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화학연구원은 전현열·김효정 박사, 박성배 선임연구원 연구팀과 인하대 오동엽 교수·서강대 박제영 교수 공동 연구팀은 해양에서 1년 안에 92% 이상 생분해되면서도 나일론 수준의 강도와 유연성을 유지하는 ‘폴리에스터-아마이드(PEA)’ 고분자를 개발했다고 27일 밝혔다.
연구팀은 생분해를 촉진하는 에스터(ester), 질긴 특성을 갖는 아마이드(amide)를 최적의 비율로 결합한 PEA 고분자를 개발해 높은 분해성과 내구성을 동시에 확보했다.
특히 PEA 고분자는 아마이드, 에스터의 결합 구조를 각각 가지고 있어 기존에는 화학 반응을 돕는 독성 유기용매가 필요하다고 여겨졌지만 연구팀은 대형 반응기(10L 규모)에서 유기용매 없이 직접 중합하는 공정을 개발하여 PEA를 산업적 규모(4㎏)로 생산해냈다. 이 공정은 기존 폴리에스터 생산 설비를 조금만 수정하면 활용할 수 있어 산업적 확장성도 뛰어나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생산한 PEA를 포항 앞바다에 1년간 담가 실험한 결과, 최대 92.1%까지 생분해됐다. 이는 PLA (0.1%), PBS (35.9%), PBAT (21.1%) 등 기존 생분해성 플라스틱보다 높은 분해율이다.
잡아당길 때 견디는 인장 강도는 최대 110메가파스칼(MPa) 이상으로 나일론 6 및 PET보다 우수했다. 연구팀은 실제로 PEA로 만든 실 한가닥이 10㎏의 물체를 들어올려도 끊어지지 않는 실험도 거쳤다. 옷감으로 제작하면 150도 다림질에도 견딜 정도의 내열성을 갖췄다고 연구팀은 덧붙였다.
이영국 원장은 “이번 기술은 기존 엔지니어링 플라스틱의 물성을 갖는 생분해성 고분자의 실질적인 산업화를 앞당길 수 있는 전환점으로, 해양 쓰레기 문제 해결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재영 기자 now@ggilbo.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