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사이 응급센터 찾는 환자 多
병원 적막함·긴장감 감돌아
지친 교수·간호사, 불안한 보호자·환자

▲ 지난 2일 대전의 한 병원에서 환자가 창밖을 바라보고 있다.

“다행히 입원은 했는데 그래도 불안하죠. 언제 돌아올지 모르니까….”

<속보>=정부가 제시한 전공의 복귀일(2월 29일)의 ‘데드라인’이 지났다. 충청권에서는 전공의 3명이 병원으로 돌아왔으나 621명에 달하는 전공의는 여전히 공백인 탓에 병원 현장의 불안감과 긴장감은 지속 중이다. 다급하게 응급센터를 찾은 보호자·환자의 얼굴엔 불안감이, 병원을 오가는 교수와 간호사의 어깨엔 피로감이 묻어났다.<본보 2월 29·28·27일자 2면 등 보도> ▶관련기사 2면

전공의 복귀 마지노선을 이틀 넘긴 지난 2일 오후 1시 30분 대전 중구의 한 병원. 119구급차량 2대가 연이어 병원을 벗어났다. 응급센터 앞에서는 구급대원이 119구급차량에 들것을 넣고 있었다. 휴일에도 진료를 이어 나가는 응급센터를 찾는 환자는 다수 존재했는데 이날 응급실에서 만난 한 보호자는 “가족이 아픈 것만으로도 신경 쓸 게 많은데 전공의 생각할 겨를이 어디 있겠나. 불안하고 답답하다”라며 한숨을 내쉬었다.

지난 2일 대전의 한 병원에서 한 의료진이 복도를 벗어나고 있다.
지난 2일 대전의 한 병원에서 한 의료진이 복도를 벗어나고 있다.

불 꺼진 휴일의 병원 로비에는 환자와 보호자 몇몇을 제외하고는 상당히 조용했다. 로비에 앉아있던 환자 A 씨는 “아무리 휴일이라지만 그래도 사람이 없으니 병원 같지 않다. 간호사들은 많이 보이는데 의사는 잘 안보인다”라며 두리번거렸다. A 씨의 말처럼 적잖은 간호사는 분주히 오가고 있었고 이들의 얼굴은 피곤한 기색이 역력했다. 을씨년스러운 차가운 공기가 병원 내부까지 파고든 듯했다.

인근에 위치한 또 다른 병원도 적막감만 감돌았다. 병원 1층 접수대 앞에서는 보호자 B 씨가 남편의 소식을 초조하게 기다리고 있었다. 통화를 하는 내내 괜찮다는 말만 반복하던 B 씨는 “남편이 중환자실에 있어 기다리는 중이다. 환자를 받아주지 않는다는 등 요즘 전국적으로 병원 상황이 좋지 않다 보니 걱정이 너무 크다”라며 눈시울을 붉혔다.

지난 2일 휴일로 인해 불 꺼진 대전의 한 병원 접수대에 보호자가 앉아있다.
지난 2일 휴일로 인해 불 꺼진 대전의 한 병원 접수대에 보호자가 앉아있다.

이곳 역시 짧은 하얀 가운을 입은 교수를 제외하고는 의사를 발견하기 어려웠다. 결국 ‘3월 의료대란’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면서 입원환자들도 답답함을 표한다.

항암치료를 받는다는 C 씨는 “다행히 일주일 전에 입원했다. 입원 전까지 조마조마했다. 병원 예약을 했음에도 통화가 되질 않아 병원을 직접 방문해야 할 정도였다. 진료 예약을 해 둔 상태라 지장은 없었는데 당시 초진 예약은 어려웠던 것 같았다”라고 회상했다. 이어 “어떤 파업이든 국민만 피해를 보는 것 같다. 정부와 의사 갈등에 환자들의 생명이 위태로운 것은 정말 아닌 것 같다. 더 많은 환자가 피해를 보기 전에 해결책이 나와야 한다. 입원환자도 불안하기는 마찬가지다”라고 꼬집었다.

환자와 보호자가 병원 로비를 지나고 있다.
환자와 보호자가 병원 로비를 지나고 있다.

글·사진=김지현 기자 kjh0110@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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