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잉글랜드프로축구선수협회(PFA) 최고경영자 마헤타 몰랑고(42)는 2025 국제축구연맹(FIFA) 클럽월드컵에 대해 "선수들이 경기력을 발휘하기 어려운 환경을 조성해 축구의 가치를 떨어뜨리고 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몰랑고는 지난 3일(한국시간) 영국 BBC와의 인터뷰에서 “만약 내가 미국 축구 팬이고, 이번 대회가 처음 접하는 축구라면 좋은 경험은 아닐 것입니다”라며, 대회가 축구 팬들에게 긍정적인 인상을 주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특히 이번 대회가 열리는 환경적 조건이 선수들에게 큰 부담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 기온과 습도가 높은 가운데 치러진 경기들이 많았고, 이에 따라 선수들이 정상적인 경기력을 유지하기 어려운 상황이 자주 발생했다.

지난 2일 열린 레알 마드리드(스페인)와 유벤투스(이탈리아)의 16강전은 섭씨 30도, 습도 70%라는 무더운 날씨 속에서 진행됐다. 이 경기에서는 유벤투스 선수 10명이 교체를 요청하는 일이 벌어졌다. 또 도르트문트(독일) 선수들은 남아프리카공화국의 마멜로디와의 조별리그 경기에서 더위를 이기지 못해 벤치를 떠나 라커룸으로 이동해 경기를 지켜보기도 했다.

선수들이 벤치에 대형 선풍기를 설치해 더위를 식히는 모습도 포착됐다.

뿐만 아니라 날씨로 인한 경기 중단도 빈번했다. 벼락과 폭풍우로 여섯 경기가 중단됐고, 첼시(잉글랜드)와 벤피카(포르투갈)의 16강전은 뇌우로 인해 두 시간 이상 지연돼 경기 시간이 총 4시간 38분에 달했다.

몰랑고는 “지금 우리는 축구라는 상품의 가치를 떨어뜨리고 있고, 이는 부끄러운 일”이라며, 2026년 북중미 월드컵을 앞두고 현재와 같은 대회 운영 방식이 축구 전체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이어 “경기의 질이 떨어지는 단계에 이르렀다. 멕시코에서 오후 4시에 경기하면 절대 좋은 경기를 할 수 없다. 선수들이 스스로 '경기력을 조절할 수밖에 없다'고 말할 정도”라며, 경기력 저하와 관중 감소가 모두 돈 때문이라고 FIFA를 정면으로 비판했다.

저작권자 © 금강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