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9년까지 사업비 1500억 들여
환승특화 첨단광역 교통허브 조성
도시구조 재편하는 마중물 기대

▲ 대전시가 2029년 완공을 목표로 추진하고 있는 대전역 미래형 환승센터. 대전시 제공

기차는 여전히 대전역에 멈춰 선다. 누군가는 갈아타고, 누군가는 떠나며, 또 누군가는 그 자리에 머문다. 플랫폼 위에서 반복되는 이 환승의 풍경은 도시의 흐름을 구성해왔다. 철도로 시작된 대전이 또 한 번 철도를 중심으로 도시 구조를 재편하고 있다. 단순한 거리 이동이나 수단의 전환을 넘어서 환승은 도시를 움직이는 방식 자체를 바꾸고 있다. 그 변화의 가장자리에서 대전역은 다음 100년을 준비하고 있다.

기차는 오늘도 속도를 늦추며 대전역에 들어선다. 곧 멈췄다가 이내 출발할 것이다. 플랫폼 위에 선 사람들은 기다리고, 떠나고, 갈아탄다. 누군가에겐 이곳이 종점이고 또 다른 누군가에겐 새로운 방향의 시작이다. 대전역은 멈춤의 공간이기보다는 다음 흐름으로 이어지는 도시의 결절점이었다.

그리고 이제 그 환승 위에 미래가 실리고 있다. 철도 위에 지어진 도시가 이번에는 철도를 중심으로 미래를 설계하고 있다. 도시는 교통에서 출발했지만 양상은 과거와 확연히 달라져 있다. 철도와 버스에서 전기차와 도심항공교통(UAM)까지, 이동의 진화가 도시 구조를 바꾸는 동력이 되면서다. 대전역도 그 변화를 통과하는 공간이 아니라 중심으로 재설계되고 있다.

대전시는 2029년까지 사업비 1500억 원을 들여 대전역 일원 7만 8620㎡ 부지에 미래형 환승센터를 조성할 계획이다. 국토교통부 공모를 통해 전국 4개 시범지구 중 하나로 선정된 미래형 환승센터 조성 사업은 철도 도시 대전이 다음 100년을 준비하기 위한 첫 번째 구조 개편이다. 한국교통연구원 컨소시엄이 기본계획과 타당성 평가를 맡고 있으며 교통·도시계획·건축·모빌리티·부동산 등 각 분야의 민간 전문가들이 총괄계획단으로 참여하고 있다.

미래형 환승센터는 새로운 이동 방식을 아우르는 공간이다. 철도 선상과 동·서광장을 포괄하고 도심융합특구, 서광장 재구조화, 역세권 개발과 맞물린 플랫폼 도시의 실험장이 바로 미래형 환승센터다. 시민이 갈아타는 동안 도시도 구조를 갈아탄다. 이곳은 더 이상 기차를 기다리는 장소에 머무르지 않는다. 시간을 통과하고 도시를 짜는 입구다.

그 구조는 아직 완성되지 않았다. 용역은 연말까지 국가 법정계획 반영을 거쳐 마무리될 예정이다. 이후 기본·실시설계를 거쳐 착공에 들어가면 2029년 새로운 대전역의 윤곽이 드러난다. 대전역이 다시 걷고, 다시 묻고, 다시 연결될 준비를 하고 있는 것이다. 도시의 환승은 다음 시간으로 나아가기 위한 구조의 선택이다.

철도라는 뼈대 위에서 도시의 이름을 얻은 대전역은 환승이라는 이름의 구조물 위에서 다음 도시를 부르고 있다. 기차가 지나가는 통과지였던 대전역이 새로운 집결지로 주목받고 있다. 미래형 환승센터가 도시 구조와 경제, 상징성까지 포괄하는 재편의 기점이 되면서다. 이동과 만남, 출발과 귀환이 공존하는 대전역이 멈춰 있던 도시의 정체성과 중심 기능을 새롭게 움직이게 할 준비를 마쳤다. <끝>

이준섭 기자 ljs@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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