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우리병원 관절센터 정형외과 전문의 민태홍 진료원장
햇볕이 따가워지고 옷차림이 가벼워지는 여름철, 활동량이 늘면서 조심해야 할 부상이 있다. 바로 발목 염좌와 족저근막염이다. 무심코 신은 플랫슈즈, 땀이 차는 얇은 운동화, 장시간 걷는 일정 속에 발목과 발바닥은 생각보다 큰 부담을 받는다. 특히 여행이나 야외활동이 많은 여름철에는 누구나 한 번쯤 겪을 수 있는 부상이라 예방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가장 흔한 부상 중 하나인 발목 염좌는 흔히 ‘발을 삐었다’고 표현하는 손상으로, 격한 운동뿐만 아니라 경사진 길을 내려오다가, 계단에서 중심을 잃다가, 또는 장시간 하이힐을 신은 후에도 쉽게 발생할 수 있다. 특히 발바닥이 아래로 향한 상태에서 발목이 안쪽으로 꺾이는 ‘내번 염좌’가 대부분이다. 초기에 적절한 치료 없이 방치할 경우 발목 인대의 내구성이 약해져 만성적으로 접질리는 불안정성으로 이어질 수 있다.
족저근막염 역시 여름철 유의해야 할 대표적인 발질환이다. 족저근막은 발의 아치 구조를 지탱하는 섬유조직으로, 여기에 반복적인 압박과 자극이 가해지면 염증이 생기면서 뒤꿈치와 발바닥 중앙에 찌릿한 통증을 유발한다. 특히 잠자리에서 일어난 직후 첫 발을 디딜 때, 또는 장시간 앉아 있다가 일어날 때 통증이 가장 심하다. 여름철 갑작스러운 운동 증가, 체중 증가, 또는 얇고 단단한 신발 착용이 주된 원인이다.
여름에는 통풍을 고려해 플랫슈즈나 얇은 샌들을 신는 경우가 많은데, 이처럼 바닥이 얇고 쿠션이 부족한 신발은 발의 충격을 제대로 흡수하지 못해 발목 관절과 족저근막에 직접적인 부담을 준다. 하이힐 역시 발을 불안정하게 만들어 염좌를 유발하며, 체중이 앞쪽으로 쏠려 티눈, 무지외반증, 발목 부종 등의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적절한 신발 선택은 여름철 발 건강의 첫걸음이다. 굽 높이는 12㎝가 적당하며, 신발 앞부분과 발가락 사이에 11.5㎝ 여유가 있고, 뒤꿈치도 신발 뒤와 1㎝ 이상 간격이 있는 것이 좋다. 하이힐을 꼭 신어야 하는 경우라면 하루 6시간 이하, 주 3회 이하로 제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발목과 발바닥의 스트레칭도 좋은 예방법이다. 대표적인 족저근막염 예방 운동으로는 아킬레스건 스트레칭, 발바닥 근육 강화 운동, 발바닥 당기기 운동이 있다. 각각 10~15초씩 꾸준히 반복하면 족저근막의 긴장을 풀고 통증 완화에 큰 도움이 된다. 특히 아침에 일어나기 전 간단한 스트레칭을 통해 첫 걸음의 통증을 줄일 수 있다.
여름철 발 건강은 단순히 편한 신발만으로 지켜지지 않는다. 잘못된 습관, 무리한 일정, 무심한 방치가 반복되면 작은 통증이 만성적인 통증으로 이어질 수 있다. 무더운 날씨에도 발 건강만큼은 가볍게 생각하지 말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