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대전 서구 아트페스티벌(서아페)이 11일 지역축제의 새로운 장을 연다. 2016년 첫 선을 보인 이후 여덟 번째(2020년 코로나19로 미개최) 챕터의 문을 여는 거다. 올해엔 축제의 정체성은 살리면서 외연은 확장하는 과감한 시도에 나선다. 문화예술축제를 관광으로 연결시켜 지역경제에 대한 파급력을 더 높여보자는 취지다. 다시 말해 지역 관광자원에 문화예술의 혼을 불어넣어 가치를 높이고 여행에 대한 스토리텔링도 더욱 풍성하게 채워보겠다는 야심찬 계획이 바탕에 깔려 있다.
서구가 품고 있는 둔산대공원·샘머리공원·보라매공원 등 명품 녹색 쉼터와 그 안에서 살아 숨 쉬는 대전예술의전당·대전시립미술관·이응노미술관·천연기념물센터 등 문화예술 인프라들이 서아페를 발판으로 새로운 생명력을 얻을 수 있도록 한다는 복안이다. 축제의 차별화에도 신경을 썼다. 서아페의 시그니처인 아트마켓의 경쟁력을 높이고 아트빛터널 등 야간 콘텐츠를 강화하는 한편 축제 관련 굿즈 개발 등을 통해 서아페 자체의 격을 또 한 단계 높일 계획이다.

10월 11~13일 축제 개막 전에
서구 주요관광지·전통시장 방문
축제 포스터 찾기 미션으로 시동
자연의 힐링과 도시속 예술 만끽
해설있는 아트투어 새롭게 마련
◆미션투어‧아트투어로 시동
2024 서아페(10월 11∼13일)의 문은 이미 열렸다. 서구는 축제 개막에 앞서 ‘대전 서구 보물을 찾아라’ 미션투어를 진행하고 있다. 서아페는 ‘예술(아트)’를 테마로 한 독창적인 지역축제의 모델을 구축했는데 여기서 축적된 에너지를 관광 인프라로 연결하는 발판을 마련하기 위함이다. 축제 마지막날인 10월 13일까지 장태산자연휴양림·노루벌적십자생태원 등 서구 주요 관광지, 전통시장, 맛집, 카페 등을 방문해 축제 포스터를 찾아 개인 SNS에 인증사진과 필수해시태그(#관광지명 #대전서구아트페스티벌)를 남기고 축제장을 방문하면 미션을 완료하게 된다. 미션을 수행하면 도마큰시장, 한민시장에서 사용할 수 있는 전통시장 상품권이 지급되는데 4곳을 방문한 60명에게 5만 원권, 3곳을 방문한 100명에겐 3만 원권의 상품권이 축제장에서 지급된다. 중요한 건 선착순이라는 점이다.
구는 아트투어(10월 12∼13일)도 마련했다. 외지 관광객을 대상으로 한 새로운 프로그램인데 아트투어에 참여하면 서아페를 즐기면서 서구의 매력을 압축적이지만 충분히 느낄 수 있다. 노루벌, 장태산자연휴양림, 대전시립미술관, 이응노미술관, 대전문화예술단지, 천연기념물센터, 한밭수목원, 한민시장 등에서 도시·야행의 묘미를 만끽할 수 있다. 방문하는 관광지와 미술관 등에선 숲해설사와 큐레이터의 생동감 있는 해설이 곁들여진다. 안규만 서구 문화체육과장은 “가을의 정취가 내뿜는 자연의 힐링과 도심 속 예술작품·공연이 주는 감성 힐링, 낭만적인 야경 속에서 산책을 즐기는 여유 힐링, 지역 대표 노포와 전통시장에서만 맛볼 수 있는 미각 힐링을 동시에, 알차게 경험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구는 축제장에서 서구의 명소를 소개하는 관광홍보관도 운영한다.

