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히타카쓰항 외항

대마도는 남북으로 82㎞, 동서로 18㎞로서 전체 면적은 708.65㎢로서 제주도(1949.02㎢)의 약 1/3 정도이지만, 제주도처럼 일주도로나 횡단 도로, 중산간 도로가 없어서 여행하는 데 불편한 점이 많다. 여행지를 찾아서 들어갔던 산길을 고스란히 되돌아와야 하는 불편은 물론, 야간에는 가로등도 거의 보이지 않고 이정표도 드문드문해서 오로지 자동차의 내비게이션에만 의존해야 한다. 대마도는 1900년 러일전쟁 직전에 대마도의 서쪽 아소만(淺芽灣)에 있던 군함을 동쪽으로 신속하게 이동시키기 위해서 동쪽 미우라만(三浦湾)과 연결하는 인공운하를 파서 대마도를 상 대마도(上島)와 하 대마도(下島)라 하고, 상하 대마도는 만제키 운하를 뚫어서 그 위에 세운 빨간색 철교 만제키 바시(万関橋)가 기준이 되고 있다. 대마도의 주민은 2023년 말 현재 3만여 명 중 시청을 비롯하여 각종 행정기관이 있는 하 대마도의 이즈하라마치(厳原町)에만 절반가량인 1만 5000명이 살고 있고, 이즈하라에서 히타카쓰까지는 외길이나 다를 바 없는 국도 382호선으로 이어져 있다.(자세히는 2024. 6. 26. 만제키 다리)

히타크쓰항 사무소
히타크쓰항 사무소

부산항 국제 여객터미널에서 대마도까지는 49.5㎞, 규슈의 후쿠오카에서 대마도는 132㎞ 떨어졌는데, 부산에서 히타카쓰항은 뱃길로 약 58㎞로서 1시간 10분 정도 거리다. 대마도로 가는 두 개의 항구 중 대마도의 중심지이자 주변에 볼거리가 많은 이즈하라항을 택하는 여행객이 많고, 특히 당일치기 여행을 하는 젊은이들이 많이 찾는 코스이기도 하다. 상 대마도의 히타카쓰도 이에 뒤지지 않지만, 상 대마도의 중심인 히타카쓰는 엄밀히 말하면 도시가 아니라 가미쓰시마 마치(上対馬町) 히타카쓰(比田勝)로서 우리네 작은 어촌마을 정도이다. 주민도 고작 1500명 정도가 살고 있는 한촌이어서 길에는 차나 사람이 별로 다니지 않는다.

히타카쓰항과 전경
히타카쓰항과 전경

대마도가 규슈의 나가사키현 관할이지만, 히타카쓰에서 나가사키로 가는 페리 노선도 없고, 후쿠오카의 하카타항까지 운항하는 페리 하나가 있다. 히타카쓰 주변의 일본인들이 다른 도시로 나가려면 이즈하라까지 가서 쓰시마 공항에서 국내선 여객기를 타거나 배를 타고 후쿠오카로 가서 JR 열차로 갈아타야 한다. 또 히타카쓰에서 이즈하라까지 대중교통 운행도 1일 4회에 불과하고 시간도 2시간 이상 걸려서 주민들은 반드시 일본에서 처리해야 할 일이 아닌 쇼핑이나 영화를 보려고 할 때는 일본의 타 도시로 가는 것보다 부산에 와서 생필품을 사고, 영화를 보는 것이 훨씬 빠르고 비용도 적게 든다고 한다.

히타카쓰 내항
히타카쓰 내항

대마도에서도 외국인 여행객에게 1일 버스 티켓을 팔고 있는데, 어른은 1000엔, 어린이는 500엔으로 승차권 한 장이면 대마도의 모든 버스를 1일 무제한 이용할 수 있다. 하지만 이즈하라에서 히타카쓰까지 가는 것이 아니라면 본전 뽑기가 힘들고, 그나마 이즈하라에서 히타카쓰로 가는 순환버스는 하루에 4편 운행하고, 공휴일과 일요일에는 운행횟수가 줄어든다. 그런데 이즈하라와 달리 히타카쓰의 매력은 한반도와 가깝고, 우리의 조용한 어촌 같아서 낚시를 즐기는 한국인 강태공들이 많이 찾는다는 점이다. 호텔과 여관도 있지만, 저렴하고 이용이 간편한 민박집이 많다. 민박집에서는 숙박 이외에 아침·저녁 식사까지 해결할 수 있고, 낚싯배를 알선해 주기도 한다. 그래서 히타카쓰에서 음식점, 숙박 시설, 가게 등은 한국어가 통하거나 한국어 안내문이 필수적이라고 할 정도로 붙어 있고, 심지어 한국인 관광객을 상대로 하는 인력이 부족해서 외부에서 인력을 구하고 있다.

