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세연 대전 도입 기본구상 연구
하천 자전거도로·간선도로 연계
통행시간 기존의 평균 44% 단축
트램 정거장과 주거지·상업시설
이어주는 연결망 역할 수행 가능

▲ 사진=챗GPT 제작

대전시민이 자전거 이용 중 가장 자주 토로하는 불만은 ‘자주 끊긴다’는 것이다. 자전거도로가 있더라도 단절되고 보행자와 섞여 혼잡하며 오르막이 많아 주행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특히 자전거를 일상적인 교통수단으로 사용하는 시민들은 자전거 고속도로의 필요성을 강하게 느낀다.

최근 발표된 대전세종연구원의 연구보고서 ‘대전광역시 자전거 고속도로 도입을 위한 기본구상 연구’가 주목받고 있다. 자전거 고속도로는 자동차 도로처럼 끊김 없는 연속성 중심 경로를 바탕으로 주거·업무·교육 등 도시 기능을 연결하는 최상위 자전거도로 네트워크다. 보고서에 따르면 이 네트워크는 기존의 저속·혼합형 자전거도로와는 달리 보행자와 자동차로부터 물리적으로 분리돼야 하고 차량 교통량, 오르막 경사, 교차로 구조 등도 자전거 이용자 중심으로 설계돼야 한다.

보고서는 경로 선택 요인을 분석한 로지스틱 모형을 바탕으로 도로 단절 최소화, 보행자와의 상충 회피, 오르막 완화, 교통량 저감, 보관시설 확보 등 6대 조건을 만족시키는 노선을 자전거 고속도로망으로 제시했다. 이와 함께 대전의 하천 자전거도로와 간선도로망을 연계한 기본구상(안)도 내놨다. 효과 분석도 긍정적이다. 보고서는 자전거 고속도로 루트를 이용할 경우 기존 자전거도로보다 평균 44%의 통행시간이 줄어들고 대전 전역에 고속도로망이 완성되면 전체 통행시간이 34% 줄 것으로 내다봤다. 도심 교통혼잡 해소, 대중교통 보완, 탄소배출 저감 등 부가적인 사회경제적 효과도 기대됨은 물론이다.

더욱이 대전은 트램 도시로의 도약을 준비 중이다. 무엇보다 자전거 고속도로는 트램 정거장과 주요 주거지·업무지구를 이어주는 연결망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가능성에 주목하게 된다. 도보로는 멀고 차량 이용은 과도한 구간을 자전거가 메우며 트램과 유기적으로 연계된 자전거망은 도시 내 교통 혼잡 완화, 대중교통 보완, 기후위기 대응이라는 세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는 해법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재영 대전세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대전은 자전거 고속도로망 구축을 통해 도심 내 이동 편의성을 크게 향상시킬 수 있는 도시다. 하천 중심의 자전거도로와 간선도로망을 연결해 효율적인 자전거 교통망을 구축해야 한다”라고 조언했다.

자전거 고속도로 도입 필요성에 대한 공감대가 커지는 가운데 대전시는 연구 결과를 반영, 중·장기 계획 수립에 나설 방침이다. 시 관계자는 “시 차원의 구체적인 검토는 아직 시작되지 않았지만 현재 하천을 활용한 자전거 도로 계획이 논의 중이고 향후 자전거 활성화 종합계획을 세울 때 이 연구를 잘 참고하겠다”라고 밝혔다.

이준섭 기자 ljs@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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