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승완 충남농업기술원 농업연구사

작물을 재배하는 데 있어 병충해 피해를 예방하거나 최소화하기 위하여 농업인들은 다양한 노력을 하고 있다. 토양에서 오는 병해충을 막기 위해 토양을 소독하거나 작물을 심기 전 종자를 소독하고 재배기간 중에는 병충해 발생 전·후 살균제나 살충제를 살포하여 피해를 최소화하고 있다. 이런 노력이 없다면 병해충이 발생해 작물에 상처를 입혀 상품가치를 떨어뜨리거나 심할 경우 수확을 할 수 없게 만든다.

그러나 병해충 방제를 위해 아무 약제나 사용할 수 없기 때문에 작목에 맞는 병해충 방제를 위한 약효·약해 시험을 거쳐 평가를 하고 작물의 농약 잔류성 검사를 통해 몇 번을 살포할 수 있고 수확 전 언제까지 살포 가능한지 명시한다. 농약을 등록하기까지 최소 1년 이상 걸리지만 이렇게까지 하는 이유는 농약의 오남용을 막고 안전한 먹거리를 위해 반드시 필요하기 때문이다.

병해충 방제를 위한 농약 및 유기농업자재 사용은 고려해야 할 사항이 많다. 첫 번째로 예전부터 강조한 교호 살포, 즉 연이어 약제를 살포할 때는 작용기작이 다른 농약을 사용하라는 것이다. 농약에 대한 정보가 많이 부족할 때는 상표명만 다른 약제를 살포하는 경우가 종종 있었다. 이런 경우는 동일한 품목명을 가진 약제를 살포하는 것과 같아 병해충 방제 효과가 떨어져 또 다른 약제를 살포하는 경우도 발생했다.

이제는 농약 사용에 대한 교육도 많아지고 정보를 습득할 수 있는 매체들이 증가해 이런 경우는 거의 사라졌다. 그렇지만 아직도 작용기작에 대한 부분은 시간이 조금 더 필요할 것으로 판단된다. 이제는 상표명만 보고 구입해 사용하는 경우는 거의 없지만 교육 등에서 어떻게 농약을 살포하냐고 농업인들에게 물어봤을 때 많은 분들이 동일한 작용기작을 가진 약제를 연이어 사용했다고 이야기했다. 만약 같은 작용기작을 가진 약제를 사용할 경우도 동일한 품목의 농약을 사용하는 것과 같기에 교육이나 컨설팅 등을 할 경우 작용기작에 대한 내용을 농업인이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설명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

두 번째는 기후변화로 인한 변화무쌍한 날씨를 고려해야 한다. 온실이나 시설하우스 같은 경우는 문제가 없지만 노지작물의 경우는 날씨를 항상 신경 써야 한다. 날씨를 고려하지 않고 살포한다면 너무 뜨거운 날씨에 약해를 입을 수 있고 비가 와서 힘들게 살포한 농약이 씻겨 내려가 다시 살포해야 할 수도 있다. 세 번째는 농약을 모두 살포하고도 남아 버리기 아까워 작물에 다시 살포하는 경우가 있는데 만약 이미 살포한 농약이 모두 마른 후 다시 살포하게 되면 작물에는 배량(2배)의 농약을 살포한 것과 같기 때문에 약해가 발생할 수 있다. 또 주변에 꿀벌을 키우거나 수정용 벌을 비치한 경우 꿀벌 독성이 강한 살충제 사용은 자제하고 벌이 활동하지 않는 시기에 살충제를 살포해야 벌의 집단 폐사를 막을 수 있다.

네 번째는 유기농업자재 사용 방법이다. 무농약이나 유기농산물을 생산할 경우 합성농약 대신 유기농업자재를 사용해야 한다. 그러나 유기농업자재는 농약과 달리 일부 작물에만 약효 약해 시험을 실시한다. 따라서 처음 사용하는 유기농업자재인 경우엔 사전에 약해가 발생하는지 검정하는 것이 좋다. 최소한 사용하려는 농도의 2배를 일부 작물에 살포해 약해가 발생하는지 확인하는 것이 약해에 의한 피해를 예방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정해진 희석농도보다 고농도로 살포하거나 자주 살포한다고 병해충 방제 효과가 증가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 오히려 약해가 발생하거나 저항성이 발생해 방제 효과가 떨어져 피해를 입을 수 있으며 농자재 구매비용만 증가할 수 있다.

이외에도 농약을 사용할 때 방제 시기, 횟수, 혼용 방법 등 여러 가지를 확인하고 살포해야 병해충 방제 효과도 높고 오남용도 줄일 수 있으며 소비자가 믿고 먹을 수 있는 농산물을 생산할 수 있다. 병해충 방제를 위해 사용하는 살균제, 살충제, 유기농업자재 등을 올바르게 사용하면 작물 재배에 도움을 줄 수 있지만 오남용한다면 오히려 피해가 발생할 수도 있다. 따라서 농가들이 이들을 잘 사용할 수 있도록 충남농업기술원은 교육과 기술개발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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