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이근민(平易近民)을 가슴에 달고 부지런히 뛰었다. 태생이 잠시 잠깐의 휴식에 인색하기도 하지만 벌려 놓은 판이 원체 컸다. 국제 푸드&와인 페스티벌, 세계조리사대회 등 사람이 모이는 익사이팅 도시 만들기가 그랬고, 도시철도 2호선 예타 통과·효문화진흥원 유치 등 대전 발전 기반 조성이 그랬다. 기업 및 투자 유치전선이 순항하며 무디스(Moody's) 발(發) 신용평가 결과, A1에서 Aa3로 상향 조정된 이면이 그랬고, 독일로, 호주로, 중국으로 세일즈에 나선 발걸음과 봇짐이 그랬다.

이만하면 1년 농사 썩 괜찮은 편인데 ‘가지 많은 나무 바람 잘날 없다’고 각종 현안에 우려의 목소리가 달리기도 했다. 때로는 딴죽처럼 비춰지기도 하지만 몸에 좋은 약은 입에 쓴 법이라고 자위한다. 귀를 열고 마음을 열어야 큰 행정을 펼칠 수 있다고 좋이 채근하는 염홍철 대전시장이 2013년 새 해를 맞았다. 어제보다 나은 오늘을 위한 설계를 들어봤다. 편집자

#. 성과와 미래 비전
염 시장은 2012년을 세계적인 경기 침체라는 풍파 속에 지역경제의 내실화와 미래 대전발전의 기반을 조성한 해라고 요약했다. 시는 저성장 기조 속에서도 기업유치 130개, 투자유치 2억 5000만 달러, 일자리 3만 4828개 창출 등 지역경제의 내실을 다졌으며, 이를 토대로 시 재정에 대한 무디스(Moody's) 신용평가도 ‘A1’에서 ‘Aa3’로 상향조정되는 성과를 거뒀다.

‘도시철도 2호선’의 예비 타당성조사 통과는 2012년 거둔 성과 중 가장 튼실하다.

총 44차례의 정부 및 민간기관 평가에서 우수한 성적을 거둬 재정 인센티브 181억 원 확보라는 기염을 토했다.

특히 전국 지방자치단체를 대상으로 한 기관청렴도 평가에서 ‘전국 1위’를 차지한 것은 평이근민(平易近民) 시정의 대표적인 성과물로 기억된다.

이 같은 내실을 바탕으로 계사년을 ‘전략적인 시정현안 추진과 구체적인 시정성과 창출의 해’로 삼는다는 구상이다.

“새 정부 출범에 따른 국정전반에 걸친 새로운 변화가 예상되는 만큼 새 정부 출범초기부터 대선공약 및 지역현안을 국정과제에 반영할 수 있도록 지역역량을 결집해 전략적인 시정현안들을 해결할 계획입니다. 주변지역과 연계해 제2수도권 도약 선도를 위한 ‘중부권 메갈로폴리스’ 구축을 구체화하고, 도시철도 2호선 및 충청권 철도망 구축, 도시균형발전, 엑스포재창조 등 민선5기 현안과제의 차질 없는 추진을 위해 매진하겠습니다.”

#. 논란이 된 현안사업…이제는 본궤도다
굵직한 사업들이 가시화되면서 여러 걱정조(調)의 시선들이 불거졌다. 엑스포재창조사업 중 하나인 롯데복합테마파크와 도시철도 2호선이 대표적인 사업이다. 대형 국책사업과 민간투자 사업을 앞두고 이런 저런 우려가 밀려드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성장통이다. 점쳐지는 문제점들에 대한 대책을 마련하고 ‘대전발전’이란 목표점을 향하기 위한 염 사장의 발걸음은 더욱 가속화될 전망이다.

“먼저 엑스포과학공원 침체라는 근본적인 문제를 빼놓을 수 없습니다. 과학공원 고비용 시설 등으로 막대한 유지관리비용이 소요되지만 핵심 수익사업 부재로 어려움을 겪어 왔습니다. 이는 방문객 감소로 이어져 지난 2008년 행정안전부로부터 ‘청산명령’이란 아픔을 겪기도 했습니다. 현금마저 고갈돼 올부터 약 100억 원의 시 예산지원이 필요한 실정입니다. 공공성과 수익성 조화를 위해 방향전환이 필요한 시점이며, 수익기반 마련으로 과학공원의 본래 기능을 살리고, 지속운영을 보장하는 것이 공공성을 강화하는 방법입니다.”

엑스포재창조사업에는 할 말이 많은 모양이다.

“엑스포재창조사업을 놓고 부작용에 대한 우려가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이중 오해에서 비롯된 부분도 없지 않습니다. 과학의 상징성 훼손이란 지적이 있는데 한빛탑, 첨단과학관 등 과학공원의 44%가 공공구역으로 조성되며 야외 과학체험시설, 신재생에너지관 신축 등은 본래 기능을 강화·업그레이드할 계획입니다. 복합테마파크도 과학콘셉트 및 체험기능을 접목해 과학의 이미지를 계승할 계획입니다.”

