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리버풀의 아카데미를 거쳐 성인 프로 무대에서 리버풀에 수많은 영광을 남겨준 '로컬보이' 아놀드의 이적이 공식화 됐다.
아놀드의 삶은 리버풀 그 자체로 볼 수 있다. 리버풀에서 태어나 리버풀 유소년 아카데미를 겨쳐 프로에 데뷔했다.

▲리버풀 출신의 리버풀 선수에게 리버풀이란?
특히 아놀드는 "지난 2005년 이스탄불의 기적 이후 빅 이어를 들고 리버풀로 돌아온 선수들의 퍼레이드 버스를 바로 집 현관 앞거리에서 보았다"라고 전했다. 그리고 시간이 흘러 14년 뒤 아놀드는 "안필드의 기적을 만들며 빅 이어를 들고 리버풀로 돌아와 퍼레이드 버스 위에서 집 앞 현관 너머를 바라보았다"라고 한다. 그는 "그 순간 감정이 벅차올라 주위를 둘러보는데 수백, 수천 명의 팬들이 열광하는 게 보였고 그때의 감정을 표현할 수 있는 단어는 결코 없다"라고 말했다.
지난 2018년 아놀드는 리버풀 공식 웹사이트와의 인터뷰에서 "안필드에 영원히 남는 것이 꿈"이라고 밝힌 바가 있으며, 지난 2019년 마드리드에서의 챔피언스리그 우승 후 "저는 리버풀 출신의 평범한 소년일 뿐이고, 이제 막 꿈이 이루어졌다"라고 말했으며 '커리어 내내 리버풀에 남고 싶으냐?'는 질문에 아놀드는 망설임 없이 "그렇다"라고 답했다.
무엇보다 아놀드는 "자신을 다른 구단에서 영입하려면 게임에서나 할 수 밖에 없다"라고 전하며 팀에 애정을 드러냈다.

▲아놀드의 등번호
아놀드는 리버풀에서 흔치않은 등번호 66번을 쓰고 있다. 이는 아놀드가 처음 1군에 들어왔을 때 받을 수 있는 번호가 높은 숫자라 66번을 했는데, 그냥 별 신경을 안 써서 번호를 안 바꾸고 있다고 한다. 계속 66번을 입을 거냐는 인터뷰에, 바뀔수도 있지라는 식으로 특별히 애착이 가거나 다른 번호를 원하거나 하진 않다는 뉘앙스를 보였다.
아놀드가 리버풀에서 9년간 뛰어난 활약을 보임으로 66번이라는 등번호는 은근히 알렉산더아놀드의 상징처럼 돼버렸다.
▲ 리버풀 부주장
지난 2023년 8월 아놀드는 리버풀의 부주장으로 임명됐다. '리버풀의 로컬보이'로 항상 리버풀의 주장이 꿈이라고 말했던 아놀드가 부주장으로 임명되는 것은 당연한 수순이다.

▲아놀드의 커리어
아놀드는 리버풀에서 많은 트로피를 들며 놀라운 커리어 경력을 쌓았다.
프리미어 리그: 2019-20, 2024-2025
FA컵: 2021-22
EFL컵: 2021-22, 2023-24
FA커뮤니티 실드: 2022
UEFA 챔피언스 리그: 2018-19
UEFA 슈퍼컵: 2019
FIFA 클럽 월드컵: 2019
아놀드는 수비수임에도 불구하고 공격포인트가 이미 100개를 넘었으며, 프리미어 리그 단일 시즌 수비수 최다 어시스트 13개, 프리미어 리그 수비수 통산 최다 어시스트를 기록하며 뛰어난 기량을 보이고 있다.
아직 그의 나이는 만 26세로 전성기 나이에 진입할 시기다.

▲아놀드의 이적설과 리버풀에 드러난 애정
아놀드의 레알마드리드 이적설이 본격적으로 드러난 것은 지난해 여름이다. 이는 아놀드의 계약 기간이 1년 밖에 남지 않았다는 점과 더불어 레알마드리드의 풀백 수비수 세대 교체가 필요했기 때문이다.
지난해 9월 진행된 인터뷰에서 아놀드는 계약 진행은 모두 비공개로 진행될 것이며 항상 리버풀의 주장이 되고 싶은 게 초점이자 목표라고 답했다.
하지만 안필드에서 열린 본머스전 승리 후 아놀드는 "올해는 리버풀 선수로 남고 싶습니다"라고 답했고, 이 발언에 리버풀팬들이 아놀드가 정말 레알 마드리드로 가는 것이 아닌가? 신경이 곤두설 수밖에 없었다.
이에 따라 아놀드의 이적사가는 더 복잡해졌다.

