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안면도 기준 430.7㏙, 기록 경신
연간 증가폭 최근 10년새 두 번째로 높아

▲ 한반도 지구대기감시 관측자료(이산화탄소). 기상청 제공

지난해 한반도 이산화탄소(CO2) 배경농도가 관측 이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대기온난화가 더욱 가중되고 있다는 예기다. 배경농도는 관측지점 주변의 인위적·자연적 배출과 소멸의 국지적 영향을 최소화하고 균질하게 혼합된 대기 상태에서 측정된 농도를 의미한다.

기상청이 30일 내놓은 ‘2024 지구대기감시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 이산화탄소 배경농도는 안면도(충남 태안)에서 430.7㏙, 고산과 울릉도에서 각 429.0㏙, 428.0㏙을 기록하며 3개 지점 모두 최고치를 경신했고 특히, 안면도의 경우 전년 대비 3.1㏙ 증가해 최근 10년(2015~2024년) 새 2016년(3.7㏙ 증가)에 이어 두 번째로 큰 연간 증가폭을 기록했다. 고산과 울릉도는 전년 대비 각 2.9㏙, 2.4㏙ 증가했다. 앞서 미국해양대기청이 지난 4월 발표한 2024년 전지구 평균 이산화탄소 배경농도는 422.8㏙으로 전년 대비 3.4㏙ 상승해 최근 10년 새 가장 큰 연간 증가폭을 기록했다.

지난해 우리나라 메탄, 아산화질소, 육불화황 배경농도는 이산화탄소와 마찬가지로 3개 측정지점에서 모두 최고치를 경신했다. 안면도를 기준으로 메탄은 2030ppb를 기록, 전년 대비 5ppb 증가했고 아산화질소는 339.6ppb로 0.9ppb 늘었으며 육불화황은 12.1ppt로 전년과 동일한 최고치를 보였다.

이산화탄소 등 온실가스는 지구 온난화의 주된 요인으로 지목된다. 태양과 지구의 열 교환이 유기적으로 이뤄져야 하는데 온실가스 농도가 높아지면 열 교환의 균형이 무너져 지구 내 온실효과를 강화시킨다. 전체 온실가스에서 이산화탄소가 차지하는 비중은 약 75%로, 다양한 인간의 활동에서 비롯되는 이산화탄소 발생을 줄이는 것이 곧 기후위기에서 벗어나는 출발점이 된다.

기상청은 이와 함께 지난해 한반도에서 관측한 다른 지구대기감시 요소인 에어로졸을 비롯해 대기 중 반응가스와 강수 산성도는 대부분 줄고 있다고 밝혔다. 에어로졸 총수농도(0.01∼3.0㎛), 입자상 물질(미세먼지 PM10) 질량농도와 대기 중 반응가스 성분(일산화탄소·질소산화물·이산화황 등)의 농도는 대부분 감소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는 게 기상청의 설명이다. 또 한반도 강수 산성도(pH)는 2007년 이후 약화되는 추세이고 지난해 산성도는 깨끗한 강수의 산성도(5.6)에 가까운 5.0 이상의 값이 관측됐다.

기상청은 지상뿐만 아니라 입체적인 온실가스 관측을 위해 기상항공기(고도 3∼8㎞)와 기상관측선을 활용해 우리나라 상공과 해상에서도 온실가스 관측을 수행하고 있다. 2018년부터 항공관측을 시작하고 2021년부터는 선박 관측으로 확장했다.

이기준 기자 lkj@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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