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설위원

사회는 늘 사회문제를 안고 있다. 사회문제란 개인이 풀 수 없어, 사회 구성원 모두가 합심해서 풀어야 할 과제이다. 시대에 따라 양상은 바뀌지만, 사회문제가 없던 때는 없다. 지금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이 사회도 개인이 해결할 수 없는 갖가지 문제를 안고 있다. 사회문제는 해결이 쉽지 않고 시간도 오래 걸리는 특징을 갖는다. 그래서 인내심을 갖고 중장기적 안목을 가지고, 해결에 나서야 한다.

지금 우리가 직면한 사회문제는 무수히 많다. 그중 가장 심각한 문제는 인구절벽이다. 세계 역사상 유례를 찾기 어려운 저출생과 그로 인한 인구감소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통계를 접할 때마다 공포가 밀려올 정도로 문제의 심각성은 크다. 지금의 이 상태를 지속하면 10년 후, 20년 후에는 감당 못 할 상황에 이를 것이라는 경고가 이어지고 있다.

전문가를 중심으로 이 문제 해결을 위한 다각적인 연구와 대책 마련이 진행 중이지만, 아직 이렇다 할 명쾌한 답은 없어 보인다. 그래서 답답하고 불안하다. 사회 구성원이라 할 수 있는 국민 모두 심각성은 인지하지만, ‘정부가 무슨 수를 내놓겠지.’라고 막연히 기대하며, 기다릴 뿐 개인이 어찌할 수 없는 일이라고 생각하며 손을 놓고 있다.

정부는 몇 해 전부터 문제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각종 통계 자료를 내놓으며 사회적 문제 해결에 동참해 달라고 국민에게 호소하고 있다. 더불어 자녀를 낳게 하려고 각종 시책을 쏟아내고 있다. 지방정부도 중앙정부와 발맞춰가며 출산을 유도하는 각종 시책을 경쟁적으로 내놓고 있다. 그러나 하나같이 경제적 혜택을 앞세우는 단편적 방법만 제시되고 있다. 즉, 돈으로 문제를 해결하려 하고 있다는 거다.

물론 다급한 상황이니 경제적 혜택을 부여해서라도 시급히 구체적 성과를 올리고 싶어 하는 마음은 알겠다. 국가가 가진 게 돈뿐이니 그런 생각을 하는가 보다. 경제적 혜택을 중단하라는 건 아니다. 여기서 지적하고 싶은 건 단기적으로 경제 혜택을 부여하는 것 외에 중장기적으로 문제를 해결할 방법을 찾아야 한다는 점이다. 구조적 문제점을 찾아내 근본적으로 해결책을 찾으려고 노력하고 과감히 방법을 찾아야 한다.

출생률 급감의 이유는 여러 가지로 분석할 수 있지만, 가장 근본적인 이유는 이 사회가 유례를 찾아보기 어려운 지독한 경쟁주의에 빠져 있다는 점이다. 벌써 수십 년째 가정과 학교부터 경쟁 일변도 교육을 하니 이 나라 국민 모두는 과도한 경쟁으로 인한 극도의 스트레스 속에 살아가고 있다. 그 경쟁 속에서 조금이라도 밀렸다고 생각하는 이들은 아이를 낳을 엄두를 내지 못하고 있고, 설령 아이를 낳더라도 그 아이를 경쟁 지옥에 빠뜨려야 하니, 엄두가 나지 않는 거다. 젊은이들이 이미 경쟁 사회의 공포를 경험했기 때문이다.

의식을 바꿔주고 공포감에서 탈출시켜 주어야 한다. 경쟁하지 않아도 잘살 수 있고, 경쟁에서 밀려도 행복할 수 있다고 확신하게 해야 한다. 그 답은 교육에 있다. 경쟁만 가르치는 지금의 교육은 당면한 우리의 문제를 아무것도 풀 수 없다. 과감하게 바꾸지 않으면 과감한 결과는 없다. 사람의 의식은 모든 걸 바꾸는 원동력이 된다.

교육을 통해 의식을 순화시켜 주어야 한다. 의식은 안 바꾸고 대충 돈으로 해결하려는 현재의 방식으론 근본적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 미봉책에 불과하다. 풍요가 행복은 아니라는 믿음을 갖게 해주어야 한다. 이 나라가 진정 행복한 나라라는 믿음을 심어주어야 한다. 지금과 같이 경쟁의식을 주입하고, 강요한다면 이 나라의 미래는 없다. 교육이 바뀌면 나라의 미래가 바뀐다. 젊은이들을 경쟁 노이로제에서 탈출할 길을 열어 주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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