하지만, 이 발언도 단지 아놀드의 야망을 말한 것일 뿐 레알 마드리드와의 이적에 대한 발언은 아니었다.
아놀드는 리버풀에 애정을 드러내는 듯 긍정적인 신호를 보냈다.
아놀드는 앞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의 OT원정경기에서 비록 오프사이드로 골이 취소됐지만, 골이 들어간 직후 카메라에 바로 키스를 하는 세레모니를 했다.
이 세레모니는 리버풀 레전드 스티븐 제라드가 2008-09시즌, 2013-14시즌 맨유 OT 원정에서 골을 넣고 펼쳐서 더욱 리버풀 팬들에게는 각별한 세레모니이다.
지난해 12월 아놀드는 웨스트햄 원정 경기에서 득점을 한 후 손가락 제스처를 했고, 이는 당시 스페인 언론의 아놀드의 무분별한 이적설 제기에 대한 응답으로 보였다.

하지만 지난 1월 레알마드리드가 리버풀에 아놀드 이적을 위해 1500만 유로(235억) 오퍼를 제기했고, 그 다음에 열린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전에서 끔찍한 경기력을 보여주며 팬들의 많은 비판을 받았다.
특히 맨유의 레전드 로이킨은 "그가 레알 마드리도로 가는 것에 대해 얘기하는데, 트랜미어 로버스가 이렇게 플레이하는 것과 비슷하다"라며 아놀드의 플레이를 비판했다.
현지팬들 또한 2번째 골 실점 직후 아놀드에 "리버풀에 남기 싫으면 나가"라는 비판적인 챈트를 불렀고 아놀드는 교체 직후 침울한 표정으로 그라운드를 나갔다.
아놀드의 이적설은 다시 잠잠해졌고, 지난 2월 리버풀 레전드 제라드는 아놀드의 계약 관련에 대한 침묵적인 태도에 "리버풀 팬들은 아놀드를 사랑하며, 그들에게 전부다. 리버풀은 아놀드의 마음에 있으며, 머릿속에 든 것은 잊어야 한다. 아놀드에게 어디서 왔는지 누가 (아놀드)를 만들었는지 기억하라. 리버풀은 너의 팀"이라며 조언했다.

지난 3월 아놀드의 이적 사가에 대한 방향이 잡혔다. 바로 '레알마드리드 이적'이다. 온스테인은 "레알마드리드가 지난 2년간 알렉산더 아놀드를 주시해 왔으며, 올해 1월부터 아놀드 영입을 위해 설득 작업을 벌였다"라고 전했다.
로마노는 "우선 레알마드리드는 지난겨울 이적시장에 아놀드에 1800~2500만 유로를 제시했지만, 리버풀은 즉시 거절했다"라고 말했다.
이어 "레알마드리드가 협상 첫날에 아놀드에게 자신들의 조건에 따라야 한다는 의사를 밝히며, 이에 대해 거절한다면 리버풀과 재계약하라고 했지만 아놀드는 즉각 수락했다"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아놀드가 받는 주급은 레알마드리드의 정책 범위 내에 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음바페, 비니시우스 등 슈타스타급 급여가 아니다"라고 했다.
리버풀 관련해서 공신력이 가장 높은 기자로 불리는 로마노, 온스테인, 폴조이스가 동시에 아놀드의 레알마드리드 이적을 보도했기에 아놀드의 레알마드리드 이적 가능성은 99%로 윤곽이 잡혔다.
3월을 기점으로 아놀드의 재계약 관련 소식은 거의 없어졌고, 언제 아놀드가 이적을 발표하느냐에 많은 시선이 쏠렸다.

그러다 지난달 레스터 시티와의 원정경기에서 아놀드는 골을 넣고, 상의 탈의 세레머니를 하며 다시 한번 리버풀 팬들에게 애정을 드러냈다.
지난달 28일 리버풀은 토트넘에 5대1로 승리하며 리그 우승을 확정졌다.
아놀드가 재계약을 발표하려고 했으면, 가장 완벽한 상황이었지만 아놀드의 반응은 '침묵'이었다.
그러다 5월 5일 어린이날, 리버풀 팬들에게 충격적인 소식이 들려온다.

