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무사, 수필가, 여행작가

▲ 전망대에서 바라본 마을 전경.

오스트리아 수도 빈에서 서쪽으로 약 320㎞ 떨어진 잘츠부르크(Salzburg)는 해발 1500~3000m의 고산지대에 있는 도시다. 잘츠부르크란 독일어로 '잘츠'가 소금(Salz), 브루크(Burg)는 ‘성 또는 도시’다. ‘소금의 도시’란 의미이다. 아시아와 달리 유럽에서는 지질 구조상 암염(巖鹽)이 많아서 잘츠부르크의 산골 마을 할슈타트(Hallstatt)는 BC 2000년경 세계 최초로 소금 광산을 개발했다. 할슈타트란 지명은 ‘회색 황금’이라고 하는 ‘소금(Salz)’의 고대 겔트어 ‘hal’에서 유래했다고 하고, 잘츠카머구트(Salzkammergut)는 ‘황제의 창고(Kammergut)’라는 말로서 우리가 조세로 받아들인 곡식을 강이나 해안가에 쌓아두었다가 개경이나 한양으로 실어 나르던 조운의 조창(漕倉)처럼 볼프 강가에 소금 창고를 만든 선착장이었다.

중세인들은 인간의 생활에 빼놓을 수 없는 조미료인 소금을 오늘날의 황금처럼 소중히 여겨서 소금으로 월급을 주어서 ‘샐러리(Salary)’라는 어원이 되기도 했다. 소금 생산으로 부유한 도시가 된 잘츠부르크는 일찍부터 음악·미술 등 각종 예술이 발달했으며, 잘츠부르크 시내를 흐르는 잘자흐강(Salzach River)은 채굴한 소금을 실어 나르는 젖줄이자 잘츠부르크 시민의 젖줄이었다.

잘츠부르크 구 시가지.
잘츠부르크 구 시가지.
구 시가지 모차르트 생가.
구 시가지 모차르트 생가.
잘츠캄마구의 장크트 길젠마을.
잘츠캄마구의 장크트 길젠마을.

잘츠부르크는 잘자흐강을 중심으로 트램이 달리고, 뮤지컬 영화 ‘사운드 오브 뮤직(The Sound of Music)’으로 유명한 미라벨 정원(Mirabellgarten)이 있는 강북을 신시가지라 하고, 강 건너 잘츠부르크 고성이 있는 산기슭을 배경으로 국립오페라 극장에서 북쪽으로 쭉 뻗어 성 슈테판 대성당까지를 구시가지라고 한다. 구시가지인 게트라이데 거리(Getreidegasse)는 소금 생산으로 부유한 도시를 찾아온 유럽의 여러 나라 상인이 각국의 특징을 살려서 지은 이국적인 바로크 양식의 건물들이 즐비하다. 게트라이데 거리는 잘츠부르크에서 가장 번화한 거리이자 잘츠부르크의 랜드마크다. 잘자흐강 위에는 마카르트 다리(Makartsteg), 슈타트 다리, 모차르트 다리, 논탈어 다리 등이 있는데, 구시가지는 전 구간이 보행자 전용도로이고, 관광객을 태운 마차는 지나다닐 수 있다.

잘츠부르크 대주교들은 잘츠부르크를 ‘작은 로마’로 만들기 위해서 르네상스 양식과 바로크 양식의 주교관 건물과 주택들을 많이 지었고, 마리아 테레지아 여제 때 잘츠부르크를 더욱 발전시켰다. 2차 대전 때 도시의 대부분이 파괴되었으나 재건된 잘츠부르크는 잘츠부르크주의 주도(州都)이지만, 인구는 15만 명에 불과하다. 그렇지만 수도 빈, 그라츠(Graz), 린츠(Linz)에 이어 오스트리아의 4대 대도시로서 중요한 도로와 철도가 교차하는 교통의 중심지이고, 국제공항도 있다. 잘츠부르크는 1965년 뮤지컬 영화 ‘사운드 오브 뮤직(The Sound of Music)’이 개봉됨으로써 세계에 널리 알려지게 되었는데, 잘츠부르크에서는 사계절 음악 축제가 벌어진다. 축제가 열리는 매년 7월과 8월에는 세계 각지에서 몰려온 관광객들로 넘쳐난다.

