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권서 충남도농업기술원 양념채소연구소장

겨울이 다가오면서 김장 담그기가 한창이다. 김장은 우리나라에서 월동 전 준비하는 먹거리의 필수적인 한 부분으로 오랫동안 행해진 음식 풍습이다. 김장 담그는 방법은 지역 및 가정마다 조금은 다르겠지만 대부분 절임 배추에 마늘, 파, 생강, 고춧가루 등 양념채소와 미나리, 갓 등과 같은 향미가 있는 채소가 부재료로 이용되고, 소금·젓갈 등이 간을 맞추기 위하여 사용된다.
따라서 맛있는 김장을 만들기 위해 이용되는 대표 양념채소인 마늘, 생강, 파, 고추는 김치의 독특한 향과 매운맛으로 풍미를 더해주는 것은 물론이고, 그들이 가지고 있는 기능성 성분은 건강에 매우 유익하다고 전 세계적으로 알려져 있다.
충남도에서 마늘, 쪽파, 생강, 고추 등을 연구하고 있는 충청남도농업기술원 양념채소연구소가 분석한 논문 및 연구자료에 따르면 김장에 쓰이는 양념채소들이 우리 건강에 유익한 이유를 다음과 같이 정리할 수 있다.
우선 마늘에는 다양한 기능성분을 함유하고 있는데 그 대표적인 성분인 알리신(Allicin)은 매운맛과 함께 마늘의 독특한 향을 낸다. 이와 함께 항산화, 항염증, 항균 작용을 하며 면역력 증진과 혈액순환 개선에 도움을 준다. 또한 폴리페놀 화합물은 항산화 효과가 뛰어나 노화 방지와 심혈관 질환 예방에 효과적이다. 비타민 C와 셀레늄 등의 영양소도 풍부해 면역력을 강화해 준다.
또 다른 대표 양념채소인 생강은 특유의 알싸하고 매운맛이 나는 진저론(Gingerone), 진저롤(Gingerol), 쇼가올(Shogaol)이라는 기능성 성분을 포함하고 있다. 대표적인 성분인 진저롤과 쇼가올은 강력한 항산화 및 항염증 효과가 있어 면역력 증진과 노화 예방에 효과적이라고 알려져 있다. 그리고 생강의 폴리페놀 화합물은 세포내 활성산소를 제거하고, 혈당 조절 작용을 통해 당뇨병 예방에 효과적이다. 또한 생강 특유의 향을 내는 방향성 정유는 혈관을 확장해 혈액순환을 빠르게 하는 성분을 포함하고 있어 몸을 따뜻하게 하는 효능이 탁월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러한 생강의 유용한 성분들은 김장 발효 과정에서 유해균 억제와 유산균 증식을 돕는 역할을 한다.
쪽파는 잎과 인경에 비타민B1, B2, 나이아신, 비타민C, 단백질, 당질, 섬유질, 회분, 카로틴 등을 함유하고 있어 식품학적 가치가 우수한 양념채소다. 이밖에도 플라보노이드 성분은 면역력 강화에 도움을 주고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추어 심혈관 질환 예방에 효과적이다. 따라서 쪽파는 매운맛과 함께 독특한 향미를 내어 발효 과정에서 김치의 맛을 한층 더해주고 영양학적 가치를 높인다.
마지막으로 김장 양념에 들어가는 주재료 중 하나인 고추 또한 다양한 기능성 성분을 함유하고 있다. 그중에 대표적 성분인 캡사이신은 매운맛 성분으로 강력한 항산화 효과가 있어 활성산소로 인한 세포 손상을 막아주며 염증을 억제하는 작용을 한다. 또한 지방 연소를 촉진시켜 체중 조절에 도움을 주고 혈액순환을 개선하여 심혈관 질환 예방 효과가 있다. 매운맛 이외에도 고추는 김치에 선명한 붉은색과 독특한 향미를 더해줘 김장 양념의 필수 재료로 이용되고 있다.
우리나라의 오래된 전통 중 하나인 김장 담그기는 단순히 김치를 만들고 저장하는 의미를 넘어 가족과 이웃간의 정을 나누고 소통하는 전통문화다. 그렇지만 요즘은 번거로움과 가족 구성원의 부족으로 김장을 하지 않는 가정도 늘어나고 있어 아쉬움이 크다. 올해는 가족, 친척, 이웃과 함께 가족의 건강과 화목을 위해서 양념채소 매운맛이 듬뿍 들어간 김장 담그기를 해봄직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