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제조업 국내총생산(GDP)이 미국과 중국의 수요 의존도가 높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이에 따라 미중 무역 갈등에 대한 피해가 클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21일 한국경영자총협회가 발표한 ‘우리 제조업 국내 및 해외 수요 의존도 현황과 시사점’에 따르면 지난 2023년 기준 대한민국 제조업 GDP(4838억 달러)는 2000년(1612억 달러)에 비해 3배 증가했으며 세계 순위도 8위에서 6위로 상승했다. 국가별로는 2000년 당시 세계 제조업 GDP 1위(27.1%)를 차지했던 미국이 2023년 2위(17%)로 하락한 반면, 중국은 2000년 4위(6.3%)에서 세계 1위(27.1%) 국가로 올라섰다. 일본은 동기간 2위(16.2%)에서 3위(6.1%)로 하락했다.

다만 2023년 우리 제조업 GDP의 41.6%(2014억 달러)는 국내 수요로, 58.4%(2,824억 달러)는 해외 수요인 것으로 집계됐다.

2000년에 비해 2023년 우리 제조업 GDP 국내 수요 의존도는 감소(47.3%→41.6%)하고 해외 수요 의존도는 증가(52.7%→58.4%)했다. 해외 수요가 우리 제조업 생산에 미치는 영향력이 더 커졌다는 의미다.

2023년 우리 제조업 GDP의 국가별 수요 의존도는 미국(13.7%)이 가장 높았고 중국(10.8%)과 일본(2.6%)이 뒤를 이었다. 다만 2000년 대비 2023년 우리 제조업 GDP의 미국 수요 의존도는 감소(14.8%→13.7%)한 반면 중국 수요 의존도는 2배 이상 증가(4.8%→10.8%)했다. 특히 우리 제조업 GDP의 미·중 수요 의존도는 24.5%로 주요 제조업 경쟁국(일본 17.5%, 독일 15.8%)보다 높았다.

이외에도 제조업 GDP 해외 수요 의존도가 국내 수요보다 더 높은 우리나라, 독일과 달리, 미국, 중국, 일본은 제조업 GDP의 자국 내 수요 의존도가 더 높았다. 미국(75.9%)과 중국(70.1%) 제조업 GDP의 자국 내 수요 의존도는 70%를 넘었고, 일본(59.4%)도 절반을 상회했다.

하상우 경제조사본부장은 “최근 미국의 관세 정책과 글로벌 통상환경 악화로 해외 수요 의존도, 특히 미ㆍ중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우리 제조업의 어려움이 더욱 커지고 있다”며 “제조업 뒷받침 없이는 우리 경제의 재도약을 기대할 수 없는 만큼, 제조업 경쟁력을 제고하기 위한 정부와 정치권의 적극적인 지원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이재영 기자 now@gg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