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6 하계올림픽 후보지 전북도
충청권과 적극적 연대 구상 나서
U대회 개최 후 경기장 활용 방침
대전시 “협의 요청땐 검토 의향”

전북이 약 반세기 만의 하계올림픽 개최를 노리는 가운데 성공적인 유치의 전제로 2027년 충청권에서 열릴 하계세계대학경기(하계유니버시아드대회)가 꼽히고 있어 주목된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가장 중요하게 보는 게 바로 대회의 성공 개최 능력인데 2036년 하계올림픽 개최를 노리는 전북이 충청과의 연대를 구상하고 있다. 충청권이 하계유니버시아드대회를 위해 조성 중인 인프라를 전북에서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싶다는 뜻을 내비쳤다.
지난달 말 전북은 1988서울올림픽의 성공 경험과 탄탄한 기반 시설을 내세운 서울을 제치고 국내 후보지로 선정되는 기적을 이뤄냈다. 2023년 새만금 잼버리 파행으로 암울했던 전망 속에서 전북은 지방도시연대, 문화올림픽 전략으로 승부수를 띄웠다. 전북은 서울의 메가시티 전략과 달리 지방 분산 개최를 통한 지역 상생을 강조했다. 충청권 하계유니버시아드대회 시설의 올림픽 전환 활용은 물론 새만금 일대를 친환경 스포츠 메카로 조성하는 청사진을 제시한 게 주효했다는 평이다.
무엇보다 전북의 올림픽 개최지 선정 여부에 충청권 하계유니버시아드 대회의 성공 개최가 중요해질 전망이다. IOC가 올림픽 개최지 선정 과정에서 가장 중점적으로 보는 것은 성공 개최 능력인 까닭에서다. 특히 충청권 하계유니버시아드대회는 수도권을 벗어나 지방도시가 연대해 치른다는 점에서 전북의 올림픽 유치 청사진과 여러모로 닮은 꼴이 많다. IOC가 2036 하계올림픽 개최지를 언제 선정할지는 미지수지만 2028년 LA올림픽 1년 전인 2027년이 유력하다는 게 중론인 상황에서 충청권 하계유니버시아드대회의 성공적 개최는 전북의 올림픽 유치에 시금석이 될 가능성이 적잖다.
이 때문에 전북은 올림픽 유치를 위해 영·호남 정도에 국한했던 지방도시 연대를 충청권으로도 뻗치는 양상이다. 충청권 하계유니버시아드대회 개최 후 경기장을 올림픽에 활용을 하는 방안이 현실화하고 있어서다. 김관영 전북지사는 “현재 6개 도시와 연대를 하게 돼 있다. 충청권에서는 하계유니버시아드 대회가 열리기 때문에 경기장 건립 공사가 진행 중인데 해당 경기장을 올림픽에도 사용하자는 전략으로 경기장 신설을 최소화할 생각이다”라고 말했다.
충청권 하계유니버시아드대회 조직위원회도 긍정적인 입장이다. 경기장 활용이나 충청권 하계유니버시아드대회의 성공 개최, 전북의 올림픽 개최지 선정 과정에서 서로 윈윈(Win-Win)할 수 있다는 포석에서다.
이창섭 충청권 하계유니버시아드대회 조직위원회 부위원장은 “전북도 차원에서 충남 내포신도시의 테니스장, 충북 청주의 체조 경기장을 하계유니버시아드대회 후 올림픽에서도 활용하기 위해 접촉한 것으로 안다. 조직위에서도 김 지사를 늦어도 내달 중 직접 만나 구체적인 이야기를 나눠볼 계획이다. 일단 영·호남 지역 정서 차원에서 연대 이야기가 나오다 이제 충청권까지 확대된 것 자체에 큰 의미를 두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대전시도 전북의 이 같은 움직임을 부정적으론 보지 않는 눈치다. 대전시 관계자는 “아직까지 대전시와는 경기장 활용에 관해 요청이 오거나 한 것은 없다. 다만 전북에서 공식적으로 협의를 하자고 한다면 검토해 볼 의향이 있다”라고 밝혔다.
이준섭 기자 ljs@ggilbo.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