◆완연한 가을, 그곳에 ‘ART’
[아트마켓 & 아트갤러리 경매]
2024 서아페는 10월 11일 베일을 벗는다. 공식 개막식은 이날 오후 7시 30분 메인무대에서 펼쳐지지만 이에 앞서 아트마켓이 문을 열어 13일까지 3일간 운영된다. ‘서아페 그 자체’라고 할 수 있을 정도의 핵심 콘텐츠인 아트마켓은 말 그대로 회화와 공예품 등 전문적인 아티스트의 예술작품을 감상하고 구입도 할 수 있는, 작가와 관객의 공감 공간이다. 천천히 작품들을 감상하면서 예술에 대한 상상력을 자극하고 작가들에게 직접 작품에 대한 설명을 들으면서 예술세계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히는 기회를 제공한다. ‘대전 서구 아트페스티벌’ 공식 홈페이지에 방문해 아트마켓 참여 작가와 주요 작품이 소개된 도록을 참조한 뒤 축제장을 방문하면 아트마켓을 좀 더 수월하고 알차게 이용할 수 있다. 올해 아트마켓엔 ‘마동석’을 닮은, 순수하고 따뜻한 감성을 지닌 마초맨 캐릭터 조각으로 유명세를 탄 김원근 작가 등 전국 공모를 통해 엄선된 100팀(109명)이 참여한다. 아트마켓 운영시간은 오전 11시부터 오후 10시까지다.

눈 호강에 득템은 옵션이다. 아트갤러리경매에선 아트마켓 참여 작가의 작품을 저렴하게 소장할 수 있는 있는 기회의 문이 열린다. 올해엔 약 30여 점이 작품이 경매에 나올 예정인데 그간 눈여겨본 작가의 작품을 만날 수도 있으니 작품 소장에 진심이라면 아트갤러리경매를 놓쳐선 안 된다. 작품에 대한 코멘트가 있고 무엇보다 가격 부담이 크지 않으니 초보자도 걱정 없이 참여할 수 있다. 추정가격의 60% 선에서 경매가 시작되는데 운이 좋으면 단돈 몇 만 원에 작가의 작품으로 집안 분위기를 바꾸고 격을 높일 수 있다. 경매는 단 하루, 12일 오후 3시부터 4시까지 한 시간 동안 프린지무대에서 진행된다.
[특별전시관 & 프리마켓]
서아페 축제장엔 특별전시관도 마련된다. 올해 특별전시관에선 발달장애를 갖고 있지만 미술에 재능이 있는 발달장애아티스트그룹 ‘도넛박스’가 엄선된 작품을 선보인다. 그림으로 세상과 소통하는 발달장애 아이들의 꾸밈없는 순수함을 만날 수 있다.
도넛박스 소속 작가들은 13명의 청소년으로 구성돼 있다. 이들은 밀알복지재단의 봄 프로젝트, 인블라썸, 드림윙즈 등의 활동과 러쉬 아트페어 참여 작가로 활동하며 기성 작가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 만큼 성장해 전업 작가의 길을 걷고 있다.
또 하나의 특별전시관도 운영된다. 대전지역을 대표하는 다온아트갤러리가 수준 높은 작품들로 서아페를 찾는 관람객들의 눈높이를 높여준다. 전국적인 인지도를 쌓은 유명 작가들의 야외 전시관에선 아트빛터널과 어우러진 조각작품들을 만날 수 있다.

2024 서아페엔 아마추어 작가들이 대중적인 작품을 전시·판매하고 체험 프로그램도 운영하는 프리마켓 공간도 마련된다. 40팀이 참여한다. 이곳에선 아트 소재 위주의 작품과 체험을 동시에 즐길 수 있다. 구는 올해 서아페 굿즈에도 심혈을 기울였다. 아직은 걸음마 단계지만 지속적으로 굿즈를 통해 축제의 인지도를 확산하면서 경쟁력도 높여나갈 계획이다. 이와 같은 맥락에서 구는 올해 서아페 포스터에도 정성을 들였다. 포스터 자체를 하나의 예술작품으로 승화시켜 포스터의 소장 가치를 높임으로써 축제의 격도 높여나간다는 복안이다. 올해 서아페 포스터는 공모 당선작으로 포스터를 자세히 들여다보면 서아페에서 즐길 수 있는 프로그램들을 아기자기하게 담아낸 걸 알 수 있다. 서아페 티셔츠와 에코백, 마그네틱 등도 눈여겨볼 만하다.

