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돈이 없다고 깐봐서 그러는지 회원들이 연락도 안 해요, 나를 깐보는 거야? 왜 모른 척 외면하고 그래.’
나를 섭섭하게 대하거나 나에 대한 태도가 갑자기 싸늘해지거나 하면 흔히 ‘깐보다’라는 표현을 쓰고는 한다. 그러나 여기서 사용하는 ‘깐보다’는 ‘깔보다’의 잘못된 사용이다. ‘깐보다’는 엄연히 다른 뜻이 있으므로 달리 사용해야 한다.
‘깐보다’는 ‘어떤 형편이나 기회에 대하여 마음속으로 가늠하다. 또는 속을 떠보다.’의 뜻이다. 따라서 ‘얕잡아 보다’를 뜻하는 ‘깔보다’와는 구분해야 한다.
‘깐보다’는 ‘저 사람이 제안하는 사업이 과연 가능성이 있는 것인지 아니면 사기인지 잘 깐본 다음 결정하시오.’ ‘장난하는 건지 슬쩍 깐보더니 함께 사업하자고 제안했죠.’처럼 사용하면 된다. ‘깔보다’는 흔히 쓰는 것처럼 ‘나를 깔보는 것도 아니고 부하 직원들 앞에서 어떻게 그런 말을 할 수 있습니까?’처럼 쓰면 된다.
더러 ‘깐보다’ 대신 ‘간보다’라는 말을 사용하는 사람도 있다. 그러나 ‘간보다’라는 말은 사전에 없다.
‘간’은 ‘음식물에 짠맛을 내는 물질. 소금, 간장, 된장 따위를 통틀어 이르거나 음식물의 짠 정도’를 뜻하므로 음식이 싱거운지 어떤지를 알아보는 것은 ‘간을 보다’라고 해야 바른말이다. 그러므로 사람 속을 떠보는 등의 행동을 할 때는 ‘간보다’가 아니고, 반드시 ‘깐보다’가 바른말임을 기억해야 한다.
내일이 대통령선거 투표일이다. 어느 후보를 택해야 나라에 도움이 될지를 충분히 깐본 다음 투표장에서 소중한 한 표를 행사하자. <본사 상무/충남본부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