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훈 작가·국제펜한국본부 대전시위원회장

불행한 탄핵 사태 속에서 내일 6월 3일, 치러지는 대통령 선거, 이제 하룻밤만 자면 다가온다. 그러나 필자는 적임자를 아직 정하지 못하고 있다. 후보 중 그 누가 대통령이 당선되어 출범을 한다 해도 지금 보다도 더 불안해질 것 같기 때문이다. 국민들 중에는 필자처럼 어느 후보가 대통령이 되어도 세상이 가라앉지 않을 거라고들 걱정하는 이들이 많다. 나라가 염려스러운 건 지금이나 마찬가지일거란다. 정책은 없고 권력만을 장악하려는 후보들 만 보이기 때문이다. 국민에게 줄 비전은 없고 패당 정치만 난무하기 때문이다. 극단적인 좌우 이념만이 대립되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여론에 가장 앞서고 있는 기호 1번이 대통령이 된다는 가상 시나리오를 세워 본다. 그러나 그는 사법 리스크가 크다. 대법원으로부터 유죄가 확정된 후보다. 그는 지금 네 재판에 연류 되어 있다. 게다가 형수에게 쌍욕을 하고. 모 여배우에게 총각행세를 해 사회적 문제를 제기했었다. 배우자와 아들도 결코 자유롭지 못하다. 더 가슴이 서늘해지는 건 그의 사법재판과 연류 되어 의문사한 이들이 여섯 명이나 된다는 사실이다. 법적으로나 윤리적으로 리스크가 너무 크다. 그런데도 당선된다면 어떠한 정치 보복도 없을 거라고 공언하고 있다. 하지만 그 말을 믿을 사람은 하나도 없다. 1번 후보를 보호하기 위해 가당치도 않은 입법이 착착 기획되고 있는 걸 국민도 다 알고 있기 때문이다.

그 뿐이 아니다. 그를 둘러싼 세력은, 막강한 국회의원 수를 앞세워 탄핵을 30회나 자행했다, 입법 독재를 내내 해온 이들이다. 그 중 금산 출신 정모 의원은 ‘대통령을 두 번이나 탄핵시켰는데 대법원장이 대수냐.’고 으름장을 놓고 있다. 대전 서구 출신 박모 의원은 비법조인 출신 대법관 임명을 가능하게 하는 입법을 제안하고 있다. 그게 바로 법무부 장관 출신 국회의원의 발상이다. 어이가 없다. 또한 개딸들은 기호 1번이 대통령에 당선되지 않으면 나라가 망할 듯이 설쳐대고 있다. 그 후보가 대통령이 되면 벌어질 세상이 불을 보듯 뻔하다.

그렇다고 기호 2번 후보가 마땅한 것도 아니다. 후보 개인으로만 보면 큰 흠은 없다고 한다. 청렴하단다. 그러나 그 2번 후보는 (전)윤정권의 계엄에 대한 부담을 크게 안고 있다. 헌데도 그는 명쾌한 사과를 하지 않는다. 단합할 줄 모르고 내내 분열만 한다. 그들은 대통령 탄핵 표결 시 적어도 12명이 반기를 들어 일조를 했다. 거기다 경선 후보들을 만만하게 보고 특정인을 내세워 최종 후보가 나왔는데도 단일화해야 한다며 한 모 씨를 끌어들이는 무리수를 둔 바도 있다.

두 번이나 탄핵을 당한 정당이다. 그런데도 바로 그 정당의 경선 후보로 나섰다가 탈락한 이후 하와이로 몸을 피신하면서 자당 후보를 옹립하기는커녕 상대 당으로 당적을 옮겨 차기 국무총리가 된다는 소문을 내더니, 이번에는 제3의 후보를 찬양하는 발언을 하고 있다. 정치인으로서 도저히 용납할 수 없는 행태를 보이고 있는 중이다. 그러니 기호 2번의 정당에게 투표하기도 겁이 난다. 그 정당에서 대통령이 나온다고 해도 전혀 반성이 없는 정치 형태가 되풀이 될 것만 같다.

그렇다고 기호 4번 후보를 찍기에는 겁부터 더럭 나 그럴 수도 없다. 군소 정당이기도 하지만, 아직 성숙된 정치인이 아니다. 40대 젊은 정치인이라 신선함을 주고 있기는 하지만 정치 전력이 아직 부재다. 혼자만 똑똑하다. 과거 기호 2번의 정당 대표를 한 캐리어를 보여 준 바도 있는 기호 4번이지만, 그는 보수 단일화란 명제를 두고 지금까지도 끝내 거부하고 있다. 앞날을 내다보는 혜안이 부족한 것이 큰 흠이다. 그렇다고 준비되지도 않았고, 역량이 검증되지 못한 나머지 네 후보 중 한 후보에게 표를 던질 수도 없다.

이쯤해서 필자는 나라 걱정만을 할 수밖에 없다. 대통령 선거는 내일인데 정해진 후보가 없는 채로…. 어쩌다 나라가 이 모양 이 꼴이 되었나 하고 생각하니 참담한 마음뿐이다. 투표를 하기는 해야 하겠는데 마땅한 후보가 눈에 보이지 않는다. 그러나 필자가 기권한다 해도 어차피 내일엔 21대 차기 대통령이 선출된다.

그 차기 대통령이 국민의 걱정을 딛고 바르게 일어서는 기적을 보여주기 비랄 수밖에 없다. 권력에 눈이 멀지 말지 않기를 바랄뿐이다. 이 땅에 자유 민주주의를 굳건히 서게 하는 나라, 진정 국민이 행복해지는 나라를 만들 수 있는 그런 숨은 능력을 발휘해 존경을 받는 대통령이 되기를 간절히 기도할 뿐이다. 국운에 맡길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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