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미래인구연구원, 빅데이터 분석
최악의 경우 2125년 인구 753만명 수준
가장 낙관적 시나리오서도 3분의 1토막
2100년 노인부양비, 100명당 140명 꼴

▲ 인구추계 시나리오별 인구 피라미드. 한반도미래인구연구원 제공

‘2034년 인구의 30% 베이비붐 세대 모두 노동시장에서 퇴장, 2040년 직장동료 12명 중 1명이 외국인, 2056년 환갑이 한국 사회의 보통 나이, 2060년 하루에 300명도 태어나지 않는다, 2066명 노인 1명을 부양하려면 성인 1명으로도 부족, 2075년 전국 고3 수험생 수도권 대학 입학 정원보다 적어, 2100년 인구 1500만명 시대 대한민국 3분의 1로 축소.’

충격적인 한국의 미래 인구 전망이 나왔다. 현재의 인구 감소 추세가 이어지면 100년 뒤 우리나라 인구는 최악의 경우 753만 명까지 줄어들 것으로 추계됐다. 국가 존립의 대전환점에 놓인 거다.

인구 문제에 대한 전문 민간 싱크탱크인 한반도미래인구연구원은 이 같은 내용을 담은 ‘2025 인구보고서 : 대한민국 인구 대전환이 온다’를 출간했다고 2일 밝혔다. 이 보고서는 2025년부터 2125년까지 100년간의 장기 인구 변화를 코호트요인법으로 추정한 결과물을 담고 있다. 코호트요인법은 대다수 국가 또는 국제기구에서 적용하고 있는 인구추계 작성법으로 인구변동요인별(출생·사망·국제이동) 미래 수준을 각각 예측한 뒤 추계의 출발점이 되는 기준인구에 출생아수와 국제순이동자수는 더하고 사망자수는 빼는 인구균형방정식을 적용, 다음 해 인구를 반복적으로 산출해 나가는 인구추계법이다.

추계 결과 지금 추세가 지속될 경우 100년 후인 2125년 대한민국 인구는 가장 극단적인 저위 시나리오에서 현재 인구(5168만 명)의 약 15% 수준인 753만 명까지 줄어들게 된다. 이는 현재 서울시 인구(933만 명)보다도 적은 규모로 대한민국 전체에 서울시민 정도만 살게 되는 극단적인 인구 감소 상황을 의미한다. 중위 시나리오에선 1115만 명, 가장 낙관적인 고위 시나리오에서도 현재의 3분의 1 수준인 1573만 명에 그칠 전망이다.

인구 감소와 함께 고령화도 극도로 심화된다. 2100년에는 낙관적 시나리오를 기준으로 생산연령인구(15~64세) 100명이 노인(65세 이상) 140명을 부양해야 하는 상황에 직면할 것으로 예측된다. 부양하는 사람보다 부양받는 사람이 더 많은, 인류 역사상 경험해 보지 못한 ‘역피라미드’ 사회가 현실화되는 거다. 현재는 100명이 노인 30명 정도를 부양하고 있다.

특히 인구 감소에 가속도가 붙는다는 점이 충격적이라고 한미연은 설명했다. 중위 시나리오 기준으로 2075년까진 인구가 30% 정도 줄지만 이후 2125년까지 다시 절반 이상 급감한다. ‘인구 모멘텀’에 직면하게 되는 건데 아이를 적게 낳으면 다음 세대에 아이를 낳을 사람 자체가 줄어 감소 속도가 가팔라질 수밖에 없다. 이에 따라 2075년 ‘가오리형’의 인구 피라미드는 2125년 이른바 ‘코브라형’으로 대폭 축소된 모양을 띄게 된다.

보고서는 직장인 커뮤니티 ‘블라인드’ 게시글 약 6만 건을 분석한 2040세대의 솔직한 목소리도 담았다. 한미연 분석으론 결혼을 다룬 게시글에서 ‘돈’과 ‘집’이 ‘사랑’보다 훨씬 많이 언급됐고 출산 관련 게시글에서도 ‘경제적 부담’이 핵심 키워드로 나타났다. 감정 분석에선 결혼과 출산에 대해 ‘행복’이나 ‘기대’보다 ‘슬픔’과 ‘공포’가 주요 감정으로 확인됐다. 연구진은 이를 통해 젊은 세대에게 결혼과 출산이 더이상 개인의 자유로운 선택이 아니라 경제적 조건에 좌우되는 현실임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보고서 집필엔 각계 전문가 17명이 참여했는데 이들은 젊은 노인 개념의 재정의, 기업 인구 경영을 통한 일·가정 양립 문화 조성, 비혼 출산에 대한 사회적 수용성 확대, 키즈 프렌들리 사회로의 문화 대전환 등 기존 틀을 벗어난 다양한 해법을 제시했다. 출산·양육 부담 경감을 위한 획기적 지원 확대와 일·가정 양립 문화의 실질적 정착, 고령사회 대응을 위한 정년연장과 계속고용제도 확산, 이민정책 개편 등을 핵심 정책 방향으로 제안했다. 특히 인구 감소 시대에 맞는 새로운 성장 패러다임으로 ‘생산성 중심 경제구조’로의 전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인실 한미연 원장은 “2025년 대한민국은 중대한 인구 전환점에 서 있다. 새 정부가 국정 기조를 세우는 이 시점에서 인구 문제에 대한 근본적 패러다임 전환이 필요하다”며 “지금 우리가 내리는 선택이 100년 후 대한민국의 모습을 결정할 것이기에 아직 기회가 있다”고 밝혔다.

이기준 기자 lkj@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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