[아트빛터널]
서아페에서 가장 많은 박수갈채를 받은 프로그램 중 하나로 아트 빛 터널을 빼놓을 수 없다. 올해에도 어김없이 서아페의 감성적인 밤마실을 책임진다. 약 460m 구간(보라매공원 축제장)에 ‘서구 미로(美路·아름다운 거리)’를 주제로 한 다양한 조명예술작품이 선보인다. 5개 구역(환영의 빛, 아트의 빛, 탄생의 빛, 서구의 빛, 축제의 빛)으로 나뉘어 몽환적인 신비로움을 콘셉트로 한 빛·경관조명, 미디어아트 작품들이 설치된다. 서아페에서 ‘인생샷’을 건질 수 있는 기회가 가장 많은 곳도 바로 아트 빛 터널이다.
다양한 작품들로 눈 호강하고
마켓참여 작가 작품 소장 기회도
오마이걸 등 축하공연 이어지고
아이들 체험·먹거리도 풍성

◆축제는 신명…무대공연도 팡팡
자고로 축제라 하면 시끌벅적하고 신명이 나야 제맛이다. 샘머리공원에 마련되는 메인무대와 보라매공원 내 프린지무대 등에선 축제의 흥을 돋우는 공연이 끊임없이 이어진다.
[메인무대]
우선 메인무대에선 11일 오후 7시 30분 개막식이 펼쳐지는데 이에 앞서 중증 발달장애인으로 구성된 네페스 루아 오케스트라가 개막식의 문을 열고 뒤이어 청량한 감성으로 돌아온 가수 HYNN(박혜원)과 ‘좋다’, ‘들었다 놨다’, ‘꽃길만 걷게 해줄게’ 등 언제나 압도적인 감동과 새로움을 선사하는 데이브레이크, 청순하면서도 몽환적 이미지로 독특한 콘셉트를 구축한 6인조 걸그룹 오마이걸이 축하공연의 라인업을 장식한다. 축제 2일차인 12일엔 이은결 마술쇼(오후 6∼7시)와 모니카, 립제이, 허클베리 피, 노스페이스갓 등의 힙합공연(오후 8∼9시 30분)이 펼쳐진다.
또 축제 마지막날인 13일엔 양왕열밴드와 재즈보컬 양지, 국악인 김산옥의 재즈협연(오후 5시∼6시 30분)이 축제 열기를 고조시키고 뮤지컬 배우 김보경과 전설적인 락밴드 부활의 보컬로 활동했던 정동하, 깊고 풍부한 감성의 목소리로 사랑받고 있는 알리가 폐막식 축하공연으로 축제의 대미를 장식한다.
올해 메인무대 객석엔 스탠딩존과 돗자리존이 마련되고 휠체어 관람이 가능한 장애인석도 신설된다. 스탠딩존 입장권은 샘머리공원 앞 종합안내소에서 오후 4시부터 선착순 배부된다.
[프린지&버스킹무대]
프린지무대에선 축제기간 내내 다양한 장르의 공연이 줄지어 펼쳐진다. 보보스클럽 연주, 만년 하모니, 국제우호도시 초청공연, 행복한 시낭송 콜라보공연, 어울림콘서트, 행복한복지관&소리새합창단, 붐비트 브라스밴드, 판타지뷰티 퍼포먼스, 안재근 스토리서커스, 드로잉콘서트, 드로잉서커스, 그라나다 퓨전국악공연 등이 준비돼 있다.
보라매공원 종합안내소 옆엔 버스킹무대도 마련된다. 무대가 필요한 청년, 동호회 등 아마추어 예술인들에게 공연의 기회를 제공하기 위함인데 예선을 거쳐 엄선된 15팀이 무대에 오른다.
무대가 아니어도 좋다. 아트마켓 관객들이 지루할 틈을 주지 않을 각종 거리공연도 축제장 곳곳에서 펼쳐진다. 버블아트, 동상퍼포먼스, 무중력인간 등 거리공연팀들이 남녀노소 누구나 즐길 수 있는 재미를 선사한다. 특히 아이들이 좋아하는 버블쇼는 서아페 단골 아티스트인 최종철 버블아티스트가 책임진다. 그저 그런 킬링타임용이 아니라 돈 내고 봐도 아깝지 않을 고퀄리티 버블쇼를 선보일 예정인데 버블쇼에 녹아 있는 재미와 감동의 스토리텔링을 염두에 두고 쇼를 관람하길 권한다.

