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루벌의 꿈 ② [국가정원 향한 발걸음]

 

   노루벌 국가정원 향한 발걸음   

노루벌이 국가정원으로 발돋움하기 위한 초석을 다지고 있다. 대전시는 오는 2030년을 목표로 42만 평 대지에 자연과 사람이 공존할 수 있는 건강한 생태정원을 구축한다는 복안이다. 노루벌의 숲, 정원, 생명 등 청정자연 날것 그대로에 9가지 풍경을 입혀 새로운 공간으로 탈바꿈한다. 시는 이를 위한 타당성 조사를 마무리짓고, 중투심사 컨설팅 용역 착수에 들어갔다.

2030년까지 42만 평 규모, 160억 투입
‘구봉산 아래 노루벌 풍경’ 9개 주제정원 조성 … 市 “타당성조사 마무리 중투심사 용역 착수”

노루벌지방정원 조감도. 대전시 제공
노루벌지방정원 조감도. 대전시 제공

◆ 도심 속 청정지역

‘대전의 허파’ 갑천 상류부에 자리잡은 노루벌은 지역대표 청정지역이라 불린다. 사계(四季)를 고스란히 느낄 수 있는 갑천누리길을 따라 걷다보면 유아 환경교육관, 구절초 테마숲, 유아 숲 체험원, 숲 놀이터 등을 자연 그대로의 것이 담긴 공원을 마주할 수 있어서다.

대지면적 141만㎡에 달하는 노루벌이라는 거대한 생명은 수십종의 자그마한 생명에게 삶의 터전을 내어주고 있다. 다양한 멸종위기종·천연기념물이 서식하고 있는데 노루벌적십자생태원에 따르면 식물 79과 102속 262종, 육상곤충류 14목 100과 342종, 포유류 11종, 어류 7과 33종, 조류 11목 25과 56종, 양서파충류 11과 16종 등 720여 종이 존재한다.

이 중 노루벌을 대표하는 생물은 단연 반딧불이다. 강가 주변에 서식하며 형광 초록빛으로 수놓던 반딧불이를 찾아볼 수 없게 됐지만 이곳에서는 파파리 반딧불이로도 불리는 운문산반딧불이를 비롯해 애반딧불이, 늦반딧불이 등 3종을 만나볼 수 있다. 여기에 더해 국제적 멸종위기종이자 한반도 고유종인 미선나무도 가지를 뻗치고 있다. 이파리가 아름다운 부채의 모양을 닮은 미선나무는 세계적으로 1속 1종밖에 없는 희귀종으로, 노루벌이라는 거대 생태생명의 존재적 이유에 답하고 있다.

◆ 생태정원으로

자연스럽게 형성된 생태림은 이제 인간과의 공생을 꾀하고 있다. 도심을 벗어나 마주할 수 있는 거대한 자연에는 많은 사람의 발길이 닿기 시작하면서다.

이에 대전시는 지난 2022년을 기점으로 노루벌 국가정원을 조성하기 위한 장기적인 밑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 정원은 관리 주체에 따라 민간·지방·국가정원으로 나뉘는데 국가가 관리하는 국가정원은 순천만·태화강 국가정원 등 2곳이며 지자체가 조성·운영하는 지방정원은 세미원, 죽녹원, 거창창포원, 영월 동·서강정원, 정읍구절초정원, 경북천년숲정원, 화개정원 등 7곳이다.

한마디로 지방정원을 거쳐 일정 평가를 거쳐야 국가정원이 될 수 있는 것. 수목원·정원의 조성 및 진흥에 관한 법률 시행령 제8조의3에 따르면 국가정원이 되기 위해서는 정원의 총면적이 30만㎡이상이어야 하며 정원 면적 중 원형보전지, 조성녹지, 호수 및 하천 등 녹지면적이 40%일 경우다. 더불어 주제별로 조성된 정원이 5종 이상이어야 한다. 이외에도 지방정원의 운영·관리 등에 관한 사항을 조례로 정해 관리, 지방정원으로 등록한 후 3년 이상의 운영 실적을 거쳐야 한다.

◆ 국가정원 행보

대전시는 노루벌 국가정원 조성을 위한 작업을 본격화했다. 앞서 시는 2022년 12월 노루벌을 대상지로 선정하고, 노루벌 지방정원 조성계획 및 실시설계용역을 착수했다. 시는 오는 2030년까지 9년간 42만 평, 141만㎡ 서구 흑석동 산95-1 일원에 1600억 원을 들여 ‘대전 노루벌 지방(국가)정원’을 조성하기 위한 사업을 추진 중이다. 우거진 수풀과 하늘 높이 솟은 메타세쿼이아, 하천, 드넓게 펼쳐진 대지 등 기존의 수려한 자연환경을 활용한 공원 조성을 목표로 한다. 특히 과학도시 대전에 걸맞은 미래지향적 기술을 접한다는 구상이다.

노루벌 지방(국가)정원은 ‘구봉산 아래 노루벌 풍경을 담은 9가지 주제정원’을 테마로 웰컴정원, 아홉이야기섬, 가람굽이정원, 가족정원, 노루산숲길정원, 꽃물결언덕, 사계정원, 풍류정원, 반디배움정원 등 9개 주요시설을 갖출 예정이다.

시 관계자는 “지난해 기본설계를 마무리했고, 올해는 산림청에 정원 조성 예정지 신청을 하는 등 행정절차를 이행하려 한다. 이후 오는 2026년부터 토지매입 등을 살펴볼 예정”이라며 “노루벌 전체가 개발제한구역이기 때문에 이와 관련된 관리계획 변경절차를 이행할 방침이다. 정원에서 캠핑을 하는 이들도 있었기에 자연환경을 조성하면서 관련 시설도 별도로 마련하려 한다”고 말했다.

김지현 기자 kjh0110@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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