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생산 1.2% 상승…제조·건설업 기지개
美 관세 불확실성에 설비투자 3.7% 감소
내수지표는 개선…서비스 생산·판매 늘어
정부, “추가 소비진작 프로그램 마련 매진”

올 6월 국내 산업생산이 석 달 만에 반등했다. 반도체·자동차 등이 호조세를 보인 영향이다. 소비 역시 화장품 등 판매가 늘면서 넉 달 만에 증가했다.
31일 통계청이 내놓은 ‘2025년 6월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전(全)산업 생산지수(계절조정·농림어업 제외)는 113.8(2020년=100 기준)로 전월 대비 1.2% 증가했다. 지난 4월 –0.7%, 5월 –1.1%에서 증가로 돌아섰다.
제조업(1.7%)이 플러스 전환을 이루면서 전체적인 광공업 생산이 늘어난 영향이 컸다. 특히 D램·시스템반도체 등 반도체 생산이 6.6% 늘었다. 반도체 생산지수는 191.4(2000년=100)로 1980년 1월 관련 통계 작성 이래 가장 높은 수준이다. 자동차 생산도 4.2% 증가했다. 다만 전자부품은 18.9% 감소해 2008년 12월(-30.9%) 이후 최대 감소 폭을 보였다. 관세 불확실성에 따른 물량 조절로 인해 모바일용 OLED나 LCD 편광필름에서 생산이 줄어든 탓이다. 충남 광공업 생산은 전월 대비 4.2%, 전년 동월 대비 10.4% 감소하면서 2분기 내내 저조한 실적을 보였다.
내수 지표도 개선됐다. 서비스 소비를 나타내는 서비스업 생산은 금융·보험(3.4%), 보건·사회복지(1.6%) 등에서 늘며 0.5% 증가했다. 재화 소비를 의미하는 소매판매 역시 승용차 등 내구재(-1.6%)에서 줄었지만 의복 등 준내구재(4.1%), 화장품 등 비내구재(0.3%)에서 늘며 0.5% 증가했다. 소매판매는 지난 3월 –1%, 4월 –1%, 5월 –0.1% 등 석 달째 감소하다 플러스로 전환했다. 민생회복 소비쿠폰 지급 계획 발표 등이 소비심리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판매 업태별로 보면 무점포소매(1.6%), 전문소매점(1.1%), 백화점(3.4%) 등에선 판매가 늘었지만 승용차·연료소매점(-2.6%), 슈퍼마켓·잡화점(-2.7%) 등은 감소했다. 기획재정부는 “민생회복 소비쿠폰 등 2차 추경 예산(31조 8000억 원)을 최대한 신속하게 집행(9월까지 85% 이상)하고 최근의 소비심리 개선이 경기 회복으로 이어지고 지속 확산할 수 있도록 부처별 소비진작 프로그램을 마련하는 등 범정부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지방의 소비심리는 온도차를 보인다. 대전지역 6월 대형소매점(백화점·대형마트) 판매는 전월 대비 2.5%, 전년 동월 대비로도 2.5% 감소했다. 충남도 마찬가지로 전월 대비 4.1%, 전년 동월 대비 4.6% 감소한 모습을 보였다.
산업 투자심리는 여전히 얼어있다. 6월 설비투자는 반도체제조용기계 등 기계류(1.7%)에서 늘었지만 항공기 등 운송장비(-14.8%)에서 줄면서 전월 대비 3.7% 감소했다. 지난 3월부터 넉 달째 감소세다. 미국과의 관세 협상 불확실성에 따라 기업이 설비투자에 적극적으로 나서기 어려웠던 환경이 반영됐다.
건설업 생산을 나타내는 건설기성(불변)은 토목(-2.8%)에서 공사실적이 줄었지만 건축(10.3%)에서 실적이 늘어 6.7% 증가했다. 넉 달 만의 반등이다. 통계청은 다만 “부진이 완화되고 있다는 신호일 수 있지만 건설기성이 전년 동월 대비로는 14개월째 감소한 모습이라 건설경기 회복을 판단하기엔 아직 이르다”고 분석했다. 건설수주는 공장·창고 등 건축(3%)에서 늘었지만 철도·궤도 등 토목(-43.5%)에서 줄면서 전년 동월 대비 13.6% 감소했다.
현재 경기상황을 의미하는 동행종합지수 순환변동치는 전월 대비 0.1p 하락했지만 앞으로의 경기 국면을 가늠하는 선행종합지수 순환변동치는 0.2p 상승했다.

이기준 기자 lkj@ggilbo.com
