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리 가본 유성온천문화축제]

30번째 봄, 온천수처럼 따뜻한 축제 
도심 물총싸움부터 장미 족욕까지 
낮과 밤 모두 반짝이는 사흘 만든다

4월의 마지막 날 대전 유성구 온천로. 맑은 햇살 아래 거리는 이미 축제의 옷을 입고 있었다. 분주히 움직이는 손길들 사이로 스치는 바람마저 들뜬 표정이었다. 2일부터 4일까지 열리는 제30회 유성온천문화축제를 앞두고 그 현장을 미리 둘러봤다.

광장 한편에는 야외 온천수영장과 가족용 돔 수영장이 모습을 드러냈고 거리에는 온천수 물총 스플래쉬를 위한 대형 워터게이트가 우뚝 서 있었다. 매일 오후 3시 신나는 음악과 함께 시원한 온천수가 쏟아지며 축제의 열기를 끌어올린다. 도심 한복판에서 온천수로 물총싸움을 벌이는 이색적인 풍경은 오직 유성에서만 가능한 장면이다. 아이부터 어른까지 누구나 그 물줄기 속에서 잠시 일상을 내려놓고 웃을 수 있다.

30일 제30회 유성온천문화축제 준비 현장을 찾은 시민들이 족욕 체험을 하고 있다. 이준섭 기자
30일 제30회 유성온천문화축제 준비 현장을 찾은 시민들이 족욕 체험을 하고 있다. 이준섭 기자

올해 축제는 온천수 체험의 깊이를 더했다. 족욕 테마 열차를 타면 아로마 오일이 은은하게 스며든 족욕을 즐길 수 있고 와인이 더해진 따뜻한 물은 잠시 마음까지 녹여낸다. 곳곳에 자리한 야외 족욕장에서는 장미와 허브 향이 흘러나오고 봄 햇살이 그 온기를 완성한다. 물에 담근 발보다 더 깊숙이 지친 일상이 잠시 씻겨 내려간다.

둘째 날 밤을 수놓을 대규모 거리 퍼레이드도 기대를 모은다. 대형 학 마리오네트와 플래시몹 댄스팀이 유성온천 30년의 이야기를 거리 위 무대로 펼쳐낸다. 힙합 아티스트 원슈타인과 던밀스는 DJ파티 무대에서 유성의 밤을 뜨겁게 달굴 준비를 마쳤다. ‘이번 무대는 다르다’는 말이 절로 나올 만큼 현장엔 벌써부터 축제의 진동이 감지된다.

아이들을 위한 프로그램도 한층 풍성하다. 인기 캐릭터 티니핑과의 포토타임, 어린이 공연, 과학 체험존과 재활용 체험존은 어린이날을 기다리는 가족 단위 방문객들에게 반가운 선물이 될 것이다. 축제의 낮이 가족의 웃음으로 채워진다면 밤은 환희와 감탄으로 이어진다. 개막일 저녁 700대의 드론이 갑천 밤하늘을 수놓고 이어지는 불꽃놀이가 유성의 봄밤을 화려하게 물들인다. 폐막식에는 메타버스 가상현실(VR) 퍼포먼스와 팝페라 공연이 어우러져 3일간의 축제를 아름답게 마무리한다.

▲ 30일 제30회 유성온천문화축제 준비 현장을 찾은 정용래 청장(왼쪽)이 시민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이준섭 기자
30일 제30회 유성온천문화축제 준비 현장을 찾은 시민들이 온천수로 물총싸움을 즐기고 있다. 이준섭 기자
30일 제30회 유성온천문화축제 준비 현장을 찾은 시민들이 온천수로 물총싸움을 즐기고 있다. 이준섭 기자

올해는 ‘친환경’이라는 약속도 더했다. 푸드존에는 전면 다회용기가 도입됐고 15대의 푸드트럭이 들어설 숲속 힐링존은 맛있는 음식과 여유로운 쉼을 동시에 전한다. 푸릇한 그늘 아래에서 먹고, 걷고, 머무는 것만으로도 작은 회복이 될 수 있다. 정용래 청장은 “가정의 달을 맞아 남녀노소 누구나 함께 어울릴 수 있는 축제를 준비했다. 온천수처럼 따뜻하고 유쾌한 기억을 유성에서 가져가시길 바란다”라고 권했다.

5월의 햇살, 온천의 온기, 거리의 웃음이 어우러진 곳. 유성온천문화축제는 올해도 어김없이 30년의 시간이 빚어낸 봄의 축제를 사람들에게 선물할 준비를 마쳤다.

이준섭 기자 ljs@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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