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경쟁력 전망 비관적 56%, 트럼프 정부 부정적 영향 83%

내수 침체, 미국 트럼프 정부의 정책 등 안팎의 불안 요소들로 경기침체 장기화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국내 경제학자들이 비관적인 전망을 내놨다.

한국경영자총협회은 2일 국내 대학 경제학교 교수 1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최근 경제 상황과 주요 현안 조사’를 발표했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평균 1.6%로 예상됐다. 이는 정부 예측 1.8%보다 낮은 수치다.

향후 우리 경제 상황에 대한 질문에는 ‘상당 기간 성장이 정체될 것’이라는 응답이 64%로 1위를 차지했다. ‘일정 기간 하락 후 완만한 속도로 회복세가 지속될 것’이 35%로 뒤를 이었으며 ‘하락 후 가파른 성장 지속’에 답변 학자는 한 명도 없었다.

업종별 차이를 감안한 향후 우리나라의 전반적인 산업경쟁력에 대한 전망에서는 ‘비관적’이라는 응답이 56%로 가장 많았으며 ‘중립적’ 34%, ‘낙관적’ 9%를 각각 기록했다.

지난달 출범한 미국 트럼프 정부 정책이 우리 경제에 미칠 영향에 대해서는 응답자의 83%가 부정적 영향이 더 크다고 답했다.

‘미-중 갈등에 따른 반사이익, 한-미 협력 강화 등 우리 경제에 전반적으로 긍정적 영향이 더 클 것’이라는 응답은 8%에 그쳤다.

글로벌 경쟁력 제고와 저성장 극복을 위한 정책 필요성과 시급성을 평가(10점 척도)한 결과, ‘산업 구조개혁 촉진’, ‘노동시장 선진화’, ‘기업 규제 개선’은 필요하다는 응답이 90%를 넘었으며 시급성이 높다는 응답도 모두 70% 이상을 기록했다.

글로벌 경쟁력을 위해 법인세 현 최고세율(24%)은 더 낮춰야 한다는 응답이 65%로 나타났다. 다만 응답자 중 34%는 ‘중장기적으로는 더 인하하되, 당분간은 현행 수준에서 유지해야 한다’고 답했다.

법인세 최고세율을 현행 유지해야 한다는 응답은 27%, 지금보다 인상해야 한다는 응답은 8%로 나타났다.

상속세에 대해서는 현 최고세율(60%)을 낮추거나 폐지하고 자본이득세로 전환해야 한다는 응답이 76%로 나타났다.

탄핵 정국과 여야 대립 등 정치 혼란이 우리 경제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단기간 동안 부정적 영향을 줄 것이나, 중장기적으로는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는 응답이 57%로 가장 높았지만 ‘단기는 물론, 중장기적으로도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응답도 40%로 나타났다.

국가재정 운용 기조에 대해서는 ‘확대가 필요하지만, 최소한으로 해야 한다’는 응답이 40%로 가장 많았고 ‘균형 유지’ 32%, ‘재정을 대폭 확대’ 21% ‘긴축재정’ 7%로 그 뒤를 이었다.

환율에 대해서는 최저 1364원, 최고 1512원 범위 내에서 변동할 것으로 전망했다.

하상우 경제조사본부장은 “경제학자들도 지금의 경제 상황과 향후 전망을 매우 엄중하게 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자국 우선의 냉혹한 글로벌 경쟁이 격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우리 기업들이 생존하고 경제가 재도약하기 위한 정책적 지원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김형중 기자 kimhj@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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