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무사, 수필가, 여행작가

▲ 사랑의 절벽 전망대

괌은 기본적으로 제주도(1845㎢)의 약 3분의 1 정도인 543.9㎢의 작은 섬이고, 섬 북쪽에 앤더슨 공군기지, 남서쪽에 미 태평양 제7함대 해군기지가 있는 등 괌 전체 면적의 1/3가량이 미국 군사기지여서 렌터카로 섬을 일주하듯이 드라이브하면 하루로도 충분하다. 괌에서의 관광은 원주민인 차모로족의 유적, 식민 지배를 했던 스페인과 일본의 흔적, 괌이 가진 천혜의 바다와 풍광 등이 있어야 하지만, 차모로족의 유적은 차모로 빌리지의 야시장과 괌 박물관에 그치고, 스페인의 유적도 스페인 광장 주변뿐이다. 대부분 세련되지 않은 해수욕장들인데도 상하의 계절인 섬에서 연인이나 가족들과 아름다운 바다에서 해수욕도 하고 오붓한 시간을 보내려고 관광객들이 괌을 찾아 떠나고 있다.

사랑의 절벽 낭떠러지
사랑의 절벽 낭떠러지

패키지여행이라면 노선이나 입장료 등에 신경 쓸 일이 없지만, 자유여행이라면 괌 교통국(GRTA)에서 운영하는 대중교통을 이용할 수 있다. 주요 관광지와 마을을 연결하는 시내버스와 특정 지역을 오가는 셔틀버스가 있는데, 시내버스는 괌의 모든 마을을 연결하는 9개의 노선을 매일 오전 6시 반부터 오후 7시 반까지 운행하며, 배차간격은 30분~ 2시간 간격이다. 요금은 하루에 3달러이지만, 일요일과 공휴일에는 운행하지 않는다. 또, 일정 지역을 오가는 셔틀버스는 버스 외부가 빨갛게 칠하고, 정면에 셔틀버스(Tumon Shuttle)라는 표지가 붙어 있어서 찾기 쉽다. 한편, 일본 등 다른 국가를 여행하면서 렌터카를 빌리려면 국제운전면허증이 있어야 하지만, 괌에서는 한국 운전면허증만으로도 가능할 뿐만 아니라, 렌터카에는 한글이 지원되는 내비게이션이 장착되어 있어서 낯설지도 않다. 또, 교포가 운영하는 렌터카 업체나 현지여행사, 숙박업소도 많다.

전망대 입구
전망대 입구

좁은 섬을 굳이 경계를 지어 관광한다는 것도 알맞지 않지만, 제주도를 제주시를 중심으로 한 북부 지역과 서귀포를 중심으로 한 남부로 나누듯이 수많은 리조트와 호텔, 쇼핑센터와 레스토랑이 집중돼 있는 투몬 중심가를 벗어나면 조용한 해변들이 흩어져 있는 북부와 지역색 짙은 중부 ·하갓냐, 자연과 역사적인 명소가 구석구석 숨어 있는 남부로 나눠 볼 수 있다.

사랑의 절벽 입구
사랑의 절벽 입구

괌의 주도(州都) 하가냐의 투몬 거리(Tumon)는 차모로어로 ‘풍요로운 저녁’을 의미한다고 하는데, 대부분 유명호텔은 경치가 좋은 투몬 베이에 힐튼, 쉐라톤, 하얏트, 웨스틴, 아웃리거, 롯데, 두짓타니, 니코 등 국제 수준의 호텔이 많이 있다.

사랑의 절벽 조형물
사랑의 절벽 조형물

괌에서의 관광 일번지는 투몬에서 북쪽으로 차로 약 15분쯤 떨어진 ‘사랑의 절벽(Two Lovers Point)’이다. 이곳은 스페인 식민시대에 스페인 장교와 인디언 추장의 딸이 서로 사랑했으나 맺어질 수 없는 현실을 한탄하며 서로 머리카락을 묶고 절벽 아래로 투신자살했다는 전설이 있지만, 정작 공원에서는 이루지 못한 사랑을 슬퍼하는 분위기는 찾아볼 수 없고 테마공원처럼 조성되어 있다. 사랑의 절벽 입장료는 3달러인데, 셔틀버스를 이용할 경우에는 사랑의 절벽 입장료 3달러와 왕복 셔틀버스 요금을 포함해서 10달러인데, 1시간에 한 대꼴로 운행되기 때문에 미리 버스 시간표를 확인해야 한다. 하지만, 렌터카를 빌릴 때 대부분의 렌터카 회사에서 입장권을 무료제공하고 있다. 또, 명품과 액세서리를 판매하는 티-갤러리아(T-Galleria)에서는 3달러인 입장권을 1달러에 살 수 있는데, 물론 이것은 업소마다 고객을 유치하기 위한 상술이다.

