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투기 전 기종 참가한 첫 엘리펀트 워크

F-4E 팬텀을 필두로 공군 전투기 30여 대가 엘리펀트 워크 훈련을 실시하고 있는 가운데 F-35A 스텔스 전투기 2대가 대형 위를 저공비행 하고 있다. 공군의 모든 전투기가 팬텀의 명예로운 은퇴를 축하하고 있다. 공군 제공
F-4E 팬텀을 필두로 공군 전투기 30여 대가 엘리펀트 워크 훈련을 실시하고 있는 가운데 F-35A 스텔스 전투기 2대가 대형 위를 저공비행 하고 있다. 공군의 모든 전투기가 팬텀의 명예로운 은퇴를 축하하고 있다. 공군 제공

공군은 지난 8일 경기 수원기지에서 2024 자유의 방패 연습과 연계한 엘리펀트 워크(Elephant Walk) 훈련을 실시했다.

엘리펀트 워크는 공군력의 위용과 압도적인 응징능력을 과시하기 위해 수십 대의 전투기가 최대 무장을 장착하고 활주로에서 밀집 대형으로 이륙 직전 단계까지 지상 활주하는 훈련이다. 수십 대의 전투기가 대형을 갖춰 이동하는 모습이 마치 코끼리 무리의 걸음처럼 보인다 해 붙여진 이름이다. 특별히 이번 엘리펀트 워크는 F-4E 팬텀(Phantom)의 퇴역을 앞두고 팬텀의 명예로운 은퇴를 축하하고 기리는 의미를 더해 시행됐다. 공군 F-4E는 오는 6월까지 모두 퇴역한다.

이날 훈련에서 F-4E 8대가 선두에 나서고 F-15K·KF-16·F-16·FA-50·F-5·F-35A 전투기가 뒤를 이어 총 33대의 전투기가 엘리펀트 워크 대형을 구성했다. 그간 엘리펀트 워크 훈련은 단일 비행단의 전력으로 실시해왔다. 공군이 보유한 전투기 전 기종이 참가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엘리펀트 워크를 이끈 F-4E는 공대지미사일인 AGM-142H(팝아이·Popeye), AGM-65D(매버릭·Maverick)와 MK-82 500파운드 폭탄 등을 장착하고 그 위용을 선보였다.

F-4E 팬텀을 필두로 30여 대의 공군 전투기가 엘리펀트 워크 훈련을 실시하고 있다. 공군 제공
F-4E 팬텀을 필두로 30여 대의 공군 전투기가 엘리펀트 워크 훈련을 실시하고 있다. 공군 제공

공군은 1969년 당시 세계 최강의 신예기였던 F-4D를 도입함으로써 미국, 영국, 이란에 이어 네 번째 팬텀 보유국이 됐다. ‘게임체인저’로 불린 F-4D 도입으로 단번에 북한의 공군력을 압도하게 됐다.

특히 팬텀이 발사하는 AGM-142 팝아이 공대지미사일은 1.6m의 철근 콘크리트도 관통할 만큼 가공할 폭파력을 가졌으면서도 최대 약 100km의 사거리와 1m 이내의 오차범위를 자랑해 북한이 두려워하는 미사일로 이름을 떨쳤다.

공군은 F-4D 도입 후 개량형인 F-4E, 정찰기인 RF-4C 등 220여 대의 팬텀을 운영했다. 현재는 대부분 퇴역하고 F-4E 10여 대만 임무 현장을 지키고 있다. F-4E 뒤로 10.5톤에 달하는 무장량과 3800여km의 항속거리를 자랑하는 F-15K 5대, 전천후 다목적 전투기로 공군의 주력을 이루는 KF-16·F-16 5대, K-방산의 대표주자인 국산 전투기 FA-50 5대,전방 및 수도권 지역의 즉각 대응전력인 F-5 5대가 차례로 위용을 드러냈다.

여기에 F-35A 스텔스 전투기 2대가 엘리펀트 워크 대형 상공을 저공비행으로 통과하며 이날 훈련의 정점을 찍었다. 저공비행을 마친 F-35A는 착륙 후 대형에 합류했다.

제10전투비행단 153대대 김도형 소령은 “길이 기억될 팬텀 전투기의 마지막 현역 시절을 함께 하게 돼 뜻깊다. 한 소티(전투기 출격 횟수) 한 소티에 역사적인 의미를 담아 최선을 다하고 있다. 곧 다른 기종으로 전환하겠지만 팬텀 조종사였다는 자부심으로 대한민국을 굳게 수호하겠다”라며 소감을 밝혔다.

이영수 공군참모총장은 “엘리펀트 워크 훈련이 보여준 것처럼 적의 어떠한 도발도 압도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능력과 태세로, 국민들에게 믿음을 주고 적에게 두려움을 주는 공군이 되길 바란다”라고 말했다.

김지현 기자 kjh0110@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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