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 Gemini AI, 일본 대지진 모습 예상
사진 = Gemini AI, 일본 대지진 모습 예상

일본에서 대지진에 대한 공포가 확산하는 가운데, 일본 정부가 난카이 해곡 지진 발생 시 피해를 줄이기 위한 새로운 방재대책을 세우고 있다.

이는 최근 가고시마현 도카라 열도에서 열흘간 650회가 넘는 군발지진이 발생하고, 예언 만화로 불거진 '7월 대지진설'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는 상황에서 나온 조치다.

NHK 등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지난 1일 총리 관저에서 열린 중앙방재회의에서 '난카이 해곡 지진 방재대책 추진 기본계획'을 결정했다. 새 기본계획은 향후 10년 안에 난카이 지진 피해 예상 사망자 수를 약 80% 줄이고, 완전 붕괴 및 소실되는 건물 수를 약 50% 줄이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일본 정부는 지난 2014년 방재 계획에서도 사망자 수를 80% 줄이는 것을 목표로 했으나, 10년간 추진한 대책은 20% 감소에 그치며 목표에 한참 미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일본 정부는 "2014년에도 같은 목표를 설정한 후 달성되지는 못했지만 생명과 직결되는 문제이므로 높은 목표를 세우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거의 변경하지 않는 방향으로 유지하고 있다.

사진= '내가 본 미래' 완전판
사진= '내가 본 미래' 완전판

일본계 한국인 호사카 유지 세종대 교수는 지난 1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최근 불거진 '7월 대지진설'이 타츠키 료 작가의 만화 '내가 본 미래'에서 시작됐다고 소개했다. 이 만화는 2011년 동일본 대지진과 2020년 코로나19를 예견했다는 평가를 받으며 2021년 재출간됐으며, 최근 공개된 완전판에서는 "2025년 7월 일본에 대재앙이 닥친다"고 주장하고 있다. 호사카 교수는 "(타츠키 료가) 올해 7월에 동일본 대지진의 3배 이상 쓰나미가 일본을 휩쓴다고 했다"고 덧붙였다.

예언 속 재앙 지역은 일본 남서쪽 해저협곡인 난카이 해곡이다. 100~150년 주기로 대규모 지진이 발생해온 이곳은 필리핀판이 일본판 밑으로 파고들며 3개의 단층이 900㎞ 길이의 거대 협곡을 이룬다. 실제 일본 정부 지진조사위원회는 지난 1월 이 지역에서 향후 30년 내 규모 8~9의 대지진이 발생할 확률을 기존 70~80%에서 '80% 정도'로 상향 조정했다.

호사카 교수는 "30년 이내라는 것은 오늘 올 확률도 있다는 것"이라며, "난카이에 대지진이 난 지 80년이 지났다. 일본 열도가 전체적으로 지진 활동기에 들어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한 활화산인 후지산도 300년 정도 분화하지 않아 마그마가 축적돼 있어 언제 폭발해도 이상하지 않다고 지적하며, 1707년 난카이 해곡 대지진 이후 후지산이 대폭발했던 사례를 언급했다.

일본 정부는 목표 달성을 위해 피난소 환경 정비 등 세부 목표를 48개에서 205개로 확대하고 있다. 세부 목표에는 △2035년까지 내진 성능이 부족한 주택 해소 △지진 감지 차단기 보급 추진 △5년 내 목조 주택 밀집 지역 해소율 100%로 확대 △2030년까지 해안 제방의 정비율 50%로 확대 △피난소 등 주요 시설과 연결된 상하수도 내진화 32%로 강화 △전국 모든 기초자치단체 피난소 환경 국제 기준 100% 달성 등이 포함된다.

이날 수립된 계획은 일본 정부가 지난 3월 예상한 난카이 지진 피해 규모를 근거로 했다. 당시 정부는 난카이 해곡에서 지진이 발생 시 최악의 경우 29만 8천 명이 사망하고 235만 채의 건물이 붕괴되거나 전소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시바 시게루 총리는 "이번 계획에는 지진이나 쓰나미로 인한 직접 피해를 줄이는 '생명을 지키는' 대책과 피난 생활 중 건강 악화 등으로 인한 피해를 막는 '생명을 이어가는' 대책에 대해 10년 내에 완수해야 할 중점 시책을 구체적으로 정했다"고 말했다.

일본 정부는 국민들에게 지진에 대비하라고 당부하며, 전국적으로 TV에서 대재앙이 오더라도 일주일 정도 살아남을 수 있는 비상식량이나 기타 제품들을 준비하는 게 좋다고 홍보하고 있다. 지난달 여론 조사에서는 지진이 진짜 올 거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50%가 넘었다는 결과도 나왔다.

호사카 교수는 "난카이 해곡은 태평양 쪽에 있다. 육지와 가까워서 쓰나미가 빨리 오면 2분 안에 온다고 한다"며, "일본 정부에서는 (지진이 발생하면) 쓰나미 높이가 최고 35m 정도고, 사망자는 23만~30만명일 거라고 공식 발표했다. 이곳은 사실 피할 수가 없기 때문에 피해를 최소화하는 데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밝혔다.

끝으로 호사카 교수는 "일본 기상청이나 정부 관계자는 '7월에 대지진이 온다는 건 헛소문에 불과하다'고 하더라"라면서도, "그러나 마지막에는 '그러나 재앙은 언제 올지 모른다'고 이야기한다. 책임을 회피하는 거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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