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길가·작업장·비닐하우스 등도 다수

지난 8일 기상관측 이래 7월 상순 최고기온을 갈아치우는 등 연일 가마솥더위가 이어지면서 온열질환자들이 크게 늘고 있다. 사망자도 속출하는 가운데 논밭에서 작업하던 노인들이 숨지는 사고가 잇따라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9일 질병관리청의 ‘2024년 폭염으로 인한 온열질환 신고현황 연보’에 따르면 2011년 온열질환 감시체계를 가동한 이후 지난해까지 온열질환으로 숨진 사람은 238명(남성 145명, 여성 93명)으로 집계된다. 연도별로는 최악의 폭염을 기록한 2018년 48명에 이어 지난해 34명, 2023년 32명, 2021년 20명 순으로 사망자가 많았다. 연령별로는 65.5%(156명)가 60세 이상 노인, 그중에서도 80세 이상 여성이 52명으로 가장 많았고 50대도 15.1%(36명)였다. 발생 장소는 논밭이 76명(31.9%)으로 가장 많고, 집 35명(14.7%), 길가 33명(13.9%), 작업장 27명(11.3%) 순이었다. 논밭에서 작업하던 노인들이 목숨을 잃는 경우가 많다는 것인데 비닐하우스(10명)까지 포함하면 그 수는 더 늘어나게 된다.
올해도 8일 기준 9명의 온열질환 추정 사망자가 발생했다. 폭염경보가 발효된 이날 충남에서 하루 두 명의 사망자가 나오기도 했다. 충남소방본부에 따르면 오후 1시 26분경 공주에서 논일을 하던 A(96) 씨가 열사병으로 숨졌고, 오후 5시 45분경에는 서산시 고북면에서 역시 논일을 하던 80대 B 씨가 숨진 채 발견됐다.
마른장마가 지나고 본격적인 찜통더위가 지속되는 만큼 온열질환 사망자는 더 나올 것으로 우려된다. 특히 고령자들은 상대적으로 체온 조절이 원활하지 않아 더위에 취약해 조금만 방심해도 사고를 부를 수 있다.
온열질환은 열에 장시간 노출될 경우 발생하는 질환으로 두통, 어지러움, 근육경련, 피로감, 의식 저하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이를 예방하기 위해선 갈증을 느끼지 않아도 물을 자주 마시고 샤워를 자주하며 헐렁하고 밝은색의 가벼운 옷을 입는 한편 정오부터 오후 5시까지 더운 시간대는 야외작업, 운동 등을 자제하고 시원한 곳에 머무르는 것이 좋다.
박동규 기자 admin@ggilbo.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