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서 '잊히지 않을 권리'에 소개된 서현이 사건에 대한 관심이 집중됐다.
도서 '잊히지 않을 권리'와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초등학교 2학년 서현이는 평수 넓은 신축 아파트에서 자랐다. 계모인 엄마는 학부모회장을 맡고 있었고, 싹싹하고 애교가 많아 아파트 주민들뿐 아니라 학교 학부모·교사들과도 친하게 지냈단다.
여기에 서현이는 모든 교과에서 100점을 맞았던 우등생이었다. 겉으로 보면 완벽한 가정이었으나, 이면엔 캄캄한 어둠이 숨어 있었다.
서현이는 계모인 엄마에게 5년 동안 고문보다 더한 학대를 받았다. 초등학교 1학년 때 몸에서 가장 단단하다는 허벅지 뼈가 두 동강이 났고, 같은 해 10월에는 양손과 발등, 정강이에 피부 이식 수술을 해야 하는 2도 화상을 입었다.
그러나 주변인들은 눈치채지 못했고, 아이는 점차 학대에 익숙해졌다. 아빠까지 계모 편을 들었기에, 아이는 그 흔한 반항조차 할 수 없었단다. 서현이는 계모의 허락이 없으면 냉장고 문도 열 수 없었고, 정수기 물도 마시지 못했다. 그렇게 통제받던 아이는 가정환경 조사서에 '부모님과 친하다', '행복하다'고 적었다.

애정도 받지 못한 채 눈치만 보며 폭력에 노출돼 무방비로 살아가던 서현이는 초등학교 2학년 때 끝내 세상을 떠났다. 인천으로의 전학이 예정된 서현이를 평소 예뻐하던 미용실 원장이 2만원을 줬는데, 그중 2300원을 헐어 젤리 과자를 사 먹었다는 이유에서였다. 계모는 "너 같은 X은 소풍 갈 자격이 없다"며 닥치는 대로 서현이를 때렸다. 그 과정에서 갈비뼈 16개가 부러졌고, 부러진 뼈가 폐를 찔렀다. 서현이를 죽음으로 내몬 직접적 사인이었다.
지난 2014년 3월, 울산지법 제3형사부(재판장 정계선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서현이 사건' 결심공판에서 검찰은 폭력의 강도, 학대의 지속성, 허위자백, 외국 판례 등에 비춰볼 때 살인에 대한 의도가 있었다며 사형을 구형으나, 4월 11일 상해치사죄를 적용해 징역 15년을 선고했다.
이후 10월 16일 2심에서 1심과는 다르게 살인죄를 적용해 징역 18년의 판결을 내렸다.
또 당시 '서현이 사건'은 사회적으로 큰 공분을 일으켰다. 이에 국회는 그제야 안홍준 새누리당(현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 2012년 9월 발의한 아동학대처벌법 제정안을 거의 1년 만에 살펴보기 시작했으며, 결국 제정안을 통과시켰다.

한편 '서현이 사건'은 공혜정 대한아동학대방지협회 대표가 쓴 '잊혀지지 않을 권리'(느린서재)에 실려있다.
그는 이 사건을 알게 된 후 이전과는 180도 달라진 시민단체 활동가의 삶을 살아가고 있다. 공 대표는 아동학대 사건의 진실을 밝히기 위해 자료를 모으고 사건의 재판을 찾아가 방청 기록을 하며, 가해자가 제대로 된 처벌을 받을 수 있도록 탄원서를 제출하는 일을 한다.
책은 지난 12년간 아동학대 사건의 참상을 알리기 위해 저자가 재판정에서 보고 듣고 정리한 자료들을 기록한 결과물이다.
종교에 빠진 엄마 탓에 사이비 종교인에게 매를 맞아 죽은 수인이, 굶어 죽은 지 6개월 만에 미라 상태로 발견된 보름이, 21일간 방치돼 굶어 죽은 주현이, 개 사료를 훔쳐 먹다 죽은 예린이, 태어날 때보다 몸무게가 덜 나갈 정도로 굶어 죽은 별리 등의 사연이 수록돼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