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일에 싸인 채 공모절차 진행돼 온갖 추측 난무

공주문화관광재단 이준원 대표이사가 물러나면서 차기 사령탑에 대한 하마평이 무성하다.
공주문화관광재단 대표 인선을 두고 그 어느 때보다 하마평이 무성한 이유는 베일에 둘러싸인 채 공모 절차가 진행되고 있기 때문으로, 온갖 추측이 난무하고 있다. <본보 2023년 11월 23일 보도 - [기자수첩] 상처뿐인 공주문화관광재단…또 ‘선수교체’>
대표 선임 절차가 ‘깜깜이’로 진행돼 세간의 궁금증을 한껏 증폭시키는 모양새로, 재단은 지난 8일 오후 6시를 기해 대표 공개모집을 마감했으나 일체 비밀에 부치고 있다.
어떤 인사가 차기 대표이사 공모에 응했는지는 물론 몇 명이 응했는지조차 공개를 꺼려 빈축을 사고 있다. 벌써부터 이름만 대면 알만한 지역의 유력 인사들이 거론되면서 괜한 잡음이 새어 나올까 노심초사하는 분위기다.
재단 관계자는 “세간의 관심이 워낙 뜨거워 살얼음판을 걷는 기분이다. 잘못된 얘기가 전달되지 않을까 조심스럽다. 행정절차에 따라 정확하고 공정하게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서류 접수가 마감된 만큼 오는 12일 임원추천위원회의 서류 심사와 14일 면접 심사를 거쳐 15일 고득점자 순으로 복수의 임용후보자를 추천하게 된다. 이후 최원철 시장이 후보 추천자 중 한명을 최종 낙점하게 된다.
최원철 시장의 의중에 관심이 모아지는 가운데 더 이상의 낙하산인사, 코드인사, 보은인사는 안 된다는 여론이 팽배하다. 재단 출범 3년 남짓에 수장이 벌써 세 번째 바뀌면서 전문가 발탁을 통해 재단 설립 취지인 지역의 문화예술 진흥과 시민의 문화향유 기회 확대를 꾀해야 한다는 목소리다.
최 시장은 민선8기 출범과 함께 재단 대표를 물갈이했다. 지역 문화예술계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선수를 교체하면서 반전도, 감동도 없이 ‘혹시나’가 ‘역시나’로 막을 내렸다는 비판에 직면해야 했다. 그래도 주사위는 던져진 만큼 ‘문화수도’라는 최종 목적지를 향해 순항하길 바랐지만, 이마저도 1년여 만에 무너졌다.<본보 2022년 9월 1일 보도 - [기자수첩] 이준원 신임 공주문화재단 대표에 바란다>
보은인사, 코드인사, 낙하산인사를 경계하는 목소리가 어느 때보다 뜨거운 가운데 최원철 시장이 누구의 손을 들어줄지, 공주문화관광재단 수장자리를 누가 꿰찰지 세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지역 문화예술계는 한목소리로 그저 그런 뻔한 인사로 문화도시의 위상과 예향의 품격이 추락하는 일이 없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다. ‘한 나라의 안위는 어떤 정책을 쓰느냐(安危在出令)에 달려 있고, 국가의 존망은 어떤 사람을 쓰느냐(存亡在所用)에 달려 있다’고 갈파한 사마천의 말처럼 이번 인선은 공주문화관광재단의 미래가 달려 있기 때문이다.
공주=이건용 기자 lgy@ggilbo.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