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롯데전 헤드샷 논란, 선수 안전·팬 문화 함께 돌아볼 때

사진= KT위즈 인스타그램
사진= KT위즈 인스타그램

KT위즈와 롯데자이언츠의 경기에서 나온 한 경기 두번의 헤드샷 사건으로 인해 롯데팬들이 분노하고 있다.

지난 11일 롯데는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2025 신한SOL뱅크 KBO리그에서 KT 위즈와의 더블헤더 1, 2차전 경기에서 1차전은 6-1로 대승했고 2차전은 1-1 무승부를 거뒀다.

롯데팬들이 분노한 장면은 2차전에서 벌어졌다. 

4회 초 2사 1,2루에서 KT 선발 오원석의 130km 슬라이더에 머리 뒷부분을 맞고 쓰러졌다. 한동안 일어나지 못했고 양 팀 선수단과 관계자들이 모두 나와 그의 상태를 살폈고, 결국 그라운드에 구급차가 들어와 이호준을 싣고 인근 병원으로 향했다.

다행히 이호준은 엑스레이와 CT검진 결과  이상이 없다는 진단이 내려졌지만 구단은 추후 상태를 지속적으로 체크할 예정이다.

7회 초 2사 만루에서도 유강남이 머리쪽으로 오는 원상현의 시속 148km 직구를 간신히 피했다. 유강남은 경고하듯 원상현을 한동안 바라봤다. 

다만, 원상현이 이 위기를 벗어났고 세레모니를 하며 다시 경기 분위기는 점점 무거워졌다.

하지만 8회 초에 KT손동현의 포크볼에 손성빈이 또 머리를 맞고 쓰러졌다. 구급차가 다시 그라운드에 들어왔지만 손성빈은 일단 큰 충격없이 일어났고 주루플레이까지 소화했다. 

이 장면에서도 손동현의 얼굴 표정에서 많은 롯데 팬들이 분노할 수 있는 장면이 드러났다.

사진= 롯데 자이언츠 인스타그램

경기 후 롯데 팬들의 분노는 쉽게 가라않지 않았다. 현장에서 일부 KT팬들이 이호준의 헤드샷 당시 투수 오원석을 연호하는 광경을 연출하며 논란의 여지를 남겼다.

이 장면의 경우, 타자가 투수의 공에 헤드샷으로 선수가 쓰러진 상황에서 투수를 연호한다는 장면은 눈쌀을 찌푸릴 수 밖에 없다. 

당시 KT 응원단장이 먼저 이호준을 연호하며 응원을 했으나, 그 후에 일부 팬들의 오원석 연호하며 롯데팬들의 분노가 번진 것이다.

이 후 2번의 사태가 연달아 터졌고, 롯데팬들의 분노는 더 커져만 갔다. 

사진= 롯데 자이언츠 인스타그램

3번의 위험 상황, 당연히 KT 투수들의 잘못이 맞다. 롯데팬들은 이에 대해 충분히 화낼 수 있다.

앞서 지난달 29일에도 롯데는 유격수 전민재가 키움 히어로즈전에서 얼굴에 공을 맞는 일이 벌어진 바 있다. 당시 리그 전체 타율 1위를 달리던 전민재는 큰 부상은 아니었으나 안정을 위해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됐다.

경기 후 KT 고참선수들이 롯데 덕아웃에 찾아가 사과를 했으며, 원상현 또한 롯데 선수단에 사과를 했다. 이에 전준우는 원상현을 포옹하며 답했다.

경기 후 롯데 공식 SNS및 KBO 유튜브 공식 채널에는 "한 경기에 두 명이 헤드샷을 맞았는데 벤치클리어링도 없고 뭐하는 거냐", "헤드샷 규정을 바꾸어야 한다", "롯데 고참 선수들은 왜 조용히 있었던 것이냐" 등 분노를 목소리를 높였다.

일부 팬들은 분노를 참지 못해 SNS에 "KT야 롯데 홈에서 보자. 전석 롯데팬으로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KT팬 올 생각 하지마라. 맥주캔 날라간다" 등 선을 넘는 발언을 이어가고 있다.

또한 선수들의 SNS에 찾아가 악플을 다는 등의 행위를 보이고 있다.

이 여파 때문인지, 원상현은 자신의 인스타그램 계정을 폐쇄했다.

사진= KT위즈
사진= KT위즈

앞서 악플로 많은 선수들이 정신적으로 고통을 호소한 바 있다. 예로 KT 강백호가 악플로 인해 공황장애를 앓는 등 정신적인 문제로 상당히 힘들어 했다. 선수들의 잘못에 대해 비판은 할 수 있다고 보지만, 비판의 강도는 어디까지나 선을 지켜야 하며 인격을 향한 공격은 결코 정당화될 수 없다.

오원석, 원상현, 손동현 등은 아직 젊은 선수들이며, 앞으로 한국 야구를 이끌어갈 중요한 투수들이다. 이들의 실수나 부진에 대해 팬들이 비판할 수 있는 권리는 분명히 있지만, 인격을 공격하거나 선을 넘는 발언은 자제해야 한다. 비판과 비난은 분명 다르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

이들 또한 앞으로 남은 경기에서 행동에 주의를 표할 필요가 있으며, 다음 KT위즈의 사직 원정에서 다시 한번 롯데 선수단에 정중한 예를 보이며 '항상 최선의 플레이'를 위해 노력해야 할 것이다.

신본기의 은퇴식에서 신본기가 "KT와 롯데의 한국시리즈 경기를 중계하고 싶다"라는 소망과 이루어질 수 있도록 KT와 롯데 모두 앞으로의 '멋진 야구'를 기대한다.

저작권자 © 금강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