거듭 강조해도 갈수록 경화되는 걱정에는 안심 코드를 대입했다.

“특히 중소상인 피해 및 지역상권 위축의 우려가 제기되고 있는 문화수익시설은 문화·아트센터, 고급패션 브랜드로 중소상인과 중복가능성이 낮으며, 실시협약 시 중소상인 품목과 중복방지 등 피해 최소화에 노력할 것입니다. 또 지역자금 역외유출을 막기 위해 지역독립법인 설립 및 지방은행 설립 시 주거래 은행으로 활용하는 방안을 롯데와 협상 중입니다. 교통문제 또한 진출입구 3개 이상 설치, 주차장 5000면, 완화차로 등 원활한 교통수용 체계를 구축하고, 카이스트교를 통해 대덕대교 혼잡 분산은 물론 회덕IC와 제2엑스포교를 신설해 도심교통과 충돌을 방지토록 대책을 마련하겠습니다.”

도시철도 2호선 대덕구 소외론 역시 많은 해설이 필요한 대목이다.

“도시철도는 도심의 주요 간선 대중교통을 담당하는 교통수단으로 정부의 법적·제도적 범위에서 가장 합리적인 계획이 중요합니다. 정부는 무분별한 사업추진을 규제하고 있으며, 승인을 받기 위해서는 제도적 범위 내에서 계획을 수립해야 사업추진이 가능합니다. 대덕구는 국가철도망계획의 충청권철도가 확정(고시)됨에 따라 타 지역과 마찬가지로 도시철도 기능을 담당할 수 있는 교통수단이 마련됩니다. 충청권철도로 인해 대전은 X축 노선(충청권철도)과 순환형 노선(도시철도2호선)을 동시에 추진하는 효과를 가져 올 수 있으며 이들 모두 한 시기(2019년)에 완공이 가능합니다. 환승체계를 정비해 대덕구 지역의 대중교통이용 편의를 대폭 확대해 나가고자 합니다.

#. 멈출 수 없는 균형발전

충남도청 이전으로 대전의 원도심은 어느 때보다 ‘침체’라는 위기에 직면해 있다. 염 시장은 대전의 성장과정과 문화, 예술이 고스란히 스며든 원도심의 특성을 살려 이를 타개해 나간다는 전략을 세웠다.

“기본적으로 시의 공공투자를 원도심 지역에 집중시키고 이를 더욱 확대해 나갈 것입니다. 공공투자는 ‘으능정이 LED거리조성’, ‘골목재생사업’, ‘대전전통 나래관 건립’ 등 오는 2020년까지 26개 사업에 총 1조 6203억 원이 투입됩니다. 이와 함께 각 지역이 가진 문화와 특성을 살리기 위해 소프트웨어 중심의 익사이팅 대전, 사람이 모이는 원도심을 위한 사업도 병행됩니다. 충남도청 이전에 대비해 도청사 주변 공동화 방지 및 주변 음식점과 상가 등 활성화를 위한 15개 사업 중·단기 대책도 단계별로 추진할 겁니다.”

#. 신수도권으로의 도약
제4차 국토종합계획에 따르면 대전은 신산업지대 조성지역인 환황해권과 관광·문화거점지역인 중부내륙권의 배후도시권에 속한다. 지형적 이점에 중앙정부 기능의 60% 이상이 집결된 세종시 출범과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 거점지구 조성으로 제2의 발전을 위한 호기를 맞았다.

주변 여건 변화에 힘입어 인근 도시들과 네트워크를 구축해 제2수도권으로 도약한다는 게 염 시장의 야심만만 구상이다. 국가발전을 선도하는 중부권 메갈로폴리스 구축이 그 중심에 있다. 최근 정부의 지역발전정책은 국가주도와 행정구역 중심에서 벗어나 지역주도의 생활권 중심으로 변화가 진행되고 있는 만큼 메갈로폴리스 육성은 시의 적절한 제안이라는 판단이다.

계사년에는 인근 도시들과 지속적인 연대를 통해 지역의 발전 패러다임으로 정착시켜 나갈 요량이다.

“앞으로는 대전만의 특화된 비전을 실현하기 위해 본격적인 준비 작업에 착수하게 됩니다. 시는 가치를 창출하는 인재들을 중시하는 인적자원이 풍부한 도시, 전시·공연과 특색 있는 지역축제를 통한 익사이팅 도시, 도시철도를 중심으로 한 대중교통이 발달한 도시, 시민공동체 구현을 위한 사회적 자본이 풍부한 도시 등 5대 정책을 통해 성공한 도시를 꾀할 예정입니다. 이를 통해 계사년은 아시아 허브 도시로 가기위한 결실이 익어가는 해가 될 것입니다.”

유연하고 펑퍼짐한 날개를 단 대전시정이 진지한 소통 방정식을 장착하고 2013년 새 해, 비상 채비를 마쳤다.

대담=이인회 사회부장
글 김형중 기자 kimhj@ggilbo.com·사진 이성희 기자 token77@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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