로 옮겨야 한다. 노래비 주변으로 노숙인들이 몰려들어 일부러 치웠다는 이야기를 전해 들은 바 있다. 그것이 사실이라면 변명치고는 너무 군색하다.
대전역과 비교할 수 없는 규모와 이용객 수를 보이는 안동역은 역을 주제로 한 노래비에서 기념 촬영을 하기 위해 전국에서 수많은 인파가 몰린다고 들었다. 안동역과 비교할 수 없는 전통과 명성을 가진 대전역은 있는 노래비를 옮겼으니 어불성설이다. 도시 브랜드가 경쟁력인 시대에 대체 무슨 생각으로 그런 결정을 했는지 한심스럽다.
대전역 간판을 건물 중심부로 옮겨야 한다. 전역 군인 외에 대전을 찾는 모든 사람이 기념사진을 찍고 싶은 명소를 만들어 주어야 한다. 아울러 얼토당토않은 이유로 옮겨둔 노래비도 본래의 자리로 다시 가져와야 한다. 대전의 도시 브랜드화를 위해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이다. 모든 시민이 나서 지적하고, 코레일과 대전시가 행동에 옮기게 해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