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적설에 휘말린 '캡틴' 손흥민(32)의 거취가 토트넘 홋스퍼의 올여름 아시아 투어 이후에나 윤곽을 드러낼 것이라는 현지 보도가 나왔다.
영국 BBC는 지난 18일(한국시간) “토트넘의 방한이 사우디아라비아의 관심을 받는 손흥민의 미래에 영향을 미칠 요인으로 부상하고 있다”고 전했다.
BBC는 “손흥민이 다음 시즌이 시작하기 전 토트넘을 떠날 가능성이 있지만, 떠난다고 하더라도 토트넘의 아시아 투어 이후로 지연될 가능성이 크다. 구단은 투어 주최 측과 사이에 문제가 발생할 위험을 피하기 위해 손흥민이 투어에서 빠지는 상황은 피하려고 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토트넘은 올여름 프리시즌 기간 중 아시아 투어 일정을 소화할 예정이다. 오는 7월 31일 홍콩에서 아스널과 맞붙은 뒤 한국으로 이동해 쿠팡플레이 시리즈에 참여한다. 8월 3일에는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뉴캐슬과 친선 경기를 치른다.
이번 방한은 지난 2022년과 2024년에 이어 세 번째다. ‘월드클래스’ 손흥민이 토트넘 소속이 아니었다면 이번 투어 자체가 성사되지 않았을 것이란 해석도 나온다.
실제로 손흥민의 참가를 전제로 투어 계약이 체결됐을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도 있다. BBC 역시 “여름 투어는 프리미어리그 클럽에 수익성 높은 행사이며, 손흥민은 토트넘 방문에 있어 상업적 매력의 핵심 요소”라며 “소식통에 따르면 투어 중 다양한 활동에 손흥민이 참여하는 것으로 이미 합의됐으며, 토트넘은 그 계획을 이행할 것을 약속했다”고 덧붙였다.
BBC에 따르면 토트넘은 아직 손흥민의 이적과 관련한 공식 제안을 받은 바 없다. 손흥민의 향후 거취를 결정짓는 가장 중요한 변수는 토마스 프랑크 신임 감독의 구상으로 보인다.

토트넘은 지난 2월 바이에른 뮌헨에서 임대로 데려온 마티스 텔을 완전 영입했고, 프랑크 감독이 브렌트퍼드 시절 함께했던 브라이언 음뵈모의 영입도 추진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두 선수 모두 손흥민과 포지션이 겹치는 측면 자원이라는 점에서, 손흥민이 프랑크 감독의 계획에서 밀려난 게 아니냐는 전망도 나온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정상급 기량을 유지하고 있고, 팀 내 정신적 지주 역할을 하고 있는 손흥민이 프랑크 체제에서 중요한 역할을 맡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프랑크 감독의 구상이 늦어질 경우 손흥민의 최종 결정도 이적 시장 마감일인 오는 9월 1일 직전까지 미뤄질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
손흥민에게 관심을 보이는 구단은 사우디아라비아 프로리그 팀들뿐만 아니다. 튀르키예의 페네르바체도 그의 영입에 눈독을 들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페네르바체는 손흥민과 토트넘에서 함께했던 조제 모리뉴 감독이 새롭게 지휘봉을 잡은 팀이다.
진로가 어떻게 정해지든 손흥민이 토트넘의 전설로 남는 건 분명하다. 454경기에서 173골을 기록한 그는 해리 케인과 함께 2010~2020년대 토트넘을 상징하는 인물로 평가받는다. 지난 시즌에는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 우승을 이끌며 팀에 17년 만의 트로피를 안겼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