◆내 아이를 부탁해
2024 서아페는 체험 프로그램에도 신경을 썼다. 메인무대 옆에 아이들의 상상력을 자극하는 체험존을 마련해 엄마·아빠가 아이들 걱정 없이 온전히 공연을 관람할 수 있도록 했다. 키즈카페를 그대로 옮겨놨다고 생각하면 된다.
‘예술 놀이터’를 콘셉트로 한 체험존은 아이들이 유쾌한 상상으로 문화예술을 체득할 수 있도록 채워진다. 모든 세대가 즐길 수 있는 힐링아트체험(8종, 낙서벽화·골판지아트·와이어아트·상자아트·포토그램·미술심리치료)과 어린이체험(5종, 배틀로봇·가상·증강현실·유물전시·발굴·친환경비누만들기·친환경투어기차), 목재체험(10종)을 비롯해 커피클레이 키링 만들기, 타로카드, 스포츠태스킹, 3D펜, 머그컵꾸미기, 키오스크체험 등도 운영될 예정이다.
◆아티스트의 꿈이 영근다
2024 서아페엔 주연 같은 조연 프로그램도 즐비하다. 우선 12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4시까지 아트 사생대회가 열린다. 전국 유치원생과 초·중·고 학생이 대상이고 참가종목은 풍경(한국화·수채화), 발상과표현(디자인) 등이다. 11일 사전접수가 마감되지만 당일 현장 접수도 가능하다. 당일 현장에서 도화지만 배부되니 화구·화판·돗자리 등은 각자 준비해야 한다. 한국미술협회 대전시지회가 주관한다.
같은 날 오후 3시엔 메인무대에서 ‘서아페 밴드 경연대회’가 열린다. 음악활동을 하는 밴드 동아리를 대상으로 한다. 4일까지 신청서와 연주활동 영상을 첨부해 접수하면 7일 결과가 발표되고 본선 진출팀들은 12일 행사장에서 공연을 펼칠 수 있다. 13일 오후 1시엔 ‘서아페 댄스 경연대회’가 메인무대에서 펼쳐진다. 예선은 밴드 경연대회와 같은 일정·방식으로 진행되고 본선 진출팀은 13일 행사장에서 공연을 펼치게 된다.
◆금강산도 식후경
축제에 먹거리가 빠질 수 없다. 우선 샘머리공원과 보라매공원이 만나는 서구청네거리∼경찰청네거리 300m 구간엔 먹거리존이 마련된다. 24개 업체가 한식, 패스트푸드, 음료, 간편식 등 다양한 메뉴를 준비한다. 아트마켓 맞은편(샘머리119센터 앞)과 서구청 주차장에선 푸드트럭(22개)이 생맥주와 치킨·닭강정·꼬치·큐브스테이크·튀김 등 간식을 제공한다. 올해엔 더 많은 관람객이 축제장을 찾을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쾌적하게 음식을 즐길 수 있는 파라솔을 확대해 설치한다. 특히 서아페는 친환경축제를 지향한다. 먹거리존은 다회용기 사용으로 일회용품 배출을 줄이도록 운영된다. 올해는 먹거리존뿐만 아니라 푸드트럭까지 다회용기를 사용해 탄소중립실천에 앞장 설 예정이다.
이기준 기자 lkj@ggilbo.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