히타카쓰 마을
히타카쓰 마을

하지만 강태공이 아닌 일반 여행객은 주요 관광지를 도보로 이동할 수 있는 이즈하라와 달리 히타카쓰에서는 한국 전망대, 나기사노유 온천, 미우다 해수욕장, 나루타키 폭포 등은 거리가 멀고, 히타카쓰항을 중심으로 운행하는 순환버스나 이런 관광지까지 가는 노선버스도 없어서 패키지여행이 아니라면 택시나 렌터카, 자전거 등을 이용해야 하는 불편이 있다. 렌터카를 이용하려면 출국하기 전에 미리 관할 경찰서에서 국제운전면허증을 발급받아야 하고, 그렇지 못한 경우에는 현지에서 택시를 이용하거나 전동 바이크나 자전거를 빌려야 한다. 렌터카는 1일 7500엔~10만 엔이고, 추가 1일당 4000~5000엔이다. 전동 바이크는 2000엔이다(2023년 9월 현재).

민단 지부사무실
민단 지부사무실

사실 대마도는 왕복 1차선인 국도 382호선을 중심축으로 해서 지방도 수준인 비좁은 도로를 들어가는 여행코스에 소형 렌터카나 전동 바이크를 빌리는 여행객이 많은데, 우리 가족은 이즈하라에서부터 렌터카를 타고 주변을 돌아본 뒤 히타카쓰로 북상하여 예약해 둔 토요코(東橫)인 호텔에 투숙했다. 세계적인 체인인 토요코인 호텔은 국내에도 체인점이 많은데, 이즈하라의 북쪽 해안 도로를 따라서 약 5㎞ 떨어진 곳에 있다. 체인점은 이즈하라에도 있다. 호텔에서는 히타카쓰에서 교통편이 열악한 점을 고려하여 히타카쓰항에서 호텔까지 셔틀버스를 운행하고, 저녁 식사와 아침 식사까지 제공한다.

전동바이크 대여점
전동바이크 대여점

8층 레스토랑에서 바라보는 대마도 해안의 전망이 매우 아름다웠다. 히타카쓰항 근처에 면세점 두 군데가 있어서 쇼핑하려는 여행객들은 이곳을 이용하기도 하지만, 대개 생필품이나 비상약품 등을 사려는 여행객이나 주민들은 대부분 이즈하라로 통하는 국도 382호선 약 4.5km쯤에 있는 밸류 마트(Value Mart) 오우라점 슈퍼마켓을 이용한다. 밸류 마트 오우라점은 약국 체인점인 마쓰모토 키요시(松本淸) 약국 등이 줄지어 있는 상대마도에서 가장 큰 매장이지만, 하대마도 이즈하라의 번화가인 타이라 쇼핑몰 등과 비교할 수는 없다. 우리는 여행지를 둘러보던 중 마땅한 음식점을 찾지 못해서 슈퍼에 들렀는데, 일본 상품이 대부분이지만, 우리 상품도 절반쯤 진열되어 있어서 그다지 낯설지 않았다. 그런데 구매한 음식이나 컵라면 등을 먹을 수 있도록 칸막이해서 테이블과 냉온수기까지 비치해 둔 것이 색달랐다. 다만 우리와 달리 신용카드 사용이 극히 제한적이어서 현금을 소지해야 하는 점도 기억해 둘 필요가 있다.

토요코인호텔
토요코인호텔
호텔에서 바라본 해안
호텔에서 바라본 해안
밸류마트 오우라점
밸류마트 오우라점
슈퍼 라면코너
슈퍼 라면코너
참치 포장
참치 포장
일본라멘, 참치, 한국 라면.
일본라멘, 참치, 한국 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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