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번 시즌 돌풍을 일으키며 전반기를 리그 1위로 마무리한 한화 이글스에게도 고민이 하나 있다. 바로 선발 투수 엄상백의 부진이다.
엄상백은 지난 9일 대전 한화생명 이글스 파크에서 열린 KIA 타이거즈와의 홈경기에 선발로 나서 3⅓이닝 동안 3피안타, 4볼넷, 3탈삼진, 3실점을 기록하며 조기 강판됐다. 다행히 뒤이어 등판한 조동욱이 위기를 막아냈고, 팀도 7-4로 역전승을 거두며 패전은 면했지만, 전반기 마지막 등판마저 만족스럽지 못했다.

엄상백은 지난 2024시즌 종료 후 FA(자유계약선수)에서 선발 자원 중 가장 주목받았던 투수로, 한화와 4년 최대 78억 원에 계약을 체결했다. 2022년 11승, 2024년 13승을 거두며 검증된 선발 자원으로 평가받았다.
하지만 시즌 개막 이후부터 흔들렸다. 첫 3경기 연속으로 5회를 채우지 못하고 마운드를 내려왔으며, 지난 5월 15일 두산전에서는 2이닝 7피안타(1홈런) 5실점으로 무너졌고, 결국 다음 날 1군에서 말소됐다.
이후 1군에 복귀한 뒤에는 3경기 연속 5이닝 이상 2실점 이하로 반등 조짐을 보였으나, 이 흐름은 오래 가지 않았다.
지난 6월 18일 롯데전에서는 3⅔이닝 6실점(5자책), 27일 SSG전에서는 5이닝 4실점으로 다시 흔들렸고, 7월 3일 엄상백이 비교적 강했던 NC전에서도 3⅔이닝 3실점에 그치며 제 몫을 하지 못했다.
그 결과 엄상백의 전반기 성적은 15경기에서 1승 6패, 평균자책점 6.33. 총 64이닝 동안 삼진은 58개를 기록했지만, 볼넷이 29개로 많았다. 9이닝당 볼넷이 4.1개로, KT 시절 최근 3년 평균(2.6개)보다 눈에 띄게 증가한 수치다. 특히 KT에서 강점으로 평가받던 이닝 소화 능력도 한화에서는 좀처럼 드러나지 않고 있다. 6회를 채우지 못한 채 3실점 이하에도 교체된 경우만 4차례에 달한다.

탄탄한 마운드를 자랑하는 한화이지만, 시즌 내내 흔들리는 엄상백의 자리에는 빠른 변화나 대안이 요구되는 시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