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직원 비중 2년 만에 25→21%
불확실성 속 신입보다 경력직 선호

국내 주요 대기업의 청년 고용이 해마다 크게 감소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신입 공채 보다는 경력직 채용으로 전환하고 있는 데다 경기 둔화로 인력 채용 자체를 줄이면서 20대 사회 초년생의 취업 기회가 갈수록 줄어들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16일 기업데이터연구소 CEO스코어가 매출액 기준 국내 100대 기업 가운데 2025년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공시한 67곳을 대상으로 2022~2024년 연령대별 임직원 수와 비중을 조사한 결과 사회 초년생인 20대 임직원 수는 2022년 29만 1235명, 2023년 26만 4091명, 지난해 24만 3737명으로 매년 감소해 2년 새 4만 7498명 줄었다. 반면 같은 기간 30대 이상은 3만 5232명 늘었다.

대기업 임직원 중 20대가 차지하는 비중은 2022년 24.8%에서 이듬해 22.7%, 지난해 21%로 내리 감소했다. 동시에 조사 대상 기업의 절반이 넘는 56.7%(38곳)에서 청년 고용이 줄었다.

업체별로는 삼성디스플레이의 20대 고용 감소가 눈에 띈다. 2022년 43.8%였던 삼성디스플레이의 20대 비중은 지난해 28.4%로 15.4%p나 축소됐다. 이어 SK온(-12.3%p), LG이노텍(-8.9%p), SK하이닉스(-8.8%p), 삼성SDI(-7.9%p), NAVER(-7.1%p), 삼성전자(-6.6%p), 한화솔루션(-6.4%p), 삼성전기(-5.9%p), LG디스플레이(-5.6%p) 순으로 감소 폭이 컸다. 반면 최근 K-방산 수혜주로 급부상하고 있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20대 고용이 가장 크게 증가했다. 2022년 7.5%에서 지난해 15.8%로 8.3%p 급증했다. LX인터내셔널(6.7%p), SK에너지(5.3%p), 삼성E&A(5.2%p), S-Oil(4.7%p), 현대제철(4.6%p), 현대글로비스(4.2%p), SK지오센트릭(3.7%p), 두산에너빌리티(3.7%p), 한온시스템(3.4%) 등도 20대 고용을 늘렸다.

국내 4대 그룹 대표 기업의 20대 청년 고용은 업체별로 엇갈렸다. 삼성전자의 20대 고용 규모는 2022년 8만 3155명(30.8%)에서 2023년 7만 2525명(27.1%), 지난해 6만 3531명(24.2%)으로 해마다 1만여 명씩 줄었다. AI(인공지능) 반도체 특수로 고속 성장을 지속하고 있는 SK하이닉스도 마찬가지다. 같은 기간 1만 1889명(29.6%), 9833명(24.7%), 8357명(20.8%)으로 2년 새 8.8%p(3532명) 감소했다.

반면 세계 5대 자동차 메이커로 부상한 현대차는 청년 고용을 꾸준히 늘렸다. 2022년 2만 6249명(20.8%)에서 2023년 2만 6979명(21.6%), 지난해 2만 7564명(21.8%)으로 매년 조금씩 증가했다. LG전자 역시 같은 기간 1만 2187명(17%), 1만 2421명(17.4%), 1만 3295명(18%)으로 20대 청년 채용 규모를 늘렸다. 

조원만 CEO스코어 대표는 “경제적 불확실성이 커진 상황에서 기업들이 신입 공채를 전면 폐지 또는 축소하거나 수시 채용으로 전환하고 경력직을 선호하는 경향이 크게 영향을 미친 것 같다”고 분석했다.

이기준 기자 lkj@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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