모차르트 기념관.
모차르트 기념관.
볼프강 투어.
볼프강 투어.
할슈타트 호수와 전경.
할슈타트 호수와 전경.

잘츠부르크 시내는 도보 여행이 가능하지만, 잘츠부르크 카드(Salzburg Card) 하나만 사면 잘츠부르크 내의 모든 관광지를 입장할 수 있고, 트램도 이용할 수 있다. 잘츠부르크 카드는 24시간용, 48시간용, 72시간용 세 종류로서 각각 27유로, 36유로, 42유로다.

잘츠부르크 구시가지에는 유럽 각국의 상인이 제각각 특징을 살려서 지은 이국적인 건물이 즐비하고, 온갖 기념품 판매점이 즐비하다. 또, 오스트리아가 자랑하는 천재 음악가 모차르트(Wolfgang Amadeus Mozart: 1765 ~1791)의 생가가 있다. 신시가지에는 기차역과 시청으로 이용하는 미라벨 궁전과 영화 ‘사운드 오브 뮤직’의 주 무대였던 미라벨 정원이 있다.

잘츠부르크에서 동쪽으로 약 29km 떨어진 해발 2000m의 계곡 마을인 잘츠카머구트는 소금을 운송하는 선착장이다. 잘츠카머구트는 호수 주변에 있는 스트로블(Strobl), 시장이 있는 볼프강(St. Wolfgang), 아버제(Abersee), 리트(Ried) 마을, 장크트 길젠(St. Gilgen) 등을 포괄한 지명인데, 그중 장크트 길젠이 잘츠카머구트의 중심지이다. 길젠이란 마을 이름은 성 길레스에게 바쳐진 후부터라고 한다. 잘츠카머구트는 산이 높은 만큼 계곡도 깊어서 높은 산에 쌓인 빙하가 녹은 빙하 호수인 볼프강 호수(Wolfgangsee Lake)를 비롯한 크고 작은 호수가 76개나 있다. 빙하가 녹아서 계곡에 고인 빙하 호수인 볼프강 호수(Wolfgangsee Lake)와 아름다운 집들이 그림처럼 어우러진 장크트 길젠 마을에는 주민 1000여 명이 오순도순 살고 있는데, 이곳은 모차르트의 어머니 고향이어서 볼프강 호수 주변에는 외가 집터에 모차르트 기념관이 있다. 잘츠카머구트는 봄에는 등산, 호수 유람, 패러글라이딩, 겨울철에는 스키와 암벽타기 등으로 오스트리아의 대표적인 사계절 휴양지이다.

선착장의 소금광부 상.
선착장의 소금광부 상.
경사지의 집들.
경사지의 집들.

잘츠카머구트에서 험준한 산길을 약 1시간 정도 들어가면 작은 마을 할슈타트(Hallstatt)는 BC 2000년경 세계 최초로 소금을 캤던 광산 마을이다. 할슈타트란 ‘회색 황금’이라고 하는 소금(Salz)의 생산지로서 깊은 계곡에 있는 ‘할슈타트 호수’는 ‘잘츠카머구트의 진주’라고 한다. 할슈타트는 일찍부터 소금 광산이 발달했지만, 영화 ‘사운드 오브 뮤직’의 배경이 되어 현재는 소금을 캐서 벌어들이는 수입보다 관광 수입이 더 많아서 소금 생산을 중단할 만큼 세계에서 많은 관광객이 찾는 관광지다. 할슈타트는 아름다운 모습과 세계 최초의 소금 광산지였다는 사실이 공인되어 1997년 마을 전체가 UNESCO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되었다. 세계의 수많은 도시를 여행하면서 가곡 ‘돌아오라. 소렌토로!’로 유명한 이탈리아 남부 해안 도시 소렌토(Sorento)를 가장 아름답다고 생각했던 내가 할슈타트를 여행하면서 마음을 바꾸게 할 정도로 긴 설명이 필요 없는 아름다운 마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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