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후 이동통신 모뎀 보안 테스팅 표준화 필요성 입증

▲ 연구팀이 개발한 ‘LLFuzz’(Lower Layer Fuzz) 시스템 구성도. KAIST 제공

KAIST는 전기및전자공학부 김용대 교수팀이 경희대 박철준 교수팀과 공동연구를 통해 스마트폰의 통신 모뎀에서 단 하나의 조작된 무선 패킷(네트워크의 데이터 전송 단위)만으로도 스마트폰의 통신을 마비시킬 수 있는 심각한 보안 취약점을 발견했다고 25일 밝혔다.

연구팀은 자체 개발한 ‘LLFuzz’(Lower Layer Fuzz) 분석 프레임워크를 활용해 애플, 삼성전자, 구글, 샤오미 등 글로벌 제조사의 상용 스마트폰 15종을 대상으로 실험을 수행한 결과, 총 11개의 취약점을 발견했으며, 이 중 7개는 공식 CVE(Common Vulnerabilities and Exposures, 일반적인 취약점 및 노출) 번호를 부여받고 제조사는 이 취약점에 대한 보안패치를 적용했다. 그러나 나머지 4개는 아직 공개되지 않은 상태다.

기존 보안 연구는 주로 NAS(Network Access Stratum, 네트워크 액세스 계층)와 RRC(Radio Resource Control, 무선 자원 제어) 등 이동통신 상위계층에 집중됐다면, 연구팀은 제조사들이 소홀히 다뤄온 이동통신 하위계층의 오류 처리 로직을 집중적으로 분석했다.

해당 취약점은 통신 모뎀의 하위계층에서 발생했으며, 이들 영역은 암호화나 인증이 적용되지 않는 구조적 특성 때문에 외부 신호 주입만으로도 동작 오류가 유발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실험을 통해 단 하나의 무선 패킷만으로 상용 기기의 통신 모뎀을 마비시킬 수 있음을 확인했으며, 취약점은 스마트폰의 핵심 부품인 ‘모뎀 칩’에서 발견됐다.

이 칩은 프리미엄 스마트폰 뿐 아니라 저가형 스마트폰, 태블릿, 스마트 워치, IoT 기기까지 포함되는 확산성으로 인해 사용자 피해 가능성이 높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김용대 교수는 “스마트폰 통신 모뎀의 하위계층은 암호화나 인증이 적용되지 않아, 외부에서 임의의 신호를 전송해도 단말기가 이를 수용할 수 있는 구조적 위험이 존재한다”며 “이번 연구는 스마트폰 등 IoT 기기의 이동통신 모뎀 보안 테스팅의 표준화 필요성을 입증한 사례”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사이버보안 분야 세계 최고 권위 학회 중 하나인 유즈닉스 시큐리티(USENIX Security) 2025에서 내달 발표될 예정이다.

김형중 기자 kimhj@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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