사랑의 절벽 조형물
사랑의 절벽 조형물

사랑의 절벽 광장에 들어서면 연인들이 영원히 변치 말자며 치는 ‘사랑의 종’이 있고, 해안가에 빙 두른 보호난간에는 연인들의 변치 않을 사랑을 맹세하며 연인들의 이름을 적은 자물쇠가 즐비하다. 믿거나 말거나이지만, 연인이 종을 치면 영원한 사랑을, 혼자서 종을 치면 애인이 생긴다고 하여 ‘Two Lovers Point’라고도 하는데, 연인들이 ‘사랑의 종’을 함께 치고, 서로의 이름을 적은 자물쇠를 채운 것이지만, 서울 남산타워 주변의 열쇠고리와 비교해 보면 매우 촌스럽기도 하다. 연인들이 자물쇠를 채우고 열쇠를 강물에 던지면서 사랑이 불변하기를 바라는 풍습은 단테(Alighieri Dante)가 구원의 여인 베아트리체와 처음 만난 장소로 알려진 피렌체의 베키오 다리가 시발점이지만, 정작 피렌체 정부에서는 다리에 손상을 준다며 자물쇠 매다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다.(자세히는 2023.6.8. 피렌체 베키오 다리 참조) 다만, 사랑의 절벽 꼭대기에 설치한 전망대에서 113m 아래 절벽을 보고, 또 주변의 풍경을 둘러보는 것은 아름답다. 만일 아름다운 일몰을 보고 싶다면, 석양에 맞춰서 찾아가는 것도 좋다.

사랑의 절벽 전망대
사랑의 절벽 전망대

괌 최북단에 있는 리티디안 비치(Ritidian Beach)는 북마리아나 제도의 티니안섬처럼 별 모양의 모래로 유명하지만, 조류가 매우 빨라서 수영을 비롯한 물놀이를 일절 금지하고 있어서 산책이나 눈요기만 할 수 있다. 리티디안 비치로 가는 길은 1번 도로를 이용해서 달리다가 3A 도로로 진입하면 되는데, 도로는 산호 가루인 데다가 비포장 구간이 많다.

투몬 비치
투몬 비치

호텔 니코 괌부터 힐튼 괌 리조트 & 온천까지 여러 호텔을 따라서 길게 이어진 투몬 비치(tumon beach)는 괌의 ‘와이키키’라고 할 수 있는 유명한 해변이다. 퍼블릭 비치여서 누구나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으며, 보드라운 백사장과 오염되지 않은 에메랄드빛 바다는 ‘이곳이 파라다이스구나’하는 탄성이 나올 정도인데, 만일 투몬 비치 앞의 호텔에서 숙소를 정했다면 아침 일찍 산책하고, 낮에는 잔잔하고 수심이 완만한 해변에서 물놀이를 즐기고, 저녁에도 오렌지빛으로 물드는 환상적인 노을을 감상하며 산책할 수 있다. 또, 호텔 니코 괌 북쪽에 있는 건 비치(Gun Beach)는 아름다운 산호초로 유명하고, 스노클링을 즐기기에도 적합하다.

투몬비치 해수욕
투몬비치 해수욕

하지만, 아무리 해수욕을 즐긴다 하더라도 그늘도 없는 바닷가에서 뜨거운 직사광선을 받다보면 한 시간도 견딜 수 없어서 바다에서의 해수욕은 잠깐씩, 그리고 호텔의 실내 수영장을 많이 이용하는 것이 좋다. 다만, 괌과 북마리아나 제도의 섬들은 산호초로 되어 있고, 큰 물고기의 먹이사슬을 피한 작은 물고기들이 얕은 바닷가로 몰려들어서 국내에서는 수족관에서나 볼 수 있는 다양한 열대어들을 실컷 볼 수 있다는 이점은 있다. 산호초는 매우 날카로워서 발을 베기 쉬우므로 운동화 같은 신발을 신는 것이 좋다.

열대어
열대어
돌핀 투어(괌 관광청)
돌핀 투어(괌 관광청)
산악체험 ATV
산악체험 ATV

<법무사, 수필가, 여행작가>

저작권자 © 금강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