▲ 아놀드 이적 공식 성명 발표
지난 5일 아놀드는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리버풀에서 20년 만에 이제 시즌 말에 떠나는 것을 확인해야 할 때, 이것은 내 인생에서 가장 어려운 결정이다. 많은 분들이 궁금해하시거나 아직 말하지 못해 좌절하셨다는 것을 알고 있지만, 항상 20호를 확보하고 있는 팀의 최선의 이익에 집중하고자 하는 의도였다"라고 전했다.
이어 "이 클럽은 20년 동안 내 인생 전체 - 내 세상 전부이다. 아카데미에서부터 지금까지, 동아리 내외부 모두에게서 느꼈던 응원과 사랑은 영원히 나와 함께 할 것이다. 나는 너희 모두에게 영원히 빚을 지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아놀드는 "나는 다른 것을 알지 못했고, 이 결정은 새로운 도전을 경험하고, 편안한 공간에서 벗어나 전문적으로나 개인적으로나 나를 밀어붙이는 것이다. 이 클럽에 있었던 모든 하루하루를 바쳤고, 당신이 여기 있는 동안 당신에게 돌려준 것 같았으면 좋겠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지난 20년 동안 나의 코치, 나의 매니저, 나의 팀원들, 스태프 그리고 우리의 놀라운 서포터들 모두에게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나는 이곳에서 내 꿈을 꿔 살 만큼 축복을 받았고, 나는 결코 여러분과 함께 살아온 행운으로써 특별한 순간을 당연하게 생각하지 않을 것입니다. 이 클럽에 대한 나의 사랑은 절대 죽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리버풀 레전드 캐러거의 반응
아놀드의 성명에 캐러거는 "이번 성명으로 아놀드가 리버풀에 완전히 헌신했을 때 누렸던 리버풀 팬들의 무조건적 지지는 사라졌다. 최고의 클럽에서는 이렇게 돼야 한다. 리버풀 아카데미 출신의 최고의 선수가 이러한 이적을 결심할 때, 지역 팬들 사이에 '우리 선수'가 스스로 거리를 두려고 하거나, 자신에게 더 크고 나은 무대가 있다고 생각한다는 씁쓸함과 서운함이 자연스레 생긴다"라고 했다.
리버풀에 많은 트로피를 안겨준 아놀드의 새로운 도전을 응원해야 한다는 말에 대해 캐러거의 반응은 어떨까?
캐러거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전성기 시절의 긱스와 스콜스가 레알 마드리드로 떠난다면 기꺼이 박수로 보내줬을까? 첼시의 존테리가 무리뉴를 따라 스페인으로 이적한다면? 아스날팬들이 부카요 사카가 '어릴 적 꿈이었던 베르나베우에서 뛰고 싶다'라고 말한다면 받아들일 수 있을까?"라는 질문을 한다.
여러분들은 어떻게 답할 것인가?
캐러거는 "그런 일은 절대 없을 것"이라고 답한다. 그는 "그 점이 바로 핵심"이라며 "다른 유니폼을 입는 건 상상조차 해본 적 없다라는 생각을 들게 하는 선수에 팬들의 애정은 배가 된다"라고 했다.

▲ 아놀드의 다음 행선지(=레알마드리드)
아놀드의 다음 행선지는 레알마드리드가 거의 확실시 된다. 다음 행선지 발표 또한 시간 문제이며, 합류 시점이 관건이다.
지난 7일 BBC는 "아놀드는 리버풀과 6월 30일 계약이 만료되면 자유계약선수(FA) 신분으로 레알 마드리드에 합류할 예정이다. 그러나 레알 마드리드는 아놀드의 조기 합류를 위해 이적료를 지불할 것으로 보인다"라고 보도했다.
이어 "레알 마드리드가 6월 14일부터 열릴 국제축구연맹(FIFA) 클럽월드컵에서 아놀드와 호흡을 맞추고 싶어하기 때문이다"라고 덧붙였다.
알려진 바로 레알 마드리드는 리버풀에 85만 파운드(약 16억 원)를 지불하고 아놀드와 계약을 조기에 해지할 것을 고려하고 있다. 기존 주전 오른쪽 풀백 다니 카르바할(스페인)의 몸 상태가 좋지 않고, 루카스 바스케스(스페인)의 이적이 유력한 사정까지 겹쳤기 때문이다.
또한 BBC는 "당사자(레알 마드리드-리버풀)들 사이의 토론이 우호적으로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라고 보도했다.
하지만 TJCOPE의 생각은 다르다. 이 매체는 "리버풀은 아놀드를 공짜로 잃은 것에 매우 화가 났다. 그들은 그가 클럽 월드컵에 출전한느 것을 쉽게 많들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 불편한 관계(아놀드-리버풀 팬)
앞으로 남은 리그 3경기와 리그 퍼레이드에서의 아놀드와 리버풀 팬들의 불편한 관계는 어떻게 이루어질까? 레전드로 떠날 것인지? 오언, 맥매너만과 같은 배신자로 불릴 것인지? 앞으로의 아놀드의 행적에 많은 관심이 쏠린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