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구봉고등학교 창의과학교실
중합효소연쇄반응(PCR) 통해 증폭
내 몸안의 암호 DNA 분석하기

어떤 현상이 발생하면 여러 줄의 글보다 한 번의 실험이 설명에 더 효과적일 때가 많다. 그런 의미에서 과학은 백문불여일견(百聞不如一見)이라고, 백 번 듣는 것보다 한 번 보는 것만 못하다는 말이 가장 잘 어울리는 분야다. 대전시교육청이 관내 초·중·고등학교 50곳 학생들을 대상으로 창의과학교실을 운영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최근 대전구봉고등학교(교장 김면중)에 미래 과학자를 꿈꾸는 학생들이 모였다. 한남대학교 BTCI 교육센터에서 ‘생명의 정보 DNA’를 주제로 진행하는 창의과학교실을 위해서다. 강사가 거푸집에서 찍어내기라도 한 듯 닮은 가족들의 사진을 보여준다. 부모 유전인자를 그대로 받았기에 외형은 닮았고 성격, 취미, 성향은 드러나지 않을 순 있지만 몸 안에 모두 잠재돼 있다는 흥미로운 이야기가 학생들의 귀를 쫑극 세운다. 이를 우린 DNA라고 한다. DNA는 크기가 매우 작아 눈으로 확인할 수 없다. DNA를 관찰하려면 중합효소연쇄반응(PCR)을 활용해야 한다. 유전자 증폭기술인 PCR은 코로나19를 거치며 우리에게도 익숙하다. 소량이라도 증폭시키면 그 안엔 많은 정보가 담겨 있는데 안개 짙게 낀 날 손을 저으면 발생하는 눅눅한 느낌 정도만으로도 정보를 얻을 수 있단다. 수업에선 PCR을 통해 해면 공생미생물 DNA를 관찰했다. 타액이 조금만 튀어도 실험이 망가질 수 있기에 마스크는 필수다. 정세린(18) 양은 “그동안 궁금했던 DNA를 심도 있게 관찰할 수 있어 기대된다”며 “혼자 공부하면서 궁금했던 부분을 친구들끼리 나누고 질문도 하며 궁금증을 해소할 수 있어서 유익하다”고 웃어보였다. 학생들은 강사 설명에 따라 PCR로 증폭된 DNA를 젤에 걸어서 전기영동을 통해 DNA를 관찰했다.

DNA가 전기를 띄고 있어서 전기를 걸어주니 크기가 작은 DNA는 더 많이 내려가고 큰 DNA는 덜 내려가는 현상을 보였다. 학생들은 원하는 DNA가 어떤 길이와 모양을 가졌는지 흥미롭게 관찰했다. 류채령(18) 양은 “중학교에서 생명과학을 배우며 흥미를 갖기 시작했는데 저마다 다른 몸의 암호인 DNA가 가장 관심 있었다”며 “DNA 서열이 하나라도 바뀌면 몸의 많은 부분이 달라진다고 배웠는데 실험을 통해 눈으로 확인할 수 있어 좋았다”고 뿌듯해했다.

김고운 기자 kgw@ggilbo.com
※ 이 캠페인은 청렴한 내일을 여는 대전시교육청과 함께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