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윤환 인스타그램
사진= 윤환 인스타그램

인천 계양산 등지에 ‘러브버그’로 불리는 붉은등우단털파리 떼가 대량 출몰하면서 민원이 급증하고 있는 가운데, 윤환 인천 계양구청장이 “국민들이 좀 참을 줄도 알아야 된다”고 발언해 논란이 일고 있다.

지난 4일 정치권에 따르면 윤 구청장은 전날(3일) 계양구청에서 열린 취임 3주년 간담회에서 러브버그와 관련한 민원 대응에 대해 언급하며 "올해 돌발적으로 발생한 상황이라 대응하기에 한계가 있었다"며 "민원을 많이 받다 보니 러브버그의 '러' 자만 나와도 잠을 못 잤다"고 말했다.

이어 "러브버그가 익충이라 강력 대응하기 어렵다"며 "만약 방제 작업을 해서 전멸시켰다면 환경 단체에서 엄청난 항의가 들어왔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윤 구청장은 "러브버그가 피해를 주지 않는 곤충이기 때문에 방제하는 것은 별로 좋지 않다고 본다"면서도 "다만 시민들이 불편하거나 냄새나지 않게 잘하는 게 지자체 역할"이라고 강조했다.

인천시 계양구에 따르면 지난달 23일부터 27일까지 러브버그 관련 민원은 359건에 달한다. 특히 지난달 28일에는 계양산 등산로를 빼곡히 뒤덮은 러브버그 영상이 SNS를 통해 확산되며 민원이 급증했다.

문제의 영상에는 계양산 정상 인근을 비롯해 주요 산책로 곳곳에 러브버그가 다닥다닥 붙어 있고, 하늘 위로 떼 지어 날아다니는 모습이 담겼다.

이에 계양구는 계양산 정상 인근에 대형 끈끈이 트랩을 설치해 러브버그 포획 작업에 나서는 등 긴급 대응에 나섰다.

사진=  지난달 29일 오전 인천시 계양구 계양산 정상에서 '러브버그'로 알려진 붉은등우단털파리가 날아다니고 있다. 연합뉴스
사진=  지난달 29일 오전 인천시 계양구 계양산 정상에서 '러브버그'로 알려진 붉은등우단털파리가 날아다니고 있다. 연합뉴스

하지만 “국민들도 참을 줄 알아야 한다”는 발언은 민원을 제기한 주민들을 향한 부적절한 대응이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일부 누리꾼들은 “참는 거 좋아하면 구청장실 에어컨부터 꺼라”, “환경단체 눈치는 보면서 주민 고통은 무시하느냐”며 강하게 반발했다.

전문가들은 러브버그를 장기간 방치할 경우 생태 문제를 넘어 일상생활과 차량 관리에도 큰 영향을 줄 수 있다고 경고한다. 러브버그는 차량에 달라붙은 뒤 죽은 채로 남게 되면, 산성 체액이 도장을 부식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미국 플로리다주에서는 이 같은 피해가 빈번하게 발생해 러브버그를 '해충'으로 분류하고 있으며, 전용 세정제까지 따로 판매되고 있다.

지속적인 민원 속에서 계양구청의 대응과 커뮤니케이션 방식에도 보다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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