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맨체스터 유나이티드 SNS
사진=맨체스터 유나이티드 SNS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맨유)는 홈구장인 올드 트래포드를 철거하고, 그 자리에 새로운 경기장을 건설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구단은 지난 1910년부터 115년 동안 사용된 올드 트래포드를 대체할 새 구장을 올드 트래포드 인근에 짓기로 했다.

올드 트래포드는 지난 1910년에 건설되어 영국 축구의 상징적인 장소로 자리잡았다. 1992년 프리미어리그 창설 이후 맨유는 이곳에서 13번의 우승을 차지하며, ‘꿈의 극장’으로 불리기도 했다. 특히 1966년 잉글랜드 월드컵 우승을 이끈 바비 찰턴이 ‘꿈의 극장’이라는 별명을 붙였고, 전 세계 축구 팬들이 반드시 방문하고 싶은 스타디움으로 여겨졌다.

한국 축구와도 깊은 연관이 있다. 박지성은 지난 2005년부터 2012년까지 맨유에서 활약하며 올드 트래포드를 밟았고, 2012년 올림픽에서는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이 4강에 올라 브라질과 준결승을 치른 곳이 바로 이 경기장이었다.

하지만 현재의 올드 트래포드는 수차례의 수리에도 불구하고 노후화가 심각하다. 비가 오면 천장에서 물이 새는 등 시설 문제로 관중들에게 불편을 끼쳤고, 구장 내 식당에서는 쥐들이 돌아다닌다는 목격담도 있었다.

맨유는 이를 인식하고, 5만 명 이상의 팬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그 결과 90% 이상이 현재 경기장을 개보수해야 한다는 데 동의했으며, 그 중 52%는 구장의 재건축을 희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결국 구단은 새로운 구장을 짓기로 결정했다.

새로운 스타디움은 기존 올드 트래포드보다 훨씬 더 큰 규모로, 10만 명을 수용할 수 있는 압도적인 크기를 자랑할 예정이다. 이는 웸블리를 뛰어넘는 규모로, 영국에서 가장 큰 축구 경기장이 될 전망이다. 짐 랫클리프 맨유 공동 구단주는 "현재 경기장이 115년 동안 훌륭한 역할을 했지만, 세계 최고의 경기장으로는 부족하다"며 새로운 스타디움 건설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새 구장은 맨체스터 지역 사회에 경제적 활력을 불어넣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재개발 프로젝트가 영국 경제에 매년 약 13조 7000억 원 규모의 부가가치를 창출하고, 9만2000개의 일자리를 제공할 것으로 전망된다.

맨유는 오는 2031년까지 새로운 홈구장을 완공할 계획이다. 콘셉트 이미지에 따르면 구장에는 빗물과 태양에너지를 수집할 수 있는 캐노피가 설치되며, 200m 높이의 돛대 3개가 들어설 예정이다. 구장 가치는 약 3조 8000억 원으로 예상된다.

맨체스터 시장 앤디 버넘그레이터는 "이 프로젝트는 2012 런던 올림픽 이후 가장 큰 도시 재생 기회를 제공할 것"이라며, 올드 트래포드와 맨체스터 전체의 성장을 빠르게 이끌 수 있을 것이라 기대감을 나타냈다.

그러나 새로운 경기장 건설에는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맨유는 최근 방만한 경영으로 심각한 채무 문제에 직면해 있다. 특히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등 주요 대회에 출전하지 못하면서 수입이 급감한 상황에서, 거액을 투입해야 할 새 구장 건설이 가능한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된다.

현재 맨유는 1조 9000억 원 이상의 부채를 안고 있으며, 구단주 랫클리프는 "정부 지원 없이도 자금을 조달할 수 있다"고 주장했지만, 대출이 필요할 경우 천문학적인 이자 비용이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맨유가 새로운 구장을 무사히 완공할 수 있을지, 그리고 앞으로의 축구단 운영에 미칠 영향에 대한 우려는 여전히 남아 있다.

저작권자 © 금강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