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득범 대전서중학교 교사

금강일보 오피니언 칼럼 부문에 투고할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 특별한 것을 쓰기보다는 현재 교사로서 현장에서 전개하고 있는 교육활동을 기록하고 그 속에서 느끼고 깨닫는 감흥과 교훈을 소소하게 남기는 것 또한 의미가 있으리라 생각한다.

필자는 교직에 발을 디딘 지 3년 차로 하루하루 정신없이 생활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정신없는 상황에서 방향을 잃을 수는 없기에 자신에게 끊임없이 근원적인 질문을 던져보곤 한다. 스승이란 누구인가? 스승의 도리란 무엇인가? 비록 3년 차 초보 교사이지만 ‘師道’라는 제목으로 글을 열어보고자 한다.

▶道之所存 師之所存 (도지소존 사지소존): 도가 있는 곳이 스승이 있는 곳이다
한유(韓愈)는 「사설(師說)」이라는 글을 남기어 ‘스승[師]’에 대한 소견을 남기고 있다.

한유는 스승이란 도를 전하고 학업을 가르쳐주며 의혹을 풀어주는 것이라 말하며, 신분의 귀천(貴賤)과 나이의 많고 적음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도(道)가 있는 곳이 곧 스승이 있는 곳이라 하였다. 한유가 말하고 있는 도(道)는 유학(儒學)의 관점에서 바라보는 이치라 할 수 있다. 그렇다면 현재 우리에게 도(道)는 무엇이며 스승이 있어야 하는 곳은 어디인가? 짧은 교직 경력이지만 나름 다사다난한 경험을 떠올리며 이 질문의 답을 찾아보고자 한다.

▶ 교육의 중심에 학생이 서다
필자는 현재 대전서중학교에서 한문 과목을 가르치면서 동시에 학생자치와 학교폭력 예방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대전서중학교는 모든 교육활동의 중심에는 학생이 있어야 한다는 이영숙 학교장의 교육철학 아래 모든 교직원이 하루하루 학생들을 위해 부단히 노력하고 있다. 이러한 교육철학은 예비교사 시절부터 항상 품어온 청운의 꿈을 펼칠 수 있는 충분한 동기부여가 되어주고 있다.

교육의 중심에 학생이 있게 하기 위해서는 학생 스스로 서 있을 수 있는 힘이 필요하다. 이에 학생자치 지도에 각별히 신경을 쓰고 있다. 그 시작은 바로 학생자치회를 구성하는 것이다. ‘학생 민주주의의 꽃을 피우다’라는 제목으로 2024학년도 전교회장단 선거를 실제 선거 절차를 준수하며 진행하였고, 학생들은 자신들의 대표를 뽑으면서 주주의의 개념과 민주적 절차를 몸소 익힐 수 있었다.

대전서중학교는 이렇게 구성된 학생회를 중심으로 다양한 교육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4월에는 ‘서중의 봄·봄(Spring&Seeing in 서중)’이라는 제목으로 벚꽃길 버스킹을 전개하여 학교장 이하 전 교직원과 학생들이 등굣길에 교내 밴드부의 음악과 함께 봄기운을 감상하였다. 또한 ‘우리의 봄을 담다’를 통해 대전서중학교의 아름다운 자연경관을 배경으로 학급 사진 경연대회를 진행하였으며, ‘사제동행 봄소리 연주회’를 열어 점심시간에 선생님과 학생이 함께 만드는 고품격 클래식 공연을 감상하였다.

이어서 5월에는 친구를 존중하고 배려하는 사랑의 학교 문화를 학생 스스로 만드는 ‘친구사랑DAY’ 교육 행사를 개최하였고 6월에는 ‘꽃-드림(Dream)’활동을 전개하여 친구들과 함께 화분에 꽃을 심으며 생명존중 의식을 함양할 수 있었다.

위에 언급한 교육활동은 필자가 진행한 교육활동이고 이 외에도 대전서중학교에서는 무학년제 스포츠대회, 진로 체험 활동 등 다양한 교육 활동을 통해 학생들의 전인적 성장을 도모하고 있다.

교사는 교수·학습 활동만 해도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 하지만 위에서 간략히 소개한 다양한 교육 활동을 준비할 수 있었던 이유는 학생이다. 학생이 변화하고 성장할 것이라는 믿음과 그것을 추구하는 교육의 본질적 가치 말이다. 한유(韓愈)가 말한 도(道)를 우리 교사들에게는 교육의 본질적 가치로 치환하여 생각해본다면, 스승이 있어야 할 곳은 바로 학생 바로 옆일 것이다.

▶敎學相長의 재해석
교학상장(敎學相長)의 의미를 되새기며 이 글을 마무리하고자 한다. 교사가 가르치고 학생은 배우면서 그 과정에서 함께 성장하는 의미로 보통 해석한다. 그러나 가르침[敎]과 배움[學]의 주체는 교사와 학생 모두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대전서중학교에서 전개되는 많은 교육 활동 속에서 학생들이 성장해가고 스스로 학교의 문화를 바꾸어가는 과정을 지켜보면서 나 역시 한층 성장한 소중한 경험을 하고 있다. 앞으로도 학생 옆에서 함께 호흡하며 걸어가겠다는 다짐을 하며 師道라는 버거운 제목의 글을 맺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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