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재도 시인·아동청소년문학작가

사랑하면 닮는다
말투도 눈빛도 미소도 걸음도
서로 닮아 오누이 같아진다
달도 처음엔 세모였는데
해를 사랑해 해를 닮아
둥글어졌다지 않은가
사랑하면 정말 닮을까? 그렇다고 한다. 서로 사랑하면 웃는 시간 슬퍼하는 시간 화내는 시간이 대체로 같아 얼굴 근육이 서로 비슷하게 발달해 표정도 닮는다고 한다. 뿐만 아니라 식습관 운동 취미 등도 서로 영향을 주어 비슷해지고, 행동과 감정도 무의식중에 영향을 미쳐 서로 닮아간다고 한다. 그런데 이 시의 묘미는 후반부에 있다. “사랑하면 닮는다”라는 일반적 사실을 달과 해에 견주어 분명히 그렇다고 아퀴지어 말한다. 달이 원래는 세모졌는데, 해를 사랑해 해를 닮아 둥글어졌다니! 이 황당하고 어처구니없는 표현이 이 시를 재밌게 한다.
금강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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