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약 개발 효율성 높일 수 있는 새로운 접근법 제시

▲ (왼쪽에서부터) 김상겸 교수(충남대 약대, 공동 교신저자), 송윤민 박사(IBS 의생명수학그룹(전 KAIST 수리과학과), 공동 제1저자), 장형준 학부생(KAIST, 공동 제1저자), 김재경 교수(KAIST 및 IBS 의생명수학그룹, 교신저자) (왼쪽 위)윤휘열 교수(충남대 약대, 공동저자). KAIST 제공

한국과학기술원(KAIST) 수리학과 김재경 교수와 충남대 약대 김상겸 교수, 기초과학연구원(IBS) 의생명수학그룹 공동 연구팀이 단 한 번의 실험으로 약물 저해 효과를 예측할 수 있는 방법을 고안했다고 15일 밝혔다.

약물 저해 효과는 한 약물이 특정 효소의 작용을 억제함으로써 다른 약물의 대사(분해 및 처리 과정) 또는 생리학적 효과에 영향을 주는 현상말한다.

기존 신약 개발에서는 수많은 농도 조건에서 반복 실험을 거쳐 약물 간 상호작용을 분석하고, 저해상수를 추정하는 방식이 사용돼 왔다. 이 방법은 지금까지 6만 편 이상의 논문에 활용될 만큼 널리 쓰였다.

그러나 공동 연구팀은 수학적 모델링과 오차 지형 분석을 통해 정확도 향상에 기여하지 않는 저해제 농도를 제거하고 단 하나의 농도만으로도 저해상수를 정확하게 추정할 수 있는 새로운 분석법 ‘50-BOA’를 제안했다.

이 기법을 실제 실험 데이터에 적용한 결과, 기존보다 75% 이상 실험 효율이 향상됐으며, 정확도 역시 개선됐다.

이번 연구는 반복 실험에 따른 자원 소모를 줄이고 해석의 편차를 최소화함으로써, 신약 개발 과정의 효율성을 높일 수 있는 새로운 접근법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큰 의의가 있다.

또 수학적 접근이 생명과학 실험 설계를 어떻게 혁신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성과로 평가된다.

연구팀은 누구나 쉽게 활용할 수 있도록 엑셀 기반의 사용자 친화적인 분석 소프트웨어도 개발자 플랫폼인 깃허브(https://github.com/Mathbiomed/50-BOA)에 함께 공개했다.

충남대 김상겸 교수는 “이번 연구는 수십 년간 정형화된 약물 실험 설계를 근본적으로 재검토하게 만들었다”며 “단순한 실험 효율 향상을 넘어, 약효와 부작용 예측의 정확도를 높일 수 있는 새로운 표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KAIST 김재경 교수는 “수학이 실험 설계를 바꾸고, 생명과학 분야의 연구 효율성과 재현성을 근본적으로 높일 수 있음을 보여주는 대표적 사례다”고 밝혔다.

KAIST 융합인재학부 장형준 학사과정과 수리과학과 송윤민 박사가 공동 제1 저자로 참여한 이번 논문은 국제 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 지난 5일 자에 게재됐다.

김형중 기